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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밸리 개발자 회고록: 커리어를 위한 중요한 교훈

책 '실패는 나침반이다'를 읽고 남기는 리뷰

by 밍풀

작년에 밀리의 서재에서 읽었던 책.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면서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기로 결심하고, 다시 한번 책 리뷰 내용을 되새기기 위해 브런치에 기록을 남겨본다.



들어가기에 앞서, 이 책은 다음과 같은 분들에게 추천드린다.


✔️ 이제 막 주니어에서 시니어로의 커리어 길에 접어드신 분들

✔️ 개발자로 일하기 시작하면서 커리어 길을 어떻게 계획해야 할지 고민이 되시는 분들

✔️ 인생 전반에 대한 여러 고민들에 답답한 분들




물론 꼭 개발자가 아니어도, 커리어 관련해 고민이 있다면 일독을 권한다. 개인적으로, 책 제목은 살짝 오글거렸지만 저자의 소개부터 책의 첫 문장까지 쏙 마음에 와닿았다.



"11개월의 안식년을 통해 현재에 집중하는 삶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실패를 실패가 아닌 교훈으로 보는 긍정의 힘과 꾸준함이라는 복리의 힘을 믿는다"
"고민이 너무 많거나 아무 생각이 없거나, 극과 극을 달리며 삶의 방향성을 잘 잡지 못했던, 젊은 날의 나 자신을 돌아보며 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



이 책의 저자는 삼성 전자를 첫 직장으로 5년간 일을 하고 ‘와이즈넛'이라는 스타트업을 위해 미국행을 감행, 이곳에서 1년 8개월 간 일을 한다. 그 뒤, 스타트업 창업을 시도하다가 '와이즈넛'을 매각한 '룩스마트'에서 6개월간 일을 짧게 한다. 이후, 야후에서 시니어 개발자로 7년간 커리어를 이어 나간다.



2011년 12월 31일, 마지막 회사인 헤일리오를 엔지니어링 책임자로 그만둔 뒤 17년의 긴 커리어 여정 끝에 잠시 안식년을 가지게 된다. 이 안식년 동안 저자는 '첫 3달 동안 '불편하게 놀았다'라고 기술한다.


"조직을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는 것, 하루 종일 미팅에 치이지 않아도 된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했다. 무엇보다 가족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회복의 시기였다."


아직 4년차에 불과한 나지만, 한 조직을 책임지는 책임자의 자리가 얼마나 무거운지를 이 몇 문장을 통해서도 충분히 엿볼 수 있다.






아마 어떤 커리어 여정 가운데에 있고 경험에 따라 책에서 느끼고 얻는 바가 다를 텐데, 나는 거의 모든 글들을 밑줄 긋다시피 고개를 끄덕이며 읽었다. 그중 기억엔 남는 내용들을 커리어와 관련된 조언과 인생 전반에 관련된 조언으로 나눌 수 있는데 다음과 같다.



커리어와 관련된 조언들


1. 회고와 휴식의 중요성, 그리고 다른 환경에서는 그에 맞는 행동과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


- 본인이 대기업에서 일을 잘했다고 해서 스타트업에서도 일을 잘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일반적으로 대기업에서는 프로세스가 정해져 있다. 그 안에서 본인이 맡은 업무를 잘해도 인정받을 수 있다. 하지만 작은 규모의 회사에서는 여러 업무를 넘나들며 일해야 결과를 볼 가능성이 높아진다.

- 주기적으로 나 자신을 점검하면서 지금 환경에서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따져본 다음 그 변화를 행동으로 옮기는 과정이 필요하다.

- 의외로 실행을 잘하는 사람이 무능해지기도 한다 (중략) 일정 시점부터는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일을 만들어내는, 비전을 설정하는 시니어로 변신해야 한다. 전략을 책임지는 역할로 돌아서는 것이다. (중략) 그 뒤로 주간 회고를 할 때 직장, 업무, 직급 등 나의 상황이 바뀐 경우 거기에 내 장점과 성향이 여전히 적합한지 확인하기 시작했다.


융통성이 필요하다. 예전의 방식을 지금도 고집하진 않는지. 가끔은 카멜레온처럼 환경에 맞춰 나를 바꾸는 연습도 필요하다.


- 커리어 하반기에도 꾸준히 성장하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다면 더더욱 한 번이라도 휴식기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시기에 거창한 계획을 세우기보다는 본인 삶의 우선순위를 정리해 보라고 조언하곤 한다.


아마 작년 연말부터 올해 초 가장 많이 하게 된 생각이 아닌가 싶다. 나는 무얼 원하는가. 지금의 이 직업에서의 내가 지향하는 목표는 무엇인가.




2. 커리어상 기복을 당연하게 받아들일 것.

유연하게 수용하는 역량을 키우기 위해 1. 낙관적인 자세 2. 회고하는 습관을 키우기


새로운 한 해를 들어서며 위안이 되었던 내용이다. 언제나 꾸준하고 일관된 마음가짐과 상태를 유지하고 싶지만, 그러지 않는 경우가 태반이다. 스스로를 위로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그럴 때는 그저 나를 몇 발자국 뒤에서 바라보며, '그럴 수도 있지', '그냥 힘 빼고 지금 할 수 있는 최소한의 것을 해 보자'로 바꿔 행동하려 한다.




