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스기빙 연휴를 맞아 그랜드 캐년을 다시 찾았다.
이번에는 J와 함께였다.
4년 전,
처음 혼자 떠난 여행으로 이곳을 찾았을 때만 해도 혼자니까 더 자유롭고 여유로운 여행이 될 줄 알았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모든 관광지를 빠짐없이 봐야 한다는 생각에 더 쉼 없이 다니고 나는 ‘혼자보다 함께를 더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사실만 명확해졌다.
그래서인지 그때 그랜드 캐년을 바라보며 가장 먼저 떠올렸던 사람은 J였다. 미국과 중국이라는 장거리 연애로 미래가 불확실했던 시기였고, 다시 만날 수 있을지조차 장담할 수 없던 때였다.
막연히 ‘J와 함께 왔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생각했다.
~였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말에는 보통 지금은 불가능할 것 같은 상황에 대한 아쉬움이나 포기가 함께 담겨 있는 것 같다.
이번에 다시 찾은 그랜드 캐년은 여전히 차갑고 매서운 바람으로 유명했지만, 4년 전의 “웅장하다, 춥다”라는 단순한 감상과는 다르게 이상하게도 희망으로 다가왔다. 다시금 힘을 내서 잘 살아볼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희망.
마음속에 살짝 스쳐 지나간 생각들도 이렇게 어느 순간 현실이 되는데, 그러니 감사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다 보면 그런 순간들을 또 언젠가 허락해주시지 않을까.
올 12월은 한 달 미리 지난 한 해를 복기하고 새해를 준비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