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니엄의 운영 매뉴얼
지금까지 썼던 안전한 사회라는 이 책은 함께 일하는 구성원들이 동일한 기준, 동일한 언어, 동일한 판단 구조를 함께 공유하기 위해서 적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속한 곳이 어떤 방향과 기준을 가지고 있는지를 알고 나면, 그다음부터는 안전하게 자신의 색깔을 마음껏 드러내기 쉽기 때문이죠.
그러나, 그런 조직의 시스템에 대한 이해 없이 자신의 색깔과 생각을 드러낸다는 것은 불협화음을 만들어 낼 가능성이 큽니다. 아무리 그게 각자 좋은 의미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해도 말이죠.
조직에 필요한 사람은, 성과를 만들고 도전하는 게 아닌 "조직의 룰과 문화를 벗어나지 않으면서" 여전히 도전하는 사람들입니다.
그걸 위해서 대표의 역할은?
반드시 자신의 생각을 말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죠.
지니엄의 대표는 커요님입니다.
저 역시 커요의 아내로 지니엄에서 일하고 있지만, 그의 생각을 알아가기 어렵더군요. 그래서 제가 원하고, 옳다고 생각하는 데로 지니엄을 해석하고 행동하기 시작했더니 커요님과의 마찰이 심해졌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제 마음속에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저 사람은 내 남편이기 이전에 지니엄의 대표다. 그럼, 그의 생각을 먼저 이해하자.'
지니엄을 이해한다는 건, 결국 대표의 생각을 이해하는 것이었고 대표의 생각을 먼저 묻고 따르기 시작하자 놀랍게도 지니엄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그러자 하물며 아내인 나도 어려웠었는데 함께 하는 구성원들은 더 알기 어렵지 않을까 싶어 지니엄의 생각들을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제 생각보다 커요님의 생각을 물었고, 저희는 생각의 결을 같은 방향으로 가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죠. (부부관계가 더 좋아진 건 덤으로 따라온 현상입니다.)
대표는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조직은 대표의 생각을 궁금해하고 동의하고 따라가면서 기꺼이 자신의 역량을 펼쳐가는 것.
그런 환경을....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그래서 큰 울타리를 세웠습니다.
지니엄의 가치, 지니엄의 질서, 매장 원칙, 효율성, 맛 등 저희가 세우는 기준들로 울타리를 정해두었죠.
그런데 말이죠.
요즘은 그런 생각을 합니다.
결국 사랑하고 좋아하는 마음이 없으면 아무것도 의미가 없겠다.
울타리를 잔뜩 세워뒀는데, 그 안에 사랑이 없으면 그게 다 무슨 소용일까요.
그래서 이 매뉴얼북의 마무리를 결국 이렇게 지으려고 합니다.
지니엄은 사랑을 전제로, 안전한 사회를 만들고 싶어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커피와 디저트를 매개로 위로와 소망을 전하는 지속가능한 지역 기반 경험 브랜드로 계속해서 확장시켜 갈 거예요. 그 속도가 꽤나 느리다고 해도 말이죠. 저희는 그런 세상이 옳다고 믿습니다.
그러니, 함께 일하는 당신의 마음에 지니엄을 향한 사랑의 마음을 잘 길러주세요.
때로는 흔들릴 때도 있겠죠. 그러나 그럴 때도 좋았던 순간들을 떠올리며 다시 함께 발맞추어 지니엄이 꿈꾸는 사회를 함께 만들어가요. 그러다 또 당신의 길을 찾아 떠날 때가 있겠죠. 괜찮습니다. 함께 있는 이 순간만큼이라도, 최선을 다해서 사랑하고자 함께 애써봐요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