음식으로 떠나는 과학여행
여러분, 흑백 요리사 보셨나요?
이번 예능 이후로 파인다이닝의 개념이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지게 됐어요.
저에게 파인다이닝이란 일종의 전시(exhibition)와 같다고 느껴지는데, 접시 위의 예술 작품들을 오감으로 경험하는 순간을 구매하는 것이라 생각해요.
: 스모키하고 우디한 향과 풍미가 숯과 흙의 냄새를 떠올리게해서, 마치 숲 속의 정취를 감각적으로 재현한 것 같아요. 특히, 태운 도토리로 파스타 면을 만들어 접시에 담는 모습이 마치 나무의 뿌리로 느껴졌어요.
* 참고1. 도토리는 참나무속에 속하는 나무 열매를 총칭하는 단어
* 참고2. 참나무는 참나무속에 속하는 식물 약 500여 종을 일컫는 말
: 트러플은 알칼리성 성분을 지닌 석회질의 토양에서 버섯의 균류가 참나무, 떡갈나무 등의 뿌리와 만나 감자와 같은 덩어리 모양의 형태로 자라요. 그러다보니 석회질 토양이 많은 유럽, 특히 프랑스/스페인/이탈리아가 트러플이 많이 생산되는 3국으로 유명하죠.
땅 속 깊은 곳에 숨겨져 있기에 사람이 직접 발견하기는 어렵고, 훈련된 암퇘지나 개에게 냄새를 맡게해서 찾아내요.
그런 트러플을 갈아서 도토리로 만든 파스타 면 위를 흙처럼 덮은 것을 보니, 셰프의 손 끝에서 땅 속에 숨어 있던 트러플이 발견되어 땅 위로 드러난 것 같은 느낌을 주네요.
: 이번 안성재 셰프님의 음식은 보통 전시의 기획 단계에서 말하는 ‘주제의 응축’으로 표현할 수 있어요. 한 접시에 자연의 생태계가 셰프의 창의성으로 재탄생된 듯한 느낌을 주거든요.
이처럼 파인다이닝의 일부 음식은 재료에서 연계되는 생태계와 미학, 그리고 감각적 경험까지 결합된 ‘먹는 전시품’으로 해석할 수 있는데요. 마치 전시장에서 작품을 감상하며 화가와 소통하듯, 요리를 매개체로 셰프와 소통하는 느낌이 참 좋더라고요.
음식을 통해 잠시 일상을 떠나 여행하는 느낌을 줄 수 있다니...! 곧 한국에서 오픈할 안성재 셰프님의 매장이 기다려지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