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나보조 이야기 54

-허울 대한민국 부역 서사-

by 강용원

허울 대한민국 부역 서사(9): 공시적 이야기-아베의 축원④


교육 부역 서사 3

사립 중·고등학교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2023년 4월 24일 이전까지 불렸던 어느 중·고등학교 학교 교가 가사를 보면 설명을 듣지 않아도 왜 그런지 단박에 알 수 있다.

먼동이 트이니 온누리 환하도다

환한 이 강산에 원석 두 님이 나셔서

배움 길 여시니 크신 공덕 가이 없네

성남 성남 우리 모교 무궁탄탄할지어다

가사 중 “원석 두 님”은 설립자 김석원과 원윤수 두 사람을 가리킨다. 이 두 사람이 설립한 학교가 서울특별시 동작구 대방동에 있는 성남중·고등학교다. 김석원은 일본육군사관학교 출신 군인으로서 원윤수는 사업가로서 일제에 부역한 대표적 특권층이다. ‘일제 치하에서 광복의 원동력이 될 인재 양성을 위한 민족학교 설립’이라고 표방했지만, 실제로는 ‘육군사관학교(일제) 준비 학교 특성’을 위해 설립한 학교가 바로 성남중·고등학교다. [출처: 고발뉴스닷컴]

오늘날 성남중·고등학교는 어떤 은폐를 시도하고 있을까? 2023년 4월 24일 새로운 교가를 제정해서 발표했다. 곡은 그대로 두고 가사만 바꾸었는데, 그 2절 가사는 이렇다.

의에 살고 의에 죽는 자랑스런 성남인

삼일칠의 정신 받아 자라나는 우리들

세우자 새 역사를 주인공은 우리들이다

성남 성남 우리 모교 무궁탄탄할지어다

“의에 살고 의에 죽자”는 교훈으로서 충무공 정신을 계승한다고 주장한다. “삼일칠 정신”은 1960년 03월 17일 성남고등학교 학생들이 일으킨 3.15 부정선거 규탄 의거를 기린다고 한다.

2023년 4월 24일 성남중·고등학교가 벌였던 또 다른 행사가 있다. 1942년 만세운동을 펼쳤던 재학생 윤병운 외 7명을 기리는 <항일독립운동 공적비>를 교내 3·17민주공원 내 <3·17민주의거기념탑> 옆에 세웠다. 원승욱(원윤수 손자) 학교 법인 이사장은 “의에 살고 의에 죽자는 교훈이 바로 독립투사 이분들이셨다.”라고 기염을 토했다.

충무공 정신이든 삼일칠 정신이든 항일독립운동 정신이든 설혹 가감 없는 사실이라 할지라도 김석원과 원윤수가 특권층 부역자로서 그에 부합하는 목적으로 설립한 학교 근원을 지울 수는 없다. 부분을 전부인 듯 말하는 협잡이 바로 전형적인 가짜 뉴스다. 특권층 부역 세력은 곳곳마다 깨알같이 이런 짓을 벌여서 역사를 희화하고 사회를 흑화한다.

이런 현장이 어디 성남중·고등학교뿐이겠는가. 중앙여중·고등학교(황신덕), 성신여중·고등학교(이숙종), 광신중·고등학교(박흥식), 영훈중·고등학교(김영훈), 휘문중·고등학교(민영휘), 풍문여중·고등학교(민영휘 증손 덕기), 상명중·고등학교(배상명), 화곡중·고등학교(나채성-나경원 아버지), 용문중·고등학교(김문희-김무성 누나)···이루 다 열거할 수 없는 많은 사학을 특권층 부역 집단 돈으로 세웠거나 접수했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사학은 식민지 시대에는 부역 행위 일환이었고, 대한민국 초기에는 신분 세탁과 세금 포탈 통로로 활용돼 특권층 부역 집단이 쌓아 놓은 기득권을 지키는 데 거의 독보적 수단이었다. 학교는 말할 필요조차 없고 교사, 학생, 심지어 학부모까지 부역과 수구 정신으로 물들게 하는 가장 강력한 채널로 작동해 왔고,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부역 사학 그 본진은 결국 사립 중·고등학교일 수밖에 없다. 이들이 있는 한 엄밀한 의미에서 공교육이란 이 나라에 존재하지 않는다. 이런 교육을 받고 자라는 세대에게 참된 민주주의를 기대할 바도 아니다. 국토 전반에 걸쳐 똬리 틀고 검은 네트워킹하는 이 사악한 사학재단이야말로 대한민국을 영원한 식민지로 재생산해 내는 자궁이다.

