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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용원 Mar 06. 2024

나나보조 이야기 176

-허울 대한민국 부역 서사-

반제국주의 의학 서사 90()


           

반제국주의 의학 서사를 닫으며백색 품은 연두 장엄 

    

山是山 水是水

山不是山 水不是水

山是水 水是山

山是山 水是水  

   

청원 유신 선사 선화다. 첫 문장과 마지막 문장이 같다. 겉보기만이 아니다. 익숙한 통속 논리에서 볼 때 부정을 부정하면 긍정이 되므로 함의 또한 같다고 할 법하다. 청원 유신이 어찌 통속 논리 따위를 구사했겠나. 부정을 부정하면 긍정이 되지 않는다. 부정(否定)을 부정(否定)하면 부정(不定:uncertainty)이 된다. 부정(不定)은 모순 너머 역설 품은 불확정·불확실 창발 네트워킹이다. 신성하고 신비한 실재다.   

   

고대 인류 삶은 녹색이었다(山是山 水是水). 타락(스티브 테일러) 또는 분리(찰스 아이젠스타인) 이후 인류 삶은 백색이다(山不是山 水不是水 山是水 水是山). 제국 백색문명 폐해를 극복하는 일은 그 모두를 폐기하는 일이 아니다. 제국 백색 문명이 저지른 실패는 세계 진실 극히 일부, 이를테면 1/5 이하에 전부를 환원한 짓이므로 애써 밝혀낸 지식과 지혜를 없애고 고대 녹색을 복원하는 일로 ‘솔루션’을 삼아서는 안 된다. 그럴 수도, 그럴 필요도 없다. 백색 지혜를 거룩하게 쓰는 녹색 삶을 살아야 한다. 백색 품은 녹색, 이 거룩한 삶은 연두색이다. 연두는 영롱한 장엄 녹색이다(山是山 水是水).  

    

연두 의학을 상상한다. 제국 백색 문명을 극복하는 과업 본성은 치유다. 기왕 펼쳐진 의료독재 사회에서 문어발을 거둬들이는 일보다 더 근원적인 일은 치유 개념, 주체, 대상을 바로잡는 일이다. 제국 백색 문명 탓에 병 든 존재는 백색 인간에게 국한하지 않는다. 수많은 비인간 생명, 비생명이 왜곡되고 변형되었다. 인간 치료 넘어 치유로 번져가지 않으면 안 된다. 물론 인간이 결국은 치유자라는 우월의식에서가 아니라 결자해지 이치를 따라서다. 그러므로 무엇보다 자연을 치유 주체로 인식하는 일이 필수적이다. 인간적 방식으로 뭘 더하려 하지 말고 다시는 손대지 말아야 할 일이 분명히 있다. 숲에‘게’, 숲인 바다에‘게’ 믿고 맡겨야 하는 일이 훨씬 많을 수 있음을 겸허히 인정해야 한다. 숲이, 숲인 바다가 제국의 반대말이다. 반제국주의 통일전선에서 주축은 인간이 아니라 누룩곰팡이며 버드나무며 미역이다. 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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