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수치, 장마, 다이소

by Josh

하계인사가 항상 그렇듯 더럽게 났다. 치울 똥들만 들어온다. 조금이라도 똥을 덜 묻히기 위해 결국 부서장에게 인위적으로 쌓아온 신의를 써먹었다. 그것을 위해 그와의 접점을 스스로에게 확증편향시켜 꼬리를 흔들어오지 않았던가. 통화를 하고 나서 안도감과 수치심을 동시에 느꼈다. 밤에 잠을 못자고 새벽에 일어났다. ESS 패티시가 있어 최근 사둔 관련 주식은 TV 토론회에서 바이든이 치매증상을 보였다는 이유로 하룻밤만에 폭락해있었다. 이른 아침에 짐에 갔다. 트레드밀 위에서 불현듯 부서장에게 내가 지난밤 한 위선적인 짓이 생각날 때마다 트레드밀의 속도와 시간을 늘렸다.


이른 저녁에 A가 불러 나갔다. 이미 단체대화방에서는 남쪽에서 북쪽으로 사는 사람들이 차례대로 비가 온다고 했고, 드디어 여기도 올 것인지 공기에 물비린내가 진동했다. 그때문인지 거리의 사람들도 곧 올 장마를 각오한듯 유달리 침착하면서 신속히 어딘가 향하는듯 했다. 광장을 지나는데 큰 음악이 들려 보니 누군가 공연을 하고 꽤나 많은 사람들이 보고있었다. 자뭇 그들이 용감해 보여 어떤 종류의 감동까지 느껴졌다.


A와 밥을 먹고 다이소를 갔다. A는 친구인지 직장에서 그냥 아는 사람인지 정의내리지 않고 있다. 가게에 나올때쯤 장대비가 시작됐다. 휴일에 이런 날씨를 무릅쓰며 우산을 쓰고 나올 정도로 시급한 게 다이소의 잡화 중 있을지 의문이지만 다이소에서는 충성스러운 고객들로 여전히 붐볐다. 나는 항상 그렇듯 아무것도 사지 않았다. A는 과수원에서 과일 따듯 이것저것을 주의 깊게 보고 물건들을 퍼담는다. 헤어지고 집에 왔다. 캐시워크에 뜨는 걸음수에 의미를 부여하는 머릿 속 사고를 서번트증후군 걸린 사람인양 하고있다. 7천보.. 2024년을 빼고 역산하면 상이집트 시대인지.. 쿠푸왕 보다는 옛날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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