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시대 어떻게 우리 아이들을 '읽는 인간'으로 키울 것인가?
학부모 상담을 하다 보면 이런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아이가 스마트폰에만 빠져 있고, 책을 읽지 않아요.
어떻게 하면 책을 읽게 할 수 있을까요?”
사실, 최근 저도 같은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작년 동학년 선생님이 다급히 제 교실을 찾으셨습니다.
사서 선생님께서 알려주신 ‘각 반별 도서관 대출 권수 통계’에서
자신의 반이 뒤에서 2등을 했다는 것이었죠.
위로의 말을 건네려는 찰나, 선생님께서 해맑게 덧붙이셨습니다.
“근데 부장님 반이 꼴등이에요.”
그 맑은 표정에 괜히 뜨끔했던 저는 벙쪄버렸습니다.
한편으로는 ‘아차’ 싶었습니다.
평소 책을 즐겨 읽고, 학부모님께도 책을 추천하던 제가
정작 아이들의 독서에는 깊이 신경 쓰지 못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
‘책은 꼭 많이 읽어야 하나?’라는 자기 위안도 들었지만,
내가 어떤 ‘모습’으로 아이들 앞에 서고 있는가를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이런 고민을 하던 중, 우연히 조병영 교수님의 강연을 들을 기회가 생겼습니다.
저와 비슷한 고민을 갖고 계신 학부모님들께 도움이 될 것 같아,
그 내용을 요약 정리해 공유드립니다.
(강의 내용에 제 생각이 일부 더해져 있으니, 괄호로 표시해두겠습니다.)
상당히 긴 글입니다.
이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언어는 소통이다.
(유튜브 내용 발췌) 어휘는 언어의 재료,
다양한 재료가 있어야 다양한 요리가 가능하듯
여러 말을 많이 알고 있으면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할 수 있고,
상황 설명도 잘 할 수 있고, 감정 교류도 잘 할 수 있다.
문해력이란 무엇인가?
읽고 이해하는 능력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문해력은 읽고, 이해하고, 쓰는 능력을 포함한다.
사람들이 단순히 '지능'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문해력이란 '역량'에 더 가깝다.
지능은 지식적인 측면이지만
역량은 지식+기술+실천+태도(가치)를 의미한다.
배움 또한 마찬가지로
'지능'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사회적 환경 등과의 상호작용하며
어떤 방식으로 외부 정보를 처리하고
어떻게 스스로 의미를 만들어가느냐
이 '과정'이 곧 '배움'이다.
그렇기에 배움이라는 것은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만 얻을 수 있다.
세상에 사적인 것은 없다.
사회적인 것만이 있다.
이 말은 비밀은 없다는 의미가 아니다.
세상 모든 것은 연결돼 있다는 의미다.
배움 또한 상대방과의 상호작용, 즉 '연결'을 통해 이루어진다.
독서교육을 이야기하지만
실제로는 '독자 교육'이 필요한 것이다.
누가
무엇을
어떻게
언제
어떤 목적으로 읽느냐에 따라
독자가 구성하는 그 '의미'가 중요하다.
단순히 '시험 문제를 읽고 정답을 맞춘다'의 개념이 아닌 것이다.
(그러므로 아이가 글을 읽고 쓸 수 있는 ‘경험의 기회’를 충분히 주는 것이 중요하다.
교육이란 결과물이 아닌 과정을 의미하는 것이기에)
생성형 AI의 무서운 점은
'인간의 언어'를 '학습'한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읽고 쓰는 능력을 말할 때 주어가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필요하다.
인간인가? 챗GPT인가?
생성형 AI가 책을 쓰는 시대가 왔다.
그렇다면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정보를 처리해서는 AI를 이길 수 없다.
실제로도 우리는 정보만을 처리하지 않는다.
우리는 사실 스스로의 '의미'를 만들고 있다.
대학원생들이 과제를 해오면
AI가 했는지 본인이 했는지 금방 알 수 있다.
어떻게?
너무 훌륭한 결과물이면 AI가 했다고 합리적으로 의심한다.
평소 그 사람이 보여준 태도나 역량과 달리
너무 훌륭한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학생들은 어떻게 스스로 '의미'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까?
'시간'과 '노력' 뿐이다.
3가지 부류로 나뉘어 실험을 했다.
1) AI로 글을 쓴 사람
2) 검색한 내용을 바탕으로 글을 쓴 사람
3) 자신이 혼자 고민하고 글을 쓴 사람
추후 자신이 쓴 글에 대해 얼마나 기억하고 있느냐를 물었을 때
1) 대상자 중 83%가 자신의 글을 기억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2) 대상자 중 11% 정도만이 글을 기억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3) 대상자 중 11% 정도만이 글을 기억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왜 AI로 글을 쓴 사람은 자신의 글을 기억하지 못했을까?
'나의 글'이 아니기 때문이다.
(AI시대, 인공지능을 활용해 글을 쓸 사람은 어디에나 있다.
굳이 내가 아니어도 된다. 그렇다면 나는 언제나 '대체'될 위험이 있다.
3번)과 같이 나의 이야기를 쓸 수 있거나
2번)과 같이 AI를 도구로 나의 글을 쓸 수 있어야 나만의 경쟁력이 있을 것이다.)
1) 아이가 책을 읽도록 하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 정답은 아니지만, 함께 책을 읽는 경험을 제공한다.
글을 읽고 쓰는 경험을 많이 제공해야한다.
문해력은 자신이 직접하지 않으면 얻을 수 없다.
초등학교 때 많이 읽고, 많이 써보는 것이 중요하다.
친구들과도 함께 읽고, 부모님과도 함께 읽어보면 좋겠다.
부모님들께서 책을 읽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2) 아이가 WHY? 같은 학습 만화만을 보려고 하는데,
어떻게 하면 다양한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할지?
- 학습만화가 나쁜 것은 아니다. 우선 재밌다. 독서에 흥미를 느끼게 한다.
다만 한 쪽에 치우치는 것은 좋지 않다. 문해력의 성장에 있어 균형이 중요하다.
동화책을 잘 읽는다고 정보문을 잘 읽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좋은 책들이 많이 있다. 다양한 책을 많이 읽어보라 추천해줘라.
부모가 그런 책을 읽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좋다.
이번 강연을 통해 다시 한번 느낀 건,
배움의 주체는 아이라는 점입니다.
우리의 역할은 무언가를 강요하는 것보다,
아이들이 충분히 경험하고 고민할 수 있도록
‘빈자리’와 ‘기다림’을 마련해주는 것 아닐까요?
이 외에도 좋은 이야기들이 많았지만, 오늘은 이만 줄입니다.
감사합니다.
영상(링크): https://www.youtube.com/watch?v=iiXDssiA_Ts
*출판사와 저는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