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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사과
날마다 입속을 헹구지만
지워지지 않는 악취
칫솔은 오늘도 하얗다
심장의 색깔을 고민하다
잘 조각된 이빨들과
하수구를 덮는 혀가
모든 일을 망치는 것은 아닐까
심장이 붉다는 것은 사실
어느 무신론자의 발악이 아니었을까
터널 같은 목구멍 속을 들여다보면
구석구석 기생하는 방안의 손님들
그들은 허기를 참지 못하고, 가끔
입 밖으로 튀어나온다, 그러나
씹지도 못하고 토해내는
어린이들의 미소와 천사의 수다 같은 양식들
허공 속을 가위질하면 심장이 뻐근하다
잇몸 사이에 들끓는 쥐들
입속에서 부패하는 냄새가
아직도 허기진 방안의 문틈 사이로 돌아간다
아무리 닦아내어도 하얀 칫솔
깊은 구석 오래된 장갑처럼 있을 내 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