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 아래 서는 것에 대한 사늘한 무력감

01. 자작곡 탄생 배경 에세이

by 서쿠

본 글은 저의 자작곡이

만들어진 배경을 다루는

에세이로 이루어졌습니다.


오늘도 사람들은 다양하고 정신없이 움직인다.


누구는 자동차를 타고 가는가 하면,

다른 누구는 자전거를 타고 가며,

또 다른 누구는 그냥 걸어간다.


이렇듯, 다들 바쁘게 살아가는 반면에

전혀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다.


그것은 바로 나.

나이다.



나는 언젠가부터

잠깐의 외출 조차 꺼려졌다.


특히, 낮에 말이다.


주된 이유는 몇 가지가 있지만

그 중 하나를 내뱉어 보자면,


사람들이 날 한심하게 바라볼까

무척이나 두려워서였다.


실제로 마지못해 밖을 거닐다 보면

다들 날 보며 삿대질하는 기분이 들었다.


덤으로 욕과 함께 말이다.



사람들은 날 모른다.


그렇기에, 내가 뭘 하는 인간인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내가 실제로

한심한 인간인지 모를 테다.


그럼에도 난 저러한 생각들을

도저히 떨쳐낼 수가 없었다.


일종의 피해의식을 가지게 된 셈이었다.


그리고 날이 갈수록

이 피해의식은 걷잡을 수 없이

더욱더 거대해져 나를 집어삼켰고,


그 덕에 무엇을 하고자 하는

의지까지도 소실되어 버렸다.



보통 금전적인 여유가 없으면

무슨 사정이 있지 않는 이상

스스로 일을 하여 돈을 구하지 않던가?


하물며, 중고등학생들도 알바를 한다.

본인의 용돈을 스스로 벌기 위해서 말이다.


하지만, 나는 전혀 그렇지 못했다.


상술했듯, 무얼 하고자 하는 의지도 없고

시작도 전에 막대한 긴장감과 두려움에

사로잡혀 버리기 때문이었다.



누군가 이 글을 본다면,


'나약한 자식아 누구는 안 그러나?'

'가난에 허덕인 적이 없어서 그런듯ㅋㅋ.'

'아직 개고생을 안 해봐서 그래!

등등 비판 섞인 조롱을 해올지도 모른다.


근데 차마 반박을 할 수가 없다.

맞다. 부정은 못한다.


나는 가난에 허덕이지 않은 채,

부모라는 온실 속에서 화초처럼 자란 덕에

고생도 딱히 해본 적이 없다.


그래서일까?


오히려 정신적인 고통은 배로 돌아왔다.


정성이라는 이름의 거름을 마구마구 흡수하고도

정작 꽃을 피워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름 노력도 해보았다.


남들에겐 성에 차지 않을 수도 있지만

내 딴에선 발버둥을 쳐보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번번이 실패하였고,


그로 인해, 도전에 대한 두려움은

더욱 몸집이 불어나게 될 뿐이었으며,


동시에 스스로에 대한 신뢰마저

완전히 바닥을 보이게 되어버렸다.



그렇게 나는 집에서 벗어나지 않기 시작했다.

심지어 침대에서조차 말이다.


아까 본인을 화초로 비유하지 않았던가?

정말 말 그대로 식물인간과도 같았다.


매일매일 생동력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그런 삶을 보내게 된 것이다.


그렇게 시간을 무단투기하던 도중

어느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나 왜 살고있는거지?


나는 남들처럼 사회 속에서

제대로 된 톱니바퀴 역할을 못하고 있잖아.


그럼 나는 과연 필요한 존재일까?

필요 없다면 나는 도대체 왜 존재하는 거지?


나는 인간으로서의 정체성이

점차 흐릿해져 가게 되었고,

나라는 존재 자체에 회의감이 들게 되었다.


어찌보면 위험한 상황에 처했던 것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저 회의감이

나에게 깊은 두려움을 심어주었고,


그 덕분에 다시 생존 의지가

정상적으로 가동되기 시작하였다.


난 분명 살아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살아있다고 볼 수 없단 사실을

도저히 받아들이고 싶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일단 뭐라도 해보자 싶어

침대라는 테두리에서 벗어나

예전에 잠시 즐겨했던 작사를 하였다.


주제는 낮에 느끼는 두려움이었고,

내 현상황을 적극적으로 반영하여

작업을 끝마치게 되었다.


나의 감정과 생각을 기반으로

철저하게 곡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다만, 나 혼자서 보고 즐기는 용도로

이 곡을 낭비하고 싶지는 않았다.


될 수 있으면 이 곡을 통하여,


나와 같은 이들이 공감을 넘어서서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큰 바람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대상엔 나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그렇게, '나는 낮이 무서운걸'이라는

나의 자작곡이 탄생하였다.


-끝-

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