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지독한 틈으로 오는 것
by
규린종희
Jul 15. 2024
기침이 거꾸로 선다
목구멍을 넘어오지 못한 쿨렁 쿨렁 쇳소리 후두로 파고들 때의 예민함을 본다
그날 바닷가 몰려온 멸치 떼의 유영은 아름다웠다.
불빛을 받은 비늘이 섬세하게 산란했다.
반짝이는 비늘의 틈으로 바다가 기어 나왔다
깊은 그릇에 멸치를 퍼올리며 사람들은
봄날이 왔다고 했다.
천년 동종의 맥놀이로 머물지 못한 기침
기어이 건너간 둔탁한 내 언어가
예리함으로 날을 세우지는 않았을지
조각조각 흩어지지 못한 원초의 뭉티기가
네 가슴에 눌어붙지는 않았을지
몇날 며칠 박박 우겨대며
깊은 가슴에서 올라온 마른기침이
지독한 틈을 내고 있다
*독한 감기로 목이 잠겼네요
주사약이 들어가는 속도만큼 그놈도 밀려나가는 중입니다
keyword
기침
멸치
감기
12
댓글
2
댓글
2
댓글 더보기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규린종희
직업
칼럼니스트
내가 쓰는 언어와 사랑에 빠진 글쟁이입니디. 나를 위로하며 나를 발견하며 날마다 걸어갑니다. 육체의 늙음은 피할 수 없지만, 의식은 말랑말랑하게...늙음에 베팅중입니다
구독자
62
제안하기
구독
작가의 이전글
자스민 사랑
폐사지 망초꽃이 핀다
작가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