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물 한 접시가 가르쳐준 것들
봄나물을 한 근 사서 볼록한 봉지를 들고 오면, 겨우 한 접시 분량의 반찬거리가 생긴다.
나물을 좋아하는 이라면 손질하는 공이 대수롭지 않을 수도 있겠다 싶지만, 직접 해보니 보통 일이 아니다.
그간 틈틈이 손질하고 데친 나물을 들려 보내던 친정 엄마의 노고를 생각한다.
사 남매를 키워낸 집에서, 팔순이 넘은 엄마가 소쿠리 가득한 나물을 혼자 다듬고 있었을 그 시간들.
엄마의 수고에 마음 깊이 감사하며, 혼잣말로 나직이 읊조려본다.
"엄마, 정말이지 폭삭 속았수다(수고하셨습니다)."
누군가는 차려진 밥상 위에 나물 반찬 한두 개 올리는 게 뭐 대수냐고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밥상에 나물이 올라오기까지 누군가의 손품이 얼마나 많이 들어갔는지 이제는 안다.
다행히 가족 모두가 나물 반찬에 두 번 이상 젓가락을 가져간다.
"향긋하네."
"부드럽고 맛있어."
식탁 위로 오가는 대화에 마음이 뿌듯해진다.
다음엔 또 어떤 나물을 무쳐볼까.
조용한 식탁에 앉아 아욱을 다듬는데, 아욱 다발 속에 작은 꽃이 살포시 숨어 있다.
'안녕'
아욱꽃은 처음이라 반갑고 기쁘다.
손질하다 솎아낸 아욱대에서도 꽃은 피어있다. 물을 머금은 채,
어제보다 조금 더 활짝.
그 작은 아욱꽃에게도 인사를 건넨다.
'작은 아욱꽃아, 너도 피어나느라 폭삭 속았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