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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주일보 Mar 04. 2024

치킨 게임(chicken game)

김대영 편집이사 겸 대기자



의대 증원을 둘러싸고 정부와 의사단체가 강 대 강의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다.




1950년대에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한 자동차 게임에서 유래된 치킨 게임(chicken game)은 두 명의 운전자가 각각 마주보고 서로를 향해 돌진하면서 ‘계속 돌진할 것인가’ 아니면 ‘핸들을 돌릴 것인가’를 결정하는 게임을 말한다. 




상대방이 돌진할 것에 겁을 먹고 핸들을 돌리면 게임에서 지게 되고 겁쟁이가 된다. 




반면 핸들을 돌리지 않고 돌진한 사람은 승리의 기쁨을 맛보게 된다. 




만약 두 사람이 모두 핸들을 돌리지 않는다면 모두 크게 다치고 큰 손해를 입게 된다. 




정부는 공권력을 앞세워 의대 증원을 밀어붙이고 있고, 의사단체는 전공의 집단 사직과 의대생 동맹휴학으로 맞서면서 서로 마주 보고 달리고 있는 것이다.




▲대한의사협회 소속 의사들은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일대에서 “정부가 의대 증원을 강행하면 국민적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며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정부는 대다수 전공의들이 업무복귀 명령에 불응하자 지난 1일 의협 전·현직 지도부의 자택·사무실을 압수수색했고, 미복귀 전공의들의 면허정지 처분도 4일부터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의료대란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지만, 의사단체와 정부의 치킨 게임에 환자들은 안중에 없다. 출구가 보이지 않는 정부와 의사단체의 치킨 게임이 퇴로를 찾지 못할 경우 의료대란이 악화되고,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 환자와 가족들은 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




▲정부와 의사단체가 치킨 게임을 멈추지 않으면 의료 현장은 파국을 넘어 붕괴 수순으로 접어들 것이 자명하다.




파국을 막기 위해서는 정부와 의사단체가 협상 테이블에 앉는 것이 첫걸음이다.




증원 규모를 포함한 모든 사안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대화에 나서야 한다. 정부가 의사들이 의료 현장으로 돌아올 수 있는 명분을 만들어줘야 하고, 의사들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환자 곁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생명을 다루는 의사라면 의료현장으로 돌아가는 것이 응당 가져야 할 태도다.




정부도 면허 취소나 사법 처리 같은 위협만으로는 이 사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정부와 의사단체는 이제 국민을 볼모로 한 치킨 게임을 멈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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