3-1. 도저히 여기서 이야기를 접을 수는 없다. 사학재단 문제를 좀 더 들여다보고서야 발길을 돌릴 수 있겠다. 능력 한계로 말미암아 내 연구 자료도 아니고 인용한 자료조차 그렇게나 따끈따끈하지 못해서 안타깝다. 아래 실은 글은 2014년 고발뉴스닷컴(필자는 ‘아이엠피터’)에 실린 내용이다. 지면을 빌어 감사드린다. 특권층 부역자 정권이 들어선 오늘 상황은 그때보다 훨씬 더 심각하리라는 추정을 보탬으로써 증폭된 문제의식이 공유되기를 간절히 빈다.

“사립 초중고등학교 재단의 수익용 자산 규모는 4조 원가량이다. 수조 원이 넘는 자산을 가지고 있는 사학재단이 재단전입금으로 내놓은 돈은 총 1,342억 원에 불과하다. 서울지역 사립고등학교 재단전입금 상태를 보면, 재단전입금 0.00%인 학교가 전체 199개교 중 무려 17개교다. 1% 미만 재단전입금 가지고 학교 운영하는 사학재단이 124개교로 전체 60%를 넘는다. 기본적으로 사학재단은 자기 재산을 출연하여 학교를 운영해야 한다. 그런데 자기 돈은 거의 내놓지 않으면서 학교를 운영하니 재정이 좋을 리 없다.

‘법정부담금’은 교직원 연금 부담금, 건강보험 부담금, 재해 보상 부담금 등으로 사학재단이 기본적으로 내야 할 돈을 말한다. 2011년 사립 초중고교 법인이 부담해야 할 법정부담금 2,797억 원 중 실제 사학법인이 납부한 금액은 615억 원으로 전체의 22%에 불과하다. 전국 1,723개 학교 중 법정부담금을 단 한 푼도 내지 않은 학교가 173개교(8.5%), 0%~5% 미만 학교가 574개교(33.3%), 5% 이상~10% 미만 학교가 313개교(18.2%)며, 100% 완납한 학교는 188개교(10.9%)에 불과하다.

사학재단의 가장 큰 문제는 학교를 가족 재산으로 여기며 세습을 통해 부를 축적하는 도구로 이용한다는 점이다. 그들이 부를 축적하는 방법에는 각종 편법과 비리, 불법이 동원되고 있다. 2011년 서울시교육청 감사 결과를 보면 사학비리는 단순 비리가 아니라 범죄다. 예컨대 ‘진명학원 진명여고’ 이사장은 수익용 기본재산 4억 5천만 원을 횡령했고, 학교 돈 8억 8,630만 원을 친척에 무단 제공했다. 발전 기금 2억 2천만 원을 개인 채무 변제 등에 사용했다. ‘상록학원 양천고’는 바지 사장을 내세운 ‘급식 비리 8억 8천만 원’, 옹벽 공사, 소화 배관 공사를 통한 ‘금품 수수 7천만 원’ 등 각종 비리를 저지르며 부를 축적했다. 사학재단은 비리를 저질러서 아버지가 이사장직에서 물러나도 부인이나 아들, 딸이 그대로 이사장직을 승계한다. 진명학원 이사장도 비리로 물러난 아버지를 대신해서 아들이 이사장을 맡고 있다.

한국에 비리 사학재단이 늘어난 근원에는 친일 부역 집단이 있다. 민족 교육과 인재 양성을 표방하며 설립했던 학교 중 일제강점기 동안 살아남은 학교 대다수는 저들이 부역을 실천한 학교들이다. 해방 이후 사립 초중고가 급격하게 늘어난다. 이유는 당시 재원이 없어 학교를 세우지 못하자 부역 지주들에게 토지 몰수 대신에 학교 세우고 법인화하기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승만 정권은 돈 없이 학교를 세울 수 있어서 좋았고, 부역 지주들은 토지 몰수 대신 자기 재산을 그대로 사학재단에 귀속시켜 부를 세습할 수 있는 통로가 생겨서 노났다. 사학재단을 정부가 통제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교육을 의무화해 놓고 재원을 부역 사학 기증 구조로 만들었기 때문에, 혈연이나 인척 비리가 생겨도 손을 대지 못한다. 사학재단들은 부역 집권층과 손잡고 재산과 특권 지키기 위한 노력을 전방위적으로 하고 있다. 사학재단 비리를 고발했던 교사들은 진실을 밝힌 대가로 오히려 해임되고, 복직 판정을 받아도 학교로 돌아가지 못한다. 2003년 서울시교육청 감사 결과 비리가 밝혀진 동일학원을 비롯한 사학재단들은 문용린 교육감에게 고액 정치기부금을 냈다. 왜 사학재단 비리가 근절되지 못하고 오히려 각종 특혜를 받고 있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다.”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사립학교라면 어디든 내 의심을 피해 가지 못한다. 아프지만 내가 나온 고등학교부터 촘촘히 톺아 보았다. 자료에 한계가 있어선지 부역 흔적을 찾지 못했다. 진즉 지웠을까? 모를 일이다. 끝까지 의심을 풀지 않겠다. 각성한 부역자로서 변혁에 참여할 trickster로서 살아가기 위한 필요조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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