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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리진 Oct 27. 2023

스마트폰 사용설명서.


요즘 새로운 아이폰이 출시되면서 늘 그렇듯 여기저기 말들이 많다.

높은 출고가와 디자인, 전 모델과 큰 차이 없는 기능등과 아이폰 유저를 향한 비하들.

나는 아이폰 유저다. 그렇다고 최신폰이 나올 때마다 갈아치우는 유행에 민감한 유저는 아니다.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2009년이었던가... 아이폰이 국내에 출시가 확정되었고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스마트폰의 시대가 열렸던 것 같다. 아이폰 이전에 맥킨토시나 아이팟의 디자인을 좋아했기 때문에 아이폰의 국내 출시 소식에 나 역시 예약신청을 걸어두었다.

아이폰의 디자인은 물론 아이폰 내에서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앱들에 만족하며 그 이후에도 꾸준히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간혹 여기저기서 아이폰 유저들을 앱등이라든지 애플빠라던지 호갱이라는 등의 비하하는 글들을 보면 참 이상한 사람들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저 취향의 차이 아닌가... 

나는 첫 스마트폰이 아이폰이다 보니 그 폰의 운영체계에 익숙해져 계속 그것을 사용하는 이유가 크다. 

남편은 삼성폰을 사용하지만 가끔 남편폰을 볼 때면 도통 뭐가 뭔지 모르겠다. 대부분 어떤 제품을 사용하던 본인이 편한 기능과 디자인에 끌려 사용하지 마냥 브랜드만 보고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다.

실제로 내 주변에도 디자인만 보고 아이폰을 구매했다가 너무 불편해 삼성으로 갈아타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물론 국산제품을 애용하면 멋지고 아름다운 일이지만 그렇다고 모든 이가 국내산만 쓰는 건 아니지 않은가. 그저 취향의 차이일 뿐이니 대기업들을 대신해서 싸워주는 의미 없는 감정소모는 멈추시길.


지금의 내 폰은 아이폰 12이다. 아이폰 15가 나온 마당에 뭐 구형이라면 구형이지만 난 아직 이 폰의 기능을 다 알지 못한다.

가끔 인스타나 유튜브에 나도 모르는 아이폰 기능을 소개해 주는 영상을 보며 우아, 이런 기능이 있었어? 하고 놀라워하며 그 기능을 새롭게 실행할 때가 종종 있다.

영상에선 아이폰의 숨은 기능이라며 알려주는데 왜 숨겨 놓는 거지?? 비싼 돈 주고 사는데 왜 난 이 기능들을 다 알지 못하는 거지??? 하는 의문이 든다.

도대체 왜 요즘 스마트 기기들은 이리도 불친절하게 사용설명서 하나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건가.

따로 영상을 찾아볼 수는 있지만 내가 왜 그런 수고를 해야 하는 건가... 

언제부턴가 새로운 모델들이 나오면서 폰의 숨은 기능들은 많아지고, 그 숨은 기능은 끝까지 모른 채 다음 새 폰으로 갈아타는 이들도 많을 것이다. 

고가의 폰을 비싼 요금제의 노예 계약에 묶여 데이터는 다 사용해보지도 못한 채 긴 시간의 약정이 끝이 나면 또 새로 나온 폰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 데이터를 다 사용하지 못하는 것도 억울한데 내 폰에 기능을 다 알지 못한 채 다시 노예 계약의 굴레에 빠져야 한다니... 그런 이유로 어느 순간 나에겐 새 폰에 대한 로망은 줄어든 편이다. 약정 기간이 끝이 나면 알뜰폰 통신사로 바꾸고 만원이 되지 않는 요금제로 비싸게 사용했던 요금제보다 나은 혜택을 받는다. 그리고 아직도 알지 못했던 숨은 기능을 찾는 중이다.

스마트폰에 사용설명서를 첨부한다는 것은 스마트해 보이지 않는 것일까?

나는 스마트해 보이지 않아도 좋으니 종이로 된 사용설명서에 숨겨진 기능 없이 소비자 개인 취향에 맞게 취할 건 취할 수 있는 선택권을 주는 친절함이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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