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난 그냥 편하게 살고 싶어요

by 아까마이

대학을 갓 졸업하고 힘차게 출발한 직장에는 각양 각색의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같은 부서에 같이 입사한 동기들 중에는 나보다 어린 여성과 나보나 한두살 나이많은 남성이 섞여 있었다.

서로 다른 배경에서 자라고 교육받은 터라 같은 입사 동기라도 스타일이 제 각각 이었고 지금 생각해도 나는 그들의 태도나 행동이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많았다.


나보다 몇살 어린 동기는 입사하자마자 부터 늘 ‘언니 난 편하게 살고 싶어요’ 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뭘해도 시큰둥하고 열정적으로 하는 모습을 볼 수 없었던 그녀는 나름 서울의 상위권 대학을 나와 어린나이에 회사에 입사하는 데 성공한 인재였다.

하지만 그 동기는 늘 어떻게 하면 더 편하게 살까를 고민하고 대놓고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고 다녔다.

그시절 나는 꿈이 있고 열정이 넘쳤으면 뭐든 열심히만 하면 다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는 젊음 넘치고 치기 있던 시기라

그런 안일한 생각을 하는 그 어린 동기를 이해할 수 없었다.

대화 속에서 그 동기는 편하게 사는 한 방법, 아니 최고의 방법 중에 돈잘 버는 혹은 부자 남편을 만나 취집하는 (회사를 그만두고 전업 주부를 직장으로 삼는) 방법이 은연 중에 포함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세월이 많이 흘러 그 어린 동기가 본인이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지는 알 수 없으나, 한가지 확실한 것은 그 친구는 자신의 커리어를 개발하고 자기 분야에서 최고가 되려고 노력하는 삶을 살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것이다. 현재의 가치관이 미래의 삶을 결정한다. 그리고 자신의 가치관 안에서 삶의 방향을 결정하고 이에 만족하며 살면 개인적으로 행복한 삶일 것이다. 가끔 지금도 그 친구가 자신이 원하는 방식의 삶을 이루었는지, 현재 그 삶에 만족하는 지 몹시 궁금하다. 기회가 되면 정말 한 번 만나서 깊게 이야기 해보고 싶다. 평강공주의 삶을 믿고 따른 나와 자신이 정의한 편한 삶을 추구하며 살던 이십대의 여성 둘이 현재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꾸미지 않고 진심 서로 각자의 삶에서 행복을 찾았는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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