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목적지가 아니라, 지금 내가 서 있는 길 위에 있다.
오늘 앤희베르는 희망을 파는 문구점의 문을 닫았다.
늘 글을 쓰고 마음을 나누던 자리에서 한 발 물러서니 세상이 먼저 나를 알아봐 줬다.
하늘은 파란빛으로 나에게 인사를 했다.
바람은 살랑살랑 노래를 부르며 다가와 내 마음을 시원하게 감싸줬다.
그 노래에 맞춰 길가의 꽃들은 춤을 췄고 나는 그 풍경 속에서 저절로 미소를 지었다.
버스 정류장에서 음악에 맞춰 고개를 까딱거리던 청년도 보였다.
벤치에 앉아 커피 한 잔을 즐기던 사람도 보였다.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에 수다를 떠는 학생들의 웃음소리도 들렸다.
그 모든 장면이 오늘은 특별한 선물 같았다.
행복은 이렇게 가까이에 있었는데 우리는 왜 자꾸 놓치고 사는 걸까.
왜 늘 바쁘게 걸음을 재촉하고 손바닥만 한 화면 속에서만 세상을 확인하려 했던 걸까.
잠시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니 행복은 멀리 있는 게 아니었다.
그냥 걸음을 늦추고 마음을 열어두는 것, 그것만으로도 세상은 끊임없이 나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
오늘 앤희베르는 문을 닫았다. 그 대신 길 위에서 더 큰 문을 열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알았다. 행복은 목적지가 아니라 이미 우리가 걷고 있는 길 위에 흩어져 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