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서

by 아까마이

나는 자기계발서를 좋아한다. 이렇게 말하면 마치 매우 수준 낮은 독서를 하는 듯한 인상이 드는 것은 왜일까? 인문교양서를 즐겨읽고 다큐멘터리를 좋아하는 남편은 독서의 80% 이상이 자기계발서인 나를 살짝 아래로 보는 듯한 뉘앙스로 이야기한 적이 한 번 있었다. 그래서 잠시 주춤하며 내 독서가 창피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자기 계발서가 어때서? 나는 일상에서 자꾸 나를 깍아 내리려는 사람들이 있거나, 육체적으로 지쳐서 정신까지 우울 해지거나 할 때 책을 찾는다. 위로가 필요하고 동기부여가 필요해서다. 정신과 진료도 받고 적극적으로 약도 찾아 먹는 이 시대에 독서로 이런 어려움들을 치유할 수 있다면, 그 보다 좋은 독서가 어디 있겠는 가? 하지만 자기 계발서 ‘만’ 읽는 다면 그 또한 문제가 될 것이다.


최근 읽고 있는 ‘누구도 나를 파괴할 수 없다 (Can’t Hurt Me)’ 의 말머리에는 자신이 참석했던 MIT 패널 토론의 일화를 적고 있다. 유명한 교수의 유전적 한계에 대한 책의 저자인 데이비드 고긴스는 “교수님의 이야기는 일반인들에게 맞지만 맞지않는 1%의 사람들이 있다” 며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토론을 이어갔다고 한다. 이 책은 분명히 자기계발서, 동기부여 서적이다. 여기서 나는 이 책의 장점이자 단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나도 그렇지만 공적인 자리에서 학자는 자신이나 타인의 연구를 기반으로 이야기 한다. 즉, 통계를 기반으로 이야기 한다는 것이다. 통계가 무엇인가? 통계는 모수 (전체집단)을 분석할 수 없으니 그 중 모수를 대표할 표본을 산출하여 분석하고 이를 모수를 대표한다고 일반화하는 것이다. 그러니 데이비드의 말은 맞는 말이다. 유명 교수의 이야기는 다수인 ‘일반인’ 들에게는 맞지만 소수인 아웃라이어 ‘1%’ 에게는 맞지 않는 말이다. 그래서 그런 사람들이 다수가 아니기에 책을 쓰고 강연을 하며 ‘일반인’ 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여 마치 그 ‘일반인’ 들도 뭐든지 가능하다고 동기부여 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 문제는 ‘자기계발’을 하고 ‘동기부여’를 받으려고 자기계발서를 읽다가 잘못하여 자신은 저자와 다르고 노력해도 안되고 점점 자괴감이 들며 좌절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일반인’ 에게는 ‘유전적 한계’ 가 있음에도 말이다.


그럼에도 나를 포함하여 많은 사람들이 학술적 연구나 통계가 아닌 ‘개인적 경험’을 가지고 책을 쓰는 이유는 분명하다. 그들도 모두 자신이 ‘일반인’ 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말 중에 하나인 ‘He can do, She can do, Why not me?’ 와 같은 맥락이라고 보면 된다. 즉, “나도 할 수 있고 해봤으니 너도 할 수 있어, 해봐.” 인 것이다. 누구도 시도해보기 전에는 자신이 그 1%인지 알수 없으니까 말이다.

이 글쓰기도 그래서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누군가 말재주 없는 내 이야기를 들어주길 바래서 말 대신 글로 쓰기 시작했고, 그리고 시간이 지나며 나와 같은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에게 위로와 격려 그리고 공감, 즉, 이렇게 비슷한 사람이 어딘가 살고 있다는 현재의 삶에 대한 ‘동기 부여’를 해주고 싶었다. ‘일반인’ 으로써. 그리고, 원하지 않는 사람에게 조언하면 ‘꼰대’ 가 되는 세상에서, 원해서 직접 구매해서 책을 읽는 적극적인 조언이나 상담을 구하는 사람에게 꼰대가 아니라 ‘멘토’ 가 되고자 하는 마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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