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규린종희 Jul 15. 2024

지독한 틈으로 오는 것

기침이 거꾸로 선다
목구멍을 넘어오지 못한 쿨렁 쿨렁 쇳소리 후두로 파고들 때의 예민함을 본다

그날 바닷가 몰려온 멸치 떼의 유영은 아름다웠다.

 불빛을 받은 비늘이 섬세하게 산란했다.

반짝이는 비늘의 틈으로 바다가 기어 나왔다

깊은 그릇에 멸치를 퍼올리며 사람들은

봄날이 왔다고 했다.  

천년 동종의 맥놀이로 머물지 못한  기침
기어이 건너간 둔탁한 내 언어가

예리함으로  날을 세우지는 않았을지

조각조각 흩어지지 못한 원초의 뭉티기가

네 가슴에 눌어붙지는 않았을지


몇날 며칠 박박 우겨대며
깊은 가슴에서 올라온  마른기침이

지독한 틈을 내고 있다



*독한 감기로 목이 잠겼네요
주사약이 들어가는 속도만큼 그놈도 밀려나가는 중입니다

작가의 이전글 어때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