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의 얼굴들 2.

《쇼닥터》 8화

by 이에누

그날 밤, 그는 집으로 가지 않았다. 병원 근처 작은 술집에 들어갔다. 벽걸이 TV에서는 건강 홈쇼핑 방송이 나오고 있었다. 낯익은 조명과 억양.


“혹시… 한성준 교수님?”
맞은편 테이블에서 여자가 말을 걸었다.
옆에는 남편으로 보이는 남자가 앉아 있었다.
“네.”
여자가 웃었다.
“저 보험 설계사예요. 요즘 건강 특약 문의가 엄청 늘었어요. 교수님 방송 이후로.”
농담처럼 들렸지만, 사실에 가까웠다. 남편이 쓴웃음을 지었다.
“나는 그 방송 이후로 잠을 못 자고.”
여자가 팔꿈치로 남편을 툭 쳤다.
“또 시작이네.”
성준은 조용히 물었다.
“왜요?”
남편은 잔을 내려놓았다.
“교수님이 그랬잖아요. 가능성은 누구에게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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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회사 제일기획에서 카피라이터로 일했고 지금은 여러 매체에 기고하면서 강의도 하고 있습니다. 이 글들은 일과 놀이,체험과 생각들의 틈새 세상참견이고 생존 보고서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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