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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세이 천사 Feb 21. 2024

당신은 어느 별에서 왔나요?

우리가 되는 순간  답답해지는 관계 속에서.

처음엔

당신과 나는 우연이었습니다.

스치듯이 마주친

봄날의 벚꽃처럼.

흩날리는 꽃바람 속에서

눈물겨운 표정을 발견하기 까진.

당신의 외로움과 좌절과

실망 그리고 막연한 바람들.

그것을 자신의 그것처럼

공감하기 전까지만 해도.

당신과 나는

적당한 거리를 두고 꿋꿋하게

살아가는 나무였지요.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

서로에게 그늘이 되어 주고

바람을 막아주는  존재의 이유만으로

무탈한 사이였지요.

무관심 속에서도 탈 없는 사이를

흔히 타인이라 하더군요.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당신은 내게로 다가왔고

나 역시 물러서지 않았지요.

그러다, 언젠가부터

우리라는 울타리 속에 있음을

서로가 알게 됩니다.

사람과 사람사이가

가까워지면 예상치 못한

사건들이 시작되더군요.

서로의 민낯을 보게 되고

자신도 모르던 성격이 여드름처럼

 솟아나는 바람에  서로를 향한

표정이 불편해 지곤 했지요.


 물었지요?

당신은 어느 별에서 왔나요?

같은 말인데도 서로 다른 뜻으로

해석되는 순간들이 이어지는 까닭입니다.

 우리라는 말이 친구가 되고

연인이 되는가 하면 가족이 되기도 합니다.

우리의 관계 대명사가

더욱 친밀한 의미가 될수록

우리는  편안함과 익숙함을

선물로 나눕니다.


아쉬운 것은

서로가 주고받는

선물이 감사함을 잊어버리는 것입니다.

우리라는 말이

너와 나를 구속하는 우리라는  사실에

불편해지는 오만함 때문이지요.

서로가 서로를 향해

요구하는 것들이 불어나는 만큼

서로를 불편하게 한다는 것을

몰랐던 것이지요.

이제는

삶의 초년생도 아니라서

서로 다르게 살아온 이야기를

듣고 이해하는  중입니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타인이라서 아프지 않았던

당신의 슬픔을  공감하는 법을

배우게 하네요.


그렇군요,

당신은 밤하늘의 별을

가스덩어리로 생각한다면서요.

우주라는 바다를

비추는 등대로 보인 건

순전히 내 생각이고요.

당신은 사랑도 변한다고 했고요.

나는 사랑이 어떻게 변하냐고

물었고요.

이뿐이겠어요?

당신을 알고 나서 많은 것을 알았네요.

사람의 눈은 각자의 생각이라는 시력으로

본다는 것 외에도.

남자와 여자가 어째서

모습 자체가 다른 지도요.

다들 생긴 대로 생각대로

다른 것이 당연한 거 아닐까요?


지금 생각하니

서로 자신의 생각이 맞다는

고집처럼 허공에 돌 던지기는

없는 것 같아요.

간단히 말해서

당신과 나는 다른 것이 당연한데

생각이 달라서 문제가 된다니

답답하더라고요.

그렇게 우리처럼

우리가 된 사람들이

서로 자신이 옳다고 하는 바람에

지구는 편할 날이 없네요.

모두가 여당, 야당이 되어

평생을

자신주의가 옳다고 내 세우며

세월이 낭비되더군요.

딱한 일은

모두가 제 눈높이로

상대를 비난하다

전쟁을 

종족이 인간인가 싶더라고요.

지구에서

인간으로 산다는 것이 여간

힘든 일이 아닌 걸

서로 눈치채면서

늙더라고요.

죽음이 갈라놓을 때까지

시시비비 하다

혼자가 되어 떠나는 순간

우리로 살았다는 것이 고맙소가

된다면 좀 심한 거 아닐까요?.

이쯤 되면

당신과 내가 우리가 되는 바람에

답답한 게 좀 이해가 되나요?


다시 물어봅니다.

당신은 어느 별에서 왔나요?

새삼스러운 관심으로

물어보면 사실 설렘의 질문이지요.

 다른 빛깔과 향기를 가진

당신으로 인해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순간이 된다면요.

 우리라는 괄호 속에 묶었다고

각자의 빛깔과 향기를

지워야 한다면 세상은

너무 심심한 풍경이잖아요.


당신은 당신의 모습으로

나는 나다운 모습으로

서로를 바라보는 연습을 하는 것이

삶이 내민 숙제가 아닐까요?

자연스런이라는 말은

자연 속에 태어난

꽃들이 저마다의 빛깔과 향기로

살아가는 모습을

의미하는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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