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시론-꿀벌이 사라진다면

by 제주일보

문두흥, 수필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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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자연과 함께 살아갑니다. 생활 수준이 향상되면서 자연환경을 해치는 온실가스를 지나치게 배출해, 기후변화의 위기를 자초했습니다. 더구나 화석연료 사용은 자연이 흡수할 수 있는 양보다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지경입니다.



요즘 지구 온난화로 꿀벌들이 바뀐 생태계에 적응하지 못해, 우리나라도 작년 한 해 벌꿀 생산량이 평년의 30%에 불과할 정도랍니다. 무분별한 농약 사용과 도시화로 식물 서식지가 사라지면서 토종벌 개체 수가 90% 정도 감소한 추세라고 하네요.



UN은 2017년부터 매년 5월 20일을 ‘세계 꿀벌의 날’로 지정하여 꿀벌 보존의 중요성을 전 세계에 알리고 꿀벌의 멸종을 막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최근 세계적으로 꿀벌의 개체 수가 급감하면서 꿀벌과 인류 식량 산업의 연관성에 관심이 쏠립니다. “만약 지구에서 벌들이 사라진다면 인류가 생존할 수 있는 시간은 오직 4년뿐이다.” 벨기에 노벨문학상 수상자 모리스 마테를링크가 1901년 그의 저서 《꿀벌의 생활》에 기록한 내용입니다. 실제 꿀벌은 생태계를 이루는 데 매우 중요한 존재로 밝혀졌습니다. 꿀벌이 꿀을 생산하는 곤충의 하나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세계 식량의 90%를 차지하는 작물 100종 가운데 70종 이상이 꿀벌의 수분 작용으로 생산됩니다. 과일과 채소, 견과류까지 70~80%가 이에 해당하며 여러 가지 종자, 의약품 생산도 꿀벌의 도움을 받습니다. 그린피스는 전 세계적으로 꿀벌이 제공하는 경제적 가치를 370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합니다.



한편 최근 미국, 유럽과 함께 세계적으로 꿀벌 수가 급감하고 있답니다. 특히 꿀벌이 대량으로 사라지는 군집 붕괴 현상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유럽은 1985년에 비해 25%, 미국은 2006년보다 40% 감소추세입니다. 브라질은 지난 한 해에만 50억 마리의 꿀벌이 집단 폐사했지요. 국내에서는 2010년 토종벌 집단 폐사로 당시 2만 가구였던 토종벌 농가가 현재 300가구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추정합니다. 전문가들은 꿀벌의 수분 작용이 없으면 농산물 수확량이 줄고, 가축의 먹이가 번식하지 못해 동물이 사라지므로 이는 지구 생태계에 큰 재앙이라고 경고합니다.



꿀벌의 개체 수가 급감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전문가들은 다양한 원인을 내놓습니다. 식물 유전자를 조작한 꽃으로 인해 꿀벌은 피해를 보게 된다고 합니다. 농약, 유기화합물, 바이러스, 전자기파, 지구 온난화 그리고 자전축의 변화로, 꿀벌들의 귀소본능이 무력화하는 현상이 주요 원인으로 꼽힙니다. 이에 국립농업과학원 조상균 명예 연구관은 “우리나라 양봉에 절대적으로 영향을 주는 요소는 기후이다. 밀원 식물인 아까시나무꽃이 피었을 때 기온이 냉하지 않아야 하는데 지난 4월 말에 서리가 내릴 정도로 이상 저온 현상이 계속돼 올해 아까시나무 꿀은 대흉년으로 예상된다. 지구 온난화로 더위도 아까시나무 생육 조건에 맞지 않아 꿀 생산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합니다.



조 연구관은 “한때 삼림 녹화를 권장해 정부가 임야에 아까시나무를 심었다. 최근 목재 가치가 있는 나무를 더 많이 심는 추세다. 꿀벌을 보존하려면 목재 가치와 밀원(蜜源)이 병행되는 나무를 심어야 한다.”라고 강조합니다. 꿀벌 보호는 꿀벌과 자연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식량산업과 인류의 생존 문제에 직결됩니다. 이는 인류 전체가 심각히 고민해야 할 문제임을 자각해야 합니다.


※본란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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