3. 성과를 내기 위해, 오너십을 가질 것


타 팀과 협업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오너십을 가지고, '내 문제' 라 생각하고 해결하기.

예) 혹시라도 우리 팀, 혹은 파트너 팀이 서로 다른 가정을 기반으로 방향을 잘못 설정하고 있지 않은지 주기적으로 되짚기




4. 직업이 아니라 영향력을 추구하기


- 영향력 있는 시니어는 외부와의 상호작용에 능숙하다. 말 그래도 '상황 파악'을 잘한다. 그에 맞게 본인의 무기를 바꾸는 법을 알고, 그렇게 해본 경험치와 자신감을 갖고 있다.


결국엔 이러한 것도 '센스'랑 직결된다. 센스에는 좀 더 깊게 생각하고 배려하는 행동들이 수반되어야 한다.

사실 이렇게 상황파악을 잘한다는 것이, 아직은 내게 어려운 능력 같지만, 그래도 의식적으로 생각해 보자



5. 건설적인 피드백을 주고받는 법


- 상대방에게 어떤 부분이 아쉬운지 명확하게 말하기. 그래야 나중에 상대방과 이야기 나눌 때 덜 횡설수설한다.
- 여러 개를 동시에 이야기하지 말고 가장 핵심적인 주제를 골라한 차례에 하나씩만 이야기하는 편이 낫다
- 대충 한 번 이야기하고 상대가 알아서 이해하길 바라고 있는지 되짚어 보기: 더 직접적으로, 반복이 필요.
- 다른 사람의 의견을 전달하는 식으로 건설적 피드백을 하는 경우 관계가 완전히 망가진다.

위의 내용은 특히나 더 공감했다. 이전 매니저가 이런 식으로 나에게 피드백을 준 적이 있었는데, 정확한 사실 관계는 확인도 않고 그저 들은 내용을 전달하는 식으로 말을 한 적이 있다. 오해된 부분을 짚어 대답했더니 '아니면 말고'라는 식으로 답을 해서 꽤나 당황스러웠다.



- 장점과 단점을 번갈아 가며 섞는 '샌드위치' 기업'을 쓰고 있진 않은지 유의하기. 예컨대 건설적인 피드백의 과정에서 내가 상대편을 괴롭히거나 일을 못한다고 지적하는 게 아니라는 점, 당신이 더 잘하기를 원하다는 점을 밝혀 공동의 목표를 놓치지 않는 식으로 접근할 수 있다
- 프로젝트가 무사히 진행되는 과정에서 같이 협업하는 팀들에게 성공의 몫(크레딧)을 꾸준히 나눠줘야 한다.





인생 전반에 관련된 조언들


1. 개인생활의 행복이 포함된다는 것을 간과하지 말기


- 결혼을 했다면 배우자와의 관계가 커리어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반대로 커리어 상황이 결혼 생활에 영향을 미친다.


결혼 생활이 아니더라도, 부모님과의 관계,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도 나의 커리어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러니 어떤 것 하나에만 매몰되지 말고 골고루 적절히 잘 살펴보는 지혜와 센스가 필요하다.



2. 스스로를 챙길 줄 아는 사람이 되기


- 바쁠수록, 스트레스를 받을수록 의식적으로 조금은 느리게 행동하고 생각하고 말하는데 집중했다, 일부러 속도를 늦추면 일과 삶의 우선순위를 더 명확하게 재고할 수 있다. 덕분에 여유를 되찾는다.

가장 의도적으로 속도를 늦출 수 있는 일상의 행동: 식사



3. 자신의 상처를 마주하고 치유하는 것에 대하여


저자는 나이가 들수록 자기 상처에 매달릴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한다. 그럴 때 우리에게 필요한 자세와 행동지침도 친절하게 말해준다.


남을 비난하는 행동을 멈추는 연습을 하기

어떤 경우라도 타인이나 상황을 비난하고 욕하는 것만으로는 상처가 아물지 않는다

상처로만 남지 않는다면 모든 경험은 이로울 수 있다







저자는 말한다. 커리어에 정답 따윈 없다고. 그저 나답게 사는 것이 후회 없는 커리어를 만들어가는 것의 정답이라고.



물론, 인생에 어느 순간마다 지금 환경에 안주하고 싶지 않고 변화하고 싶은 구간들도 존재한다. 그럴 때 우리는 "변화하려면 내가 가진걸 하나라도 내놓아야 된다"라고 얘기한다. 예를 들어 타이틀에서 오는 자존심으로 인해 다가오는 기회를 놓치지는 않는지.



나의 부족함에 매몰돼
아쉬워하기만 하지 말고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겠다고
결심했다




지금의 나에게 해줘야 하는 말을 책에서 듣게 되었다. 약 20여 년간의 세월을 한 분야에 몸 담으신 분도 '부족하다'라고 느끼는 것에서 위로를 얻었다. 어느 자리를 막론하고 우리는 항상 부족하다고 느끼는구나. 그러니 내가 발전한 부분을 충분히 칭찬하고, 부족한 건 아쉬움 느낄 새 없이 그냥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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