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30대 중반의 내가 종종 듣는 말
“결혼했어요? 남자친구 있어요?”
내 결혼 여부가 왜 그렇게 궁금한지는 모르겠지만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하곤 한다.
“안 했어요”
가끔은 ‘한번 갔다 왔어요’라는 말로 상대방의 당황한 모습을 보고 싶기도 했지만 뒤에서 들리는 수군거림을 견디고 싶진 않았기에 오늘도 그냥 꾹 참는다.
이혼을 하고 지금의 회사로 이직했기 때문에 동료들은 당연하게 내가 싱글인 줄 알고 있다.
나는 원래 내 이야기를 잘하지 않는 편인데, 이혼 후에는 더욱더 안 하게 된 것 같다.
하지만 가끔은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털어놓고 싶을 때가 있으므로 글로 남겨볼까 한다.
내가 전남편을 만난 건 29살 초겨울이었다.
30대를 앞두고 누군가를 만나야 한다는, 밀려드는 조급함과 소개팅에 지쳤을 때, 대학 동기인 친구가 “소개팅할래? 내 친구인데 착하고 괜찮아 “라는 제안을 했고 나는 별 기대 없이 나갔다.
사실 처음에 그는 학업을 오래 해서 공익요원으로 복무 중이었기에 직장인인 나와는 코드가 잘 맞지 않을 것 같았다. 그래도 혹시 하는 마음에 나간 소개팅이었다.
토요일 저녁, 우리의 약속장소에는 사람이 너무 많았고 서로 찾지 못하던 중에 전화를 하던 그의 뒷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어 혹시 소개팅 맞으세요?” 말을 걸며 어깨를 살짝 쳤는데 돌아보는 그를 보고 나는 인생 처음으로 느꼈다. 아 이런 게 첫눈에 반한 다는 건가?
물론 그는 내 친구들의 말에 따르면 외모도 훈훈한 편이었지만 뭔가 전체적인 분위기와 다정함에 나도 모르게 끌린 것 같다.
그렇게 우리는 사랑에 빠졌고 자연스럽게 결혼까지 하게 되었다. 나는 우리가 보통 드라마나 영화에 나오는 ‘결혼 후에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의 주인공처럼 잘 살 줄 알았다, 당연하게도 아무 일 없이
결혼 1년 후, 내가 그 편지를 발견하기 전까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