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학교에 기독교 동아리? 말이 되냐!
“아니, 이 부분은 빼자.”
고등학교 3학년 1학기가 시작할 무렵, 선우와 나는 노트북을 앞에 두고 문장을 썼다 지웠다 반복하며 심혈을 기울인 작업을 하고 있었다. 제법 감당하기 쉽지 않은 반발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둘 다 자신이 생각해 낼 수 있는 최고의 동아리 설명을 고민하느라 머리가 아플 지경이었다.
“노쌤한테서 미술실을 빌리더니 아주 간이 배 밖으로 나왔구나…”
미술선생님께서는 우리 학교를 통틀어 가장 기독교를 경멸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 분이셨다. 그분께 찾아가서 기도모임을 하고 싶다며 미술실을 쓰게 해 달라 부탁한 인물이 바로 차선우다. 정말로 해내다니 지난해에 있었던 일이지만 기적이었다. 거기다 한술 더 떠 모든 행사를 풍물 동아리로 시작하고 수능을 보기 전에 고사를 지내는 학교에 기독교 동아리를 만들겠다는 것은 솔직히 무모한 계획이었지만, 어쨌든 선우가 하겠다는데 내가 발을 뺄 수도 없는 노릇이라 동아리를 소개할 대본을 정리하고 있던 것이다.
“이름은 뭘로 지을까?”
늘 그랬듯이 선우는 별로 걱정이 없어 보였다. 하기사, 혐오받는 분위기 때문에 숨죽이고 있는 기독교인 학생들이 있기는 했다. 우리 쪽에서 기세 좋게 동아리까지 만들면 그 애들이 조금 더 당당해지려나.
“그래, 이름이나 짓자. “
여러 후보가 쏟아져 나온 결과, 우리 눈에 든 딱 하나가 있었다.
<좋은 소식>
복음을 더 이해하기 쉬운 말로 풀어쓴 것이다. 특별히 학생들을 전도하기 위한 목적으로 정한 이름이 아닌 것을 미리 설명해 둔다. 종교적인 근본정신이고 ‘사랑’이기 때문에 그것을 동아리명으로 채택했다. 활동의 방향에 학교 내 전도는 전혀 포함된 바가 없었다. 동아리가 만들어질 것이 알려지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너희가 믿는 것은 모르겠는데 동아리라니 우리한테 종교를 강요하는 거냐는 말이 쏟아졌다. 물론 누군가는 학생들의 날선 비난을 뚫고 동아리에 들어왔다. 내 단짝인 혜연이와 선우의 절친인 준수, 그리고 2시간 걸리는 교회에 다닐 정도로 열정적인 예지. 이상이 우리 기독교 동아리의 멤버였다. 원래대로라면 부장인 선우 제외 5명부터 동아리로 인정되는데, 선우가 워낙 어른들의 총애를 한몸에 받는 체질이라는 점이 작용하여 전원 5명임에도 정식으로 활동할 수 있단 교무실의 허락이 떨어졌다. 선생님도 붙여주신 걸 보니 선우는 정말 어딜 가나 사랑받는 모양이었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면 한 가지…
“3학년뿐이야?”
2학년이나 1학년이 들어오지 않은 것이다. 이래서는 올해 활동이 마지막이다.
“뭐 어때! 최고의 1년을 보내자!”
그 말대로 고등학교 3학년의 한 해가 내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날들이 될 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