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임산부 시절 기절했던 썰(기절할 노릇)을 브런치로 풀어냈던 것이, 발행 후 며칠 뒤에 조회수 33만을 기록했다.
주말 밤 갑자기 조회수가 1천을 넘었다는 알림이 와서 대수롭지 않게 넘겼는데 2분 뒤에 2천, 또 다시 2분 뒤에 3천. 그렇게 2분마다 1천씩 높아지던 조회수는 순식간에 1만이 넘고 2만이 넘었다.
한자리수를 맴돌던 변방의 브런치, 갑작스런 조회수 상승
33만을 기록한 뒤 원래의 소박한 숫자로 돌아왔다. 인기글은 여전히 기절할 노릇.
통계 데이터를 살펴보니 '기타'에서 조회수가 나오고 있는데 대관절 기타가 무엇이란 말인가. 다음 앱을 켜서 이리저리 살펴보니 'my피드' 맨 위에 내 글이 떡하니 올라와 있다. 내가 쓴 글이라 맨 위에 뜬건가 싶어 남편 핸드폰으로 확인해 보니 똑같이 떠있다. 이게 웬일?
설레는 마음으로 잠들어 눈 뜨자마자 확인해보니 조회수는 어느덧 20만을 훌쩍 넘겼다. 내가 브런치를 시작했다는 사실은 언니밖에 몰라 주변에 자랑하고 싶어도 마땅히 자랑할 곳이 없던 찰나, 이전에 같이 일했던 선배들이 너 글을 봤다며 연락을 해주셨다. 내가 쓴 글을 먼저 발견하고 연락을 받다니 참으로 신기할 일이다 싶었다.
보통 포털 메인에 노출시켜 주는 것은 길어야 하루이틀인데 며칠째 조회수가 꾸준히 늘고 있었다. 물론 첫날만큼 미친듯이 늘지는 않았지만. 선배가 캡쳐해 준 이미지를 보니 이번엔 '홈&쿠킹'에 노출이 되었나보다. 집 얘기도, 요리 얘기도 없지만 나약한 임산부 이야기라 흥미가 갔던걸까. 그 다음 날부터는 '홈&쿠킹 인기 best’에 1위로 올라 거의 일주일동안 노출이 되었다. 거기에 추가로 카카오톡 뉴스탭에까지 노출되었다.
조회수가 3일만에 30만을 넘겨 가족들에게 쪼르르 자랑을 했다. 남편은 "작년 신생아수가 27만 명이래. 그 신생아 엄마들은 다 본 셈이네"라고 말했다. 엄마는 축하한다면서도 "그럼 너한테 뭐가 좋은거야?" 라고 묻는다. 그 질문에 잠시 멍해졌다. 뭐가 좋은거지? "응 엄마, 돈 되는 건 아니고 그냥 내 기분이 좋아"
그렇게 인기작가라도 되는 양 좋은 기분을 누리던 차에 내 브런치를 꼼꼼히 살폈다. 구독자 15명. 조회수는 그렇게 높은데 구독자수는 여전히 적네? 인기글이라던 내 글의 라이킷 숫자도 그리 많지 않다. 제목에 끌려 들어는 왔는데 그다지 재미는 없었던 걸까? 이번 글이 그렇게 잘 쓴 글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기에 더 찔렸다. 플랫폼 입장에서는 앱 체류 시간이나 이용 활성화에 도움되는 콘텐츠가 좋을 텐데, 내 글은 그러지 못했구나 싶었다.
그럼에도 나에겐 여전히 기분 좋은 일이다. 그간 내 글에 대한 자신감이 전혀 없었는데 어찌됐든 33만명의 사람들이 내 글을 보려고 와준 것이니까. 햇수로 4년 째 유튜브를 하고 있지만 단일 콘텐츠로 그 정도 조회수를 기록한 적은 없다.(최고 조회수는 13만) 특히 요즘은 유튜브 알고리즘의 외면을 받았는지 조회수 1천도 겨우 넘기는 터라 의기소침해 있던 차였다. 그런 내게 기분전환 정도는 해준 일이다.
그저 내 글을 어딘가 기록해 두고 싶어서 시작한 브런치에 어느새 욕심을 부리게 되었다. 우선 제목을 간결하거나 매력적으로, 클리커블하게 만들고 클릭 후에 실망해서 나가지 않도록 도입부는 흡입력 있게, 그 뒤로 이어지는 본문도 중언부언 하지 말고 핵심을 재치 있게 풀어내 보자. 그러면서 이 글 조차 재미없게 쓰고 있어서 자책 중이지만. 어찌되었든 예상하지 못한, 뜻밖의 행운은 사람을 교만하게 만들 수도 있지만 욕심을 부려 한 단계 성장하게 만들기도 한다. 언제 성장할지는 몰라도 언젠간 성장할 나의 브런치야. 앞으로도 잘 부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