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하지 못할 것 같은 일도...

자연은 보호되어야 합니다.

by SueSue

몇 주 전에 사전등록 해둔 어느 산업전시회의 마지막 전시일이 오늘이다.


현대인의 평균 수명으로 알려진 햇수의 절반이 지나기 시작하면 온 몸의 관절들이 삐그덕대고 금방 피곤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나는 오늘이 마지막인 그 전시회에 가지 않아도 괜찮다는 마음의 결정을 어제 밤에 했었다.

그래도 내일 아침이 되면, 기운을 차리게 되면, 그래서 생각이 바뀔지도 모르지 하며 여지를 남겨뒀다.


자연 속 생명들이 이 보여주는 있는 그대로의 아름다움과 그로부터 얻는 평화로움에 빠져 생물학을 공부했다.

해양생물학자가 되고 싶었지만 먹고 살기 위해 약 20년간 엔지니어에 가까운 삶을 살았다.


자연이 거저 내주는 좋은 것들을 오래오래 느끼고 싶다.

아름다운 것들이 인간의 무심함으로 인해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되는것은 견디기 힘든 일중 하나다.

그래서 항상 가족과 그 외 가까운 사람들에게 "환경은 보호되어야 한다. 자연과 환경이 없으면 사람도 없다."는 취지의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오늘이 마지막인 그 전시회는 환경부에서 주최한 "대한민국 ESG 친환경대전" 이다.

ESG는 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의 약자이며 환경, 사회, 지배구조를 고려하여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하는 경영 원칙이라고 한다.


"지속가능한 (Sustainable)" 이란 문구는 10년도 더 전에 잠깐 미국 San Francisco에 있었을 때 처음 듣기 시작한 표현이다. 당시에 나에게 이 문구는 항상 흙, 모자 쓴 농부, 자연, 녹색 잎들, 벌과 같은 곤충들이 조합된 여러가지 이미지들과 함께 다가왔다. 도대체 무엇을 지속가능하게 한다는 것인지에 대한 설명 없이, 그냥 많은 작은 비지니스들 앞에 항상 이 단어가 위의 이미지들이 인쇄된 무엇인가에 붙어 있었다. 주어와 동사 없이는 문장의 뜻을 잘 이해하지 못했던 나로서는 오랫동안 성가시기만 한 문구였다.


한국에 돌아오고 몇 년이 지난 후부터 한국에서도 "지속가능한"이란 단어가 사용되기 시작했다. 그 의미가 이해되기 시작한건 그로부터도 얼마 후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늘어나면서 지구 온난화가 가속화되면서 기후변화가 심각해짐에 따라 농산물의 안정적인 생산에 위협을 가져왔다. 또한 이러한 기후변화로 인해 식물의 수분에 관여하는 벌을 비롯한 곤충들도 심각한 위기상태이고 인간의 농산물 공급 이외에 자연 생태계도 위기 상황이다. 몇년 전 읽은 책(Blue machine)에 의하면 지구에서 주요 이산화탄소의 흡수 장치인 광활하고 깊은 바다조차도 그 흡수량으로 인해 산성화되고 온도가 올라가 많은 바다 생물의 종이 사라지거나 서식처를 이동했고, 어획량도 감소하고 있다고 한다. 바쁜 생활을 편리하게 하기 위해 생산된 플라스틱 일회용품은 이미 바다 해류에 따라 이동하는것이 관찰될 정도로 관리되지 않고 있고 그 양도 어마어마하다고 한다. 바다로 유입된 플라스틱의 상당량은 심해에서도 관찰되고 있고, 그 양도 무시할 수 없을 정도라고 했다. 이외에도 많은 것들이 있을 것이고 이대로는 "지속가능하"지 않다. 모든 생명이. 그 생명들로 인해 아름다운 지구가.


인간의 무심함과 자연에 대한 깊지 못한 이해는 작은 눈뭉치가 높은 설산에서 굴러 내려오면서 거대한 눈덩이로 변해 멈출수 없는 상태가 되어 가는 중이다. 세계적으로 저명한 어느 생태학자는 "이미 막을 수 없는 상태에 왔을지도 모른다." 라고 했던 것 같다. 그러면서 "그래도 이대로 아무것도 안하고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라는 이야기를 했다. 너무나도 동감이다.


내일 하지 못할 것처럼 생각되는 일도, 막상 아침에 기운을 차리고 나면 할 수 있어질수도 있지. 또. 기운이 없다고 해서 마냥 누워만 있을수는 없다. 잊지 않으면 된다. 조금이라도 뭔가 할 수 있을 때. 그 때를 놓치지 말고 기억하고 있던 중요한 무엇인가를 반드시 해야 한다. 살기 위해서.


결론을 말하자면, 오늘 그 전시회를 다녀왔다. 역시 아침이 되면 기운은 나기 마련이고, 신경써 수면을 취하니 약간 상쾌하기까지 했다.

전시회는 생각보다 분야가 넓었다. 신재생에너지로 유명한 대기업들의 전시부터, 환경에 대한 여러 정부 부처의 정책에 대한 전시, 수력발전, 풍력발전,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도록 설계하므로써 탄소배출을 감소시키는 장비들. 종이로 만드는 가구, 플라스틱 재생기술, 재활용품을 수집하는 AI 로봇장치, 환경친화적인 여러 서비스 업체들, 포장재 사용을 지양하는 소규모 업체들, 플라스틱 대체제, 친환경 건축자재, 환경을 생각하는 여행까지. 특히 조금이라도 더 "지속가능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그들만의 기술을 개발한, 또 개발중인 수 많은 사업체들.


나는 아무 생각없이 간것이 후회되었다.

공부는 계속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