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랜도 유니버셜 스튜디오에서 자잘하게 아끼는 요령들
주차비가 할인되는 패스는 플로리다 거주민 할인처럼 저렴한 것은 안 되고, 훨씬 더 비싼 패스부터다. 따라서 가족 단위로 연간 회원권을 구입할 경우, 그리고 여러 번 방문할 계획인 경우 가족 중 한 명은 그 '좀 더 좋은' 패스를 구입해서 향후 발생할 주차비를 아끼는 요령이 필요하다. 엄마가 운전을 한다면 엄마가, 아빠가 운전을 한다면 아빠가 그 패스를 구입해서, 주차장 입구에서 ID와 함께 패스를 제시하면 주차비는 무료! 우리는 정작 이 요령을 놓쳐서 갈 때마다 주차비를 따로 내야 했다는 슬픈 이야기가 대대손손 전해져 내려온다나 뭐라나.
하지만 여기서 포기할 수 없는 당신을 위해, 아주 약간 할인받는 이상한 팁이 있는데, 그건 바로 유니버셜 스튜디오 앞에 위치한 시티 워크에서 영화를 보는 것! 그래봤자 할인이 아주 미미하지만, 영화도 보고 싶고, 놀이 공원도 가고 싶고, 주차비도 약간 할인받고 싶은 욕심쟁이에게는 한 번쯤 시도해 볼 만한 할인법 되시겠다.
그리고 또 하나! 저녁 6시 이후로는 주차비를 안 받는다! (적어도 내가 다니던 2022년엔 그랬다!) 물론 공원 폐장 시간은 늦어봤자 8시 정도라 무료 주차는 획득하되 놀이공원 즐기는 기쁨을 버려야 하는 기현상이 발생할 수 있음에 주의하자. 하지만 공원 안이 아니라, 밖에 펼쳐진 상점가인 시티워크에서 화려한 밤을 보내고 싶은 올빼미들에게는 늦은 시간 따위 상관없을 듯.
거추장스러운 차 따위... 주차 따위 필요 없다. 우리는 그냥 간다! 오예 대중교통! 이러한 패기로 중무장한 분들에게는, 버스, 우버, 리프트, 혹은 호텔에서 제공하는 무료 셔틀도 아주 좋은 방법. 내가 직접 타본 적은 없지만 폭풍 검색 결과에 따르면 인근 Hiton, Four season, Hyatt 호텔이 모두 셔틀을 운행 중이라고 한다. 짐이 그리 많지 않다면, 차를 잠시 호텔에 재워두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보자. 주차장의 긴 줄을 기다리지 않아도 되니 시간 절약도 분명 될 것이다.
예전 글에도 썼지만, 유니버설 스튜디오와 연계된 리조트를 예약하면 한 시간 조기 입장의 혜택과 익스프레스 패스를 팍팍 주기도 한다고 했다고 한다. (왜 이렇게 난해한 표현을 쓰냐 하면 - 가난한 우리는 묵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확신하기 어려워서... 크흑! 아무튼 검색해 보니, Loews 두 군데, 그리고 하드락 호텔이 그러한 혜택을 퍼준다고 한다. 보통 익스프레스 패스는 한 사람 100달러가 넘는 큰 금액인지라, 가족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엄청난 금액을 아낄 수 있다. 게다가 이 호텔들은 놀이공원과도 매우 가깝거나, 전용 배를 운행해서 이동하기도 매우 편하다. 호텔 예약 또한, 유니버설 스튜디오 공식 홈페이지에서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니 - 평소 본인이 이용하는 호텔 예약 사이트에서 저렴하게 예약하면 몇 달러 몇 푼이라도 더 아끼기가 가능하다. 호텔에서 체크인하는 곳에 익스프레스 패스를 발급받는 곳이 따로 있다고 하니, 잊지 말고 그 패스부터 받아두자. 신세계가 열린다. 이를테면- 줄이 길기로 유명한 유니버설 스튜디오 안에서, 아주 당당하게 - 마치 영화 <엽기적인 그녀>에서 교복을 입고 신분증을 보여주며 당당하게 어딘가로 입장하던 전지현과 차태현 배우처럼, 수많은 일반 티켓 소지자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동안, 전용 입구로 부의 상징 익스프레스 티켓을 찍으며 당당하게 빠르게 자신 있게 놀이기구에 탑승할 수 있다.
놀 시간도 아깝고, 돈은 더 아까워서 공원 내 식당 이용을 거의 하지 않는 우리 가족은, 디즈니든 레고랜드든 유니버셜이든, 갈 때마다 도시락을 들고 다닌다. 그리고 딱 한 번, 제지를 당한 적이 있다. 그것은 바로 레고랜드에 유리로 된 도시락을 들고 갔던 2020년 여름. 아무 생각 없이 글라스락을 가지고 갔는데, 가방을 검사하던 직원 표정이 싸늘하게 굳었다. '아... 드디어 올랜도 놀이공원도 도시락 반입을 제한하는구나. 그래, 식당도 장사는 해야 하니까...' 이렇게 생각하던 나에게 직원은 말했다. '쏘리. 유리가 깨지면 위험하기 때문에, 이건 못 갖고 들어가. 우리한테 맡기거나 우쥬플리즈 차에 갖다 놓을래?'
그 일을 겪은 후로는, 도시락은 무조건 플라스틱! 보온병! 스테인리스! 이렇게 절대 안 깨질 것들로만 챙기고 있다. 그러고부터는 다행히 어느 곳에서도 음식 반입을 제지하지 않았고, 그것은 유니버셜도 마찬가지. 나는 주로 먹기 편한 치킨 너겟, 핫도그, 빵류, 김밥, 보온도시락에 담긴 볶음밥 등을 챙겨가곤 한다. 공원 내 식당에도 물론 맛있는 음식이 있겠지만, 당연히 그런 음식들은 비싸고, 수많은 사람들이 식당을 이용하기 때문에 시간 또한 뺏길 수밖에 없다. 그럴 때! 한적한 곳에서 도시락을 꺼내 대기시간 없이 호로록 먹고 다시 놀기 시작하면 적어도 하루에 놀이기구 2개는 더 탈 수 있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하지만 해리포터 기숙사 식당을 그대로 재연한 그 식당... 가게 될까 봐 이름조차 알아보지 않았던 그 식당에는 한 번 가보고 싶었다... 물론 가족들에겐 비밀이다. "뭐? 자기는 평생 도시락 예찬론자라고 하더니, 이제 와서 그 해리포터 식당이 가고 싶었다고? 연간 회원권도 끝났는데? 그럼 다시 한번 가야겠네. 생 돈 내고. 어쩔 수 없지." 귓가에 들려오는 낭군님의 목소리.)
하지만 위의 도시락 작전은, 극단적으로 짠내 투어에 특화된 우리 가족 - 사실은 나만 - 을 위한 전략일 뿐. 유니버설 안에는 다양함 레스토랑이 있고, 통을 사면 음료수를 무한 리필 할 수 있는 (다른 놀이공원에도 거의 다 있는) 효자 상품도 있으니, 도시락을 꼭 쌀 필요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