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요가와 수영을 즐겨해 왔다. 코로나 전까지는 말이다.
요가는 미국 생활에서도 늘 함께해서 내 여러 근육통을 잡아주고 몸매를 유지해 주는 아주 고마운 운동이었다. 한 때는 심각하게 요가 강사 자격증을 따는 것을 고민하고 뉴욕에서 여러 코스를 알아봤지만 시간, 비용 등의 이유로 실천에 옮기지 못했다.
첫째를 출산하고도 꾸준히 동네 YMCA 요가 수업을 들으러 다니던 어느 날 늘 조심하던 내가 욕심에 지지대 없이 혼자 물구나무를 시도하다 뒤로 등 먼저 바닥에 떨어지고 말았다. 언뜻 별 문제없어 보였지만 그 후 허리를 다쳐 몇 달 요가도 쉬고 고생을 좀 하였더랬다.
한국에 귀국하고 적지 않은 나이에 다시 요가와 필라테스를 이리저리 시도하였지만 마스크를 쓰고 요가 자세를 할 때 호흡의 불편함 그리고 적어도 10-20년 젊은 사람들과 섞여서 요가 자세를 하니 출산 후 한동안 쉬어온 내가 많이 따라가지 못하는 자괴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몇 개월 만에 그만두고 말았다.
마침 근처에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골프 연습장이 보였고, 마스크를 쓰긴 하지만 야외에서 편하게 운동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더해져 아무 생각 없이 골프에 입문하였다.
그다지 크게 운동이 된다거나 안 그래도 허리가 안 좋은 내게 오히려 운동 후 허리가 아픈 증상이 심해지는 등 요가만큼 매력적이지 않았지만, 공이 잘 맞았을 때의 그 청명한 소리와 바람을 가르고 나르는 흰 공을 보는 재미에 그나마 계속 이어갈 수 있었다.
골프를 처음 입문하면 강사에게 계속 듣게 되는 이야기 중 하나가 '어깨에 힘을 빼라'는 것이다. 초보들은 멋모르고 힘으로 공을 치려고 해서 어깨와 팔에 힘이 잔뜩 들어가게 된다. 그래서 골프 입문 첫 2-3년은 무엇보다 어깨에 힘을 빼는 과정이라고 하였다.
문득 나에 대한 글을 써보자고 생각한 내가 몇 개의 글 꼭지를 쓰고 스스로 읽어보면서 든 생각이 글쓰기도 아니 대부분의 어떤 일에서 마스터가 되는 과정이 이 '힘을 빼는' 과정이 아닐까 싶었다. 몇 꼭지 안 썼지만 초등학교 이후 학술적 글이나 논리적 글 이외에 에세이를 많이 써보지 않던 내게, 다시 시작하여 읽어본 내 글들이 너무 비장해 보였다. 물론 내 삶이 지금까지 꽤 '비장했다'라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삶이 비장했다고 글쓰기까지 '비장' 할 필요는 없지 않은 가.
많이 연습하고 해 볼수록 발표 내용도 간략해지고 요점만 이야기하게 돼 듯이, 무언가를 마스터 해가는 과정이 결국은 핵심에 다가가는 과정, 다른 말로는 군더더기를 빼고 더욱 담백해지는 과정이 아닐까 싶다.
골프도 원리는 힘이 아니라 허리와 스윙으로 정확도와 거리를 잡는 것이라 어깨에 힘을 빼야 할 듯이, 글쓰기도 담백해지기 위해서는 더 많은 비장 해 보이기, 멋있어 보이기, 혹은 교훈 주려하기 등의 힘을 빼야 할 것 같다. 그럴 때 비로소 나만의 글쓰기가 완성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