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이 아무리 발버둥쳐도 직장을 벗어나지 못 하는 이유
"나쁘지 않아"
최근 직장인들을 상담하면서 제일 많이 듣는 말이다. 시작은 늘 월급도 작고, 이래서 힘들고, 상사도 나쁘고, 점점 몸도 안 좋아지고 등등으로 대화를 이어가지면, 직장인들의 끝은 늘, 그래도 지금 직장인 "나쁘진 않다"로 끝난다. 좋은 직장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 정도에 만족하며 다녀야 한다는 뜻일까?
직장인들은 "자족"하는 삶은 추구하는 것으로 느껴진다. 즉, 자족이란 말 그대로 스스로 넉넉함을 "느끼"는 행위이다. 근데 문제는 넉넉함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넉넉함으로 느끼려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점점 본인의 삶이 팍팍해지는 것을 느끼지만, "이 정도면 남들보다는 넉넉한 편이야"라고 스스로 위안을 삼으려고 억지로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 아닌가, 생각해봐야 할 일이다.
혹시 이 글을 읽고 있는 30대 직장인이 있다면, 난 지금 잘 나가니깐 앞으로도 쭉~계속 잘 나갈거라고 생각하는가? 40대 직장인들은 공감하겠지만, 우리도 30대 때 그렇게 느꼈다. 그리고 40대 직장인이 있는가? 40대 직장인들은 50대에도 여전히 회사를 다니고 있을 것이라 믿고 싶겠지만, 50대 분들은 알고 계신다. 나도 40대에는 본인도 그렇게 생각했다고..
주식 투자를 해본 사람이라면 아마 공감할 것이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 주식을 사면 (보통 주식은 내가 사면 가격이 그 다음부터 떨어진다.) 삼성전자에 대한 긍정적인 뉴스를 찾아 보고, 거기서 위안을 얻는다. 비록 현재는 마이너스 30% 상황이지만, "그래! 삼성전자는 역시 위대한 기업이지! 지금 상황이 안 좋은 것은 단기적인 악재인 것이야!"라고 외치면서 삼성전자를 존버하게 되는 것 아닌가?
직장인도 비슷한 심리를 가지고 있다. 50대. 60대에 내 미래가 어두운 것을 뻔히 알면서도, "그래도 50대에 살아남는 사람이 있으니, 나도 정년까지 회사를 다닐 수 있겠지?"라고 애써 상황을 좋게 이해하려 노력한다. 특히 요즘 40대는 아주 특이한 논리를 만들었는데, 이른바 "MZ 세대 구인난"이다. 즉 20대 청년들이 회사를 잘 안 들어오니깐, 사람이 점점 귀해지고, 그러다 보면 내가 회사를 더 오래 다닐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논리이다. 물론 그렇게 되었으면 나도 좋겠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이미 머리로는 내가 오래 다닐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는 것 아닌가? 이상한 논리를 만들어서 애써, '난 괜찮겠지?'라고 '느낌'을 얻을려고 하는 것 아닌가?
요즘 변호사들과 미팅을 하면, "소장이 날라오기 전에 미리 상담받으세요."라는 말을 한다. 나도 마찬가지이다. "회사에서 짤리기 전에 미리 만납니다!" 라고 고객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모아놓은 돈도 없이, 회사에서 제대로 된 퇴직금도 못 받고, 홧김에 회사를 때려치우고 나오면 내가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솔루션을 많지 않다. 그래서 미리미리 퇴직 이후를 준비하라는 말에, 늘 같은 대답으로
"지금 다니는 회사, 그래도 나쁘지 않아."라며 대화를 마무리 한다.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를 살고 있다. 자본금 없이 맨 손으로 회사 밖으로 나오면, 당신이 가진 노동력 밖에는 사용할 가치가 없다. 한 마디로 자본없이 돈을 벌려면 몸으로 버는 수 밖에 없다. 스마트스토어? 유튜브? 아주 기가 막힌 사업 아이템? 한번 해봐라. 자본금 없이 할 수 있을까? (물론 아주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시간이 오래 걸린다. 당장 생활비가 500만원 나가는데, 1년간 아무런 소득이 없이 살 수 있겠나?)
'나쁘지 않은' 회사를 다니고 있으니, 제발 나쁘지 않은 시절에 미래를 대비했으면 한다. 절약과 절세를 통해 자본금을 만들고, 주변 사람들을 만나서 새로운 시각을 가지고, 공부를 통해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나는 관상학이나 점성술 같은 것을 믿지 않는다. 그러나 당신이 직장인이라면, 당신의 미래에 대해 하나는 알고 있다.
"당신이 퇴근 후에 어떤 일을 하는지가, 당신의 미래를 결정한다."
솔리드스톤은 직장인들의 경제적 자유를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