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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도화 Oct 17. 2024

명품백을 꿈꾸면서도 소소한 절약을 동경하는 결혼 딜레마

명품 프로포즈 - 부자처럼 보이고 싶어서 부자가 되지 못하는 아이러니

결혼 준비를 해본 여자들이라면 공감할 것이다


명품 웨딩밴드

명품백 프로포즈

티파니 다이아 혹은 명품 프로포즈 목걸이


이런 것들에 사람들이 쉽게 흔들린 다는 것


나는 오늘 점심시간까지도 회사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서울에 있는 모든 백화점 홈페이지를 검색하며 명품백 재고를 확인했다


이 가방을 프로포즈 백으로 받고 싶다고 생각하면서도,

아 그렇게 사달라고 하는거 넘 짜치는데? 싶었다


그러면서 내가 원래 사고 싶었던 470만원짜리 디올백이 아니라, 

365만원짜리 미니 버전을 찾고

기뻐하는 내 모습이 씁쓸하고 한심했다


내 월급을 한참 넘는 명품백을 사려고 하는 내가,


3%라도 저렴하게 사려고 상품권을 찾아보는 내가,


백화점 무료 주차를 위해서 백화점 어플을 꾸역꾸역 깔아 주차쿠폰을 받고

 2시간 안에 출차 하기 위해서 급하게 입에 샌드위치를 욱여넣는 내가,


중고나라와 번개장터에 까르띠에 목걸이 중고상품을 검색하는 내가


그 와중에 인스타에 사진은 올리고, 고등학교 동창들의 부러운 시선을 받고 싶은 내가,


청모에 들고 갈 가방이 없어서 엄마는 명품백 하나 있었으면 고민하는 내가,


너무 안쓰럽고 한심하고 허탈했다




내가 주변에 존경하는 사람들은


등산을 좋아하고 음악을 좋아해서

퇴근 후 집 앞 내천에서 땀 흘리며 러닝하는 직장동료


프로포즈로 대학원 등록금을 받았다는 친한 지인


맨얼굴로 화장 없이, 주말에 집 앞 카페에서 자기가

좋아하는 책을 필사하는 동네 언니


부수입을 위해 새벽 5시에 일어나 자신만의 책을 쓰고 컨텐츠를 만드는 대학교 선배



그리고 결혼을 준비하기 전, 과거의 내가 이해하지 못했던 사람은


400만원 짜리 샤넬 웨딩밴드를 맞추고 싶어서 남자친구랑 싸운 직장동료


랩다이아는 절대 싫고 천연 다이아로 프로포즈를 받아 무덤까지 가지고 갈거라던 중학교 동창


2년에 한번은 명품백을 살거라는 7급 공무원 친구


그런데 나는 왜

내가 존경하고 멋지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아닌,

내가 이해 못하고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했던 그 사람들처럼 행동하고 있을까?


그런 말이 있다


과시는 곧 결핍이다


내가 명품 웨딩밴드, 까르띠에 목걸이, 디올 명품백으로 프로포즈를 받고 싶었던건


부자, 능력있는 사람 혹은 그런 배우자와 결혼을 올리는 모습으로 비춰지고 싶었던 것.


존리 대표가 말했 듯이,

부자처럼 보이고 싶어서 부자가 되지 못하는 아이러니



과연 나는 명품 웨딩밴드를 사게될까?


명품백으로 프로포즈를 받게될까?


아니면 그 무엇도 하지 않고 1000만원을 아껴

고금리 시대에 맞는 부동산 투자를 하게 될까?


훗날 내가 이 글을 다시 보았을 때

이 한마디를 해주고 싶다


정말 많이 흔들렸구나 맘고생 많았겠다


그렇게 너가 흔들렸기에

더더욱 지금 굳건해질 수 있었을거야


어떤 선택을 내렸든, 정답은 없어.

내가 존경하는 사람을 닮은 선택을 내렸길 바라


그리고 그렇지 않더라도, 너는 그 당시에 최선의 선택을 했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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