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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 Nomadic Person Jul 01. 2022

수묵화의 모던화를 이룩한 작가 박대성

인사아트센터 <박대성 개인전>


가나아트는 7월 23일(금)부터 8월 23일(월)까지 인사아트센터에서 정선의 진경산수화를 잇는 수묵화의 대가 소산 박대성(b. 1945)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대중들에게 박대성은 자신의 작품을 훼손한 어린아이를 오히려 봉황이라 칭하며 용서한 사건으로 유명하 다. 지난 3월 경주 솔거 미술관에서 한 남자아이가 미끄럼틀을 타듯 천장부터 걸려있는 1억원 상당의 작 품 위에 올라가고 그의 부모는 아무렇지도 않게 사진을 찍는 사건이 있♘다. 이 사고 현장을 담은 영상이 보도되자 한국의 관람문화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졌고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한다며 질책하였다. 하지만 박대성은 어린아이를 너그럽게 용서하였고 이 사고는 작품의 역사이기에 복구하지 않고 그대로 두겠다 하여 미술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에게도 박대성 화백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1945년 경북 청도에서 태어난 박대성은 6.25 전쟁중에 부모님을 여의고 그의 왼팔도 잃게 되었다. 정식 미술교육을 받지 못한 박대성은 오른손만으로 그림을 그리며 독학으로 전통 수묵화를 익혔다. 1979년 수묵 담채화 ‘상림’이 중앙미술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하면서 본격적으로 작가 활동을 하기 시작하였다. 1984 년 가나아트와 전속계약을 한 최초의 작가인 박대성은 1990년대 초, 당시 유행하던 현대미술을 공부한다는 명목으로 뉴욕을 가게 된다. 하지만 서양 모더니즘은 한국화와 맞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귀국 후, 경주에서 숯과 먹을 이용하여 한국 수묵화의 모더니즘을 이룩한 화풍을 탄생시켰다. 박대성 작가는 작품 830여점을 기증 후 탄생된 솔거 미술관 설립의 공로를 인정받아 2020년 문화예술발전 유공자로 문화훈 장을 받았으며, 최근에 공개된 이건희 컬렉션에 ‘일출봉’ ‘서귀포’ 등이 포함되어 있는 국내 최고의 수묵화 작가이다.

 

박대성은 현대미술이라는 개념을 한국 미술사적으로 이해한 작가이다. 겸재 정선부터 시작되어 이상범, 변관식의 진경산수화 명맥을 이어 나가면서 수묵화를 현대적으로 미니멀하게 재해석한다. 그의 작품은 새가 하늘 위에서 땅을 내려다보는 듯한 초점(부감법) 그리고 여러 초점(다시점)을 적절히 이용하여 한 화면에 담기 어려운 빼곡한 산맥과 그 사이의 문화재를 강조와 생략을 통하여 역동성 있게 배치한다. 박대성은 담대하면서 섬세한 붓질과 농묵과 담묵을 기술적으로 조절하여 마치 광곽렌즈를 통하여 보는 것처럼 파노라믹 뷰를 평면적으로 연출시켰다. 또한 그는 막사발, 청화백자와 같은 한국의 전통 도자기의 표면을 사실적이면서도 담백하게 그려내어 관객들에게 수묵화 주제의 다양성을 제시한다. 이렇듯 박대성의 작품 은 한국 실경 산수를 압축적으로 표현하여 조선시대에 멈추어있던 수묵화의 모더니즘을 이끌었다는 점에 서 가치 있게 평가되고 있다.


박대성 작가는 현대미술 시장을 이끌고 있는 서양 미술사조를 받아들이기 보다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한국화의 모더니즘을 이룩하였다는 점은 해외에서도 크게 주목하고 있다. 2022년 7월 미국 서부 LA카운티 에 위치한 라크마 미술관(LACMA)에서 개인전을 하고 같은 해 가을 동부의 명문 대학교에서 순회전을 한다. 내년에 40주년을 맞이하는 하버드대학의 한국학연구소(CGIS)를 시작으로 다트머스 대학교내에 위치한 후드 미술관(Hood Museum of Art)과 뉴욕 주립대 스토니 브룩, 메리 워싱턴 대학교에서 연이어 박대성 개인전을 개최한다. 또한 북미전시투어에 맞추어 다트머스 대학교의 김성림 교수를 주축으로 미국 미술사 학자들이 연구한 한국현대미술 서적이 출판된다. 서양 국가에서 한국의 현대미술 작가들을 미술사적으로 비교 분석하는 책은 최초이다. 이 서적은 특히 한국 전통 수묵화를 현대화 시키는데 앞장선 박대성 작가를 주목하고 있다.


이번 인사아트에서 하는 박대성 개인전은 박대성의 미국전시투어 이전에 선보이는 마지막 국내 전시로서 박대성의 주요작품을 모두 만나볼 수 있다. 소나무, 폭포, 금강산, 한라산 등 그의 대표작들을 총망라하고 대작뿐만 아니라 소품까지 전시될 예정이다. 독특한 화면 구성으로 수묵화의 모더니즘을 이끌며 세계에서도 주목하기 시작한 박대성의 작품은 7월 23일(금)부터 8월 23일(월)까지 인사동에 위치한 인사아트센터 제1전시장, 본전시장, 제2전시장까지 전시된다.



가나아트갤러리에서 일했을 때 쓴 박대성 개인전 전시기획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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