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석 5일장은 남양주시 마석역 인근에서 열리는 전통 오일장으로, 매달 1일과 6일을 기준으로 열린다. 단순한 장터 이상의 의미를 지니며, 사람과 사람을 잇는 생활의 리듬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경기도 남양주시 마석에는 여전히 오랜 시간의 결이 살아 있다. 대형마트와 온라인 쇼핑이 일상화된 시대에도, 이곳에는 여전히 사람들이 정해진 날마다 모여드는 전통적인 오일장이 열린다. ‘마석 5일장’이라 불리는 이 장날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공간이 아니라, 지역의 생활 리듬과 사람들의 관계가 이어지는 장소이다. 나는 몇 해 전 이 마석 5일장을 처음 찾았다. 우연히 마석역 근처에서 내려 시장 방향으로 걸어가던 날이었다. 길가에 펼쳐진 좌판과 사람들의 분주한 움직임 속에서 ‘오늘이 장날이구나’ 하는 걸 눈치챘다.
그날의 풍경은 기억 속에 뚜렷하다. 아침 9시 무렵부터 시장길을 따라 채소와 과일을 진열하는 상인들, 삶은 옥수수를 들고 다니며 흥정하는 아주머니들, 그리고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미역국 거리로 향하던 나까지. 장터에는 ‘5일마다 한 번’이라는 주기의 생기가 고스란히 묻어 있었다.
‘오일장’이라는 말은 말 그대로 다섯 날마다 열리는 시장을 뜻한다. 즉, 한 달에 보통 여섯 번 정도 장이 선다. 마석 5일장은 1일과 6일을 기준으로 열린다. 쉽게 말해 1일, 6일, 11일, 16일, 21일, 26일이 장날이다. 한 달을 통틀어 일정하게 반복되는 주기 덕분에, 한 번만 알고 나면 다음 장날을 계산하기 어렵지 않다.
이 규칙은 오랜 세월 동안 마을 공동체 안에서 자연스럽게 정착된 것이다. 예전에는 달력을 확인하지 않아도 사람들의 말 속에서 다음 장날을 알 수 있었다. “다음 장날에 봅시다.”라는 말이 인사처럼 오가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일상의 속도가 빨라지고, 도시 생활에 익숙해진 사람들에게 이런 일정이 낯설게 느껴질 때가 많다. 그래서 마석 5일장의 날짜를 정확히 확인하는 방법을 알아두면 좋다.
마석 5일장의 날짜를 확인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1일과 6일’의 규칙을 기억하는 것이다. 하지만 일정을 놓치기 쉽거나 처음 방문하는 사람이라면 몇 가지 방법을 참고할 수 있다.
첫째, 남양주시청을 통해 지역 전통시장 일정을 확인할 수 있다. 지역 축제나 행사와 함께 장날 공지가 안내되는 경우가 많으며, 공공기관에서 제공하는 정보이므로 신뢰도가 높다.
둘째, 포털 지도 서비스에서 ‘마석 오일장’ 혹은 ‘마석 5일장’을 검색하면 장날과 관련된 사용자 후기나 사진을 통해 실제 분위기를 미리 확인할 수 있다.
셋째, 현지 상인이나 인근 상점에 직접 물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마석역 인근 상가나 식당에는 장날을 안내하는 문구가 붙어 있는 경우가 많다. 필자 역시 그 방법으로 처음 장날을 알게 되었고, 이후에는 일정한 리듬처럼 그 날을 챙기게 되었다.
마석 5일장의 진짜 매력은 날짜보다도 그날의 풍경에 있다. 장터 한가운데를 걷다 보면, 시골 장의 정취와 도시 근교의 생활감이 자연스럽게 섞여 있다. 두부를 직접 떠서 판매하는 노부부, 흙이 묻은 채소를 진열하는 농민, 그리고 시장 통로 끝에서 손님을 부르는 생선 장수의 목소리까지. 모든 것이 살아 있는 현장이다.
한 번은 장날 오후에 비가 쏟아진 적이 있었다. 사람들은 우산을 받쳐 들고도 흥정을 멈추지 않았다. 그 장면이 인상 깊었다. 흙길이 미끄럽고 비닐 천막이 바람에 흔들렸지만, 누구 하나 시장을 떠나지 않았다. 마치 장날만큼은 단순한 ‘판매’ 이상의 의미를 지니는 듯했다. 오일장은 지역 사람들에게 ‘삶의 리듬’이자 ‘소통의 장소’였다.
시간이 흐르며 마석 오일장도 조금씩 변하고 있다. 과거의 장터는 주로 생필품과 농산물이 중심이었지만, 요즘은 반찬, 의류, 간식, 꽃 등 도시인의 취향에 맞춘 상점이 많아졌다. 젊은 상인들이 참여하면서 새로운 분위기가 더해졌다.
그러나 여전히 장의 중심에는 ‘사람과 사람의 교류’가 자리한다. 현금 대신 카드 결제가 늘었고, 일부 상점은 온라인 주문도 병행하지만, 직접 보고, 만지고, 흥정하며 사는 그 감각은 그대로 남아 있다. 이런 점이 바로 오일장이 단순히 낡은 전통이 아니라, 여전히 살아 있는 문화로 기능하는 이유이다.
마석 5일장은 지역 주민에게는 생활의 일부이자, 외지인에게는 도시 근교에서 만나는 작은 여행 같은 공간이다. 오일장은 단 하루만의 시장이지만, 그 하루가 만들어내는 온기와 기억은 오래간다.
마석역은 경춘선 라인에 위치해 있다. 서울에서 출발하면 약 30분 정도면 도착한다. 역에서 나와 도보로 5분 정도 걸으면 바로 시장 입구가 보인다. 장날에는 주변 도로가 혼잡하므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시장 안쪽에는 국밥집과 분식집, 전집이 길게 이어져 있다. 장날 오후에는 이미 자리가 꽉 차기 때문에, 식사를 하려면 오전 11시 이전이 적당하다. 특히 마석 오일장에 가면 ‘순대국밥’과 ‘도토리묵 무침’을 꼭 맛보길 권한다. 오랜 세월 단골 손님이 찾아오는 집들이 여전히 성업 중이다.
마석 5일장은 단순한 일정표 위의 날짜가 아니라, 기다림의 시간이다. 매달 같은 날에 반복되지만, 그때마다 다른 계절의 빛과 냄새가 섞인다. 봄에는 딸기와 냉이, 여름에는 옥수수와 수박, 가을에는 햇밤과 대추, 겨울에는 굴과 고구마가 자리한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장터는 새로운 색을 입는다.
나는 요즘도 달력을 볼 때마다 1일과 6일을 눈으로 좇는다. 그날이면 마석역 근처에 서성이는 사람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시장을 향해 걷는 그들의 발걸음 속에는 단순한 장보기가 아니라, 살아 있는 공동체의 감정이 담겨 있다.
마석 5일장은 단순히 ‘언제 열리는가’를 확인하는 장소가 아니다. 그것은 이 시대에도 여전히 남아 있는 느림의 공간이며, 한 달에 여섯 번, 우리가 잊고 지내던 ‘생활의 리듬’을 다시 불러오는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