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준, 제주한라대학교 교수 지능형시스템공학과/ 논설위원
몇 해 전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에서 새삼 많이 언급된 단어(문장)가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JUSTICE(정의란 무엇인가)' 이다. 이 단어는 세계적 석학으로 불리는 마이클 샌델 교수가 쓴 책의 제목이다. 이 책은 해당 분야 책으로는 드물게 국내 판매량만 200만부를 넘겼고, 현재도 꾸준히 스테디셀러로 판매 되고 있으니, 철학 및 인문 사회 분야에서는 과연 초대형 베스트셀러인 셈이다. 유튜브(YouTube)에 올라와 있는 마이클 샌델 교수의 강의 영상, 그리고 현재까지도 여전히 인기 있는 '정의란 무엇인가' 라는 한 권의 책, 그 책에서 다루고 있는 정의란 과연 무엇인가? 우리 사회는 왜 이렇게 '정의'에 열광했고, 열광하고 있는가? 그 이유는 아마도 현 시대가 이전 시대에 비해 표면적으로 훨씬 정의로워지고 공정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 상황이 예전보다 더욱 ‘정의’ 또는 ‘공정’이라는 가치에 대해 고민하고 논의해야만 하는 수준에 수준에 도달했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 정치, 사회에 관심을 가지고 뉴스를 찾아 보거나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정보를 접하다 보면 심심치 않게 들리는 단어가 있다. 바로 ‘내로남불’, ‘불공정’ 등 이른바 ‘선택적 정의’에 관련된 것들이다. 많은 저명하고 유능한 사회학자, 철학자들이 이런 단어들이 자주 회자되고 있는 사회 현상에 대한 원인을 진단하고 그 현상을 설명하고 있다. 필자는 그들이 이야기하는 거대한 사회 담론으로서의 ‘정의’가 아닌 각 개인들에게 ‘정의’란 무엇인지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한 사회나 집단의 공통의 인식, 생각, 행동 등이 위와 같은 몇몇 단어들의 유행을 만들게 되는데, 그것은 당연히 집단의 구성원인 각 개인의 사고 방식과 행동 양식에서 기인 되었을 것이다. 횡단보도를 건너가는 보행자를 머릿속에 상상해 보자. 횡단보도를 건너는 보행자의 입장에서 멈추지 않고 지나가 버리는 자동차 운전자는 정의롭지 못할 수 있다. 반면 자동차 운전자 입장에서는 잠시도 멈추지 않고, 차량 흐름에 아랑곳 없이 스마트폰을 보면서 횡단보도에 진입하는 보행자가 정의롭지 못하게 생각될 것이다. 여러분이 생각하기엔 어떠한가? 중요한 것은 우리 대다수는 보행자이면서 동시에 운전자이다. 거의 비슷한 상황을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르게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 보통 사람은 자신과 관련된 부분에서는 어느 정도 아전인수격 해석을 하고 ‘선택적 정의’를 택하게 된다. 바로 그것이 정의와 공정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생물학적으로 본다면 일종의 생존 본능의 발현일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여러 경우와 마찬가지로 인간이라는 존재로서 본능에만 종속되지 않는 공동의 정의와 공정에 대한 인식, 그리고 그에 따른 정의로운 말과 행동은 반드시 필요하다.
앞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사회의 발전과 더불어 개인의 의식 수준과 사고 체계가 발달하고, 그에 따라 정의로운 사회에 대한 갈망과 고민도 커졌다. 하지만 대다수의 개인은 서로의 처한 상황과 생각의 다름으로부터 부지불식간에 ‘선택적 정의’를 택하게 되고, 이것은 큰 사회적 갈등의 요인이 되고 있다. 다른 사람을 비난하기 앞서 먼저 나를 돌아보고, 스스로가 균형 잡힌 생각을 바탕으로 정의와 공정을 실천해 나가야 한다. 사회의 빠른 발전과 변화 속에 남녀, 지역, 세대, 직군, 이념, 학력, 경제력 등등 우리를 나누어 놓고 갈등을 부추기는 요소가 넘쳐 난다. 사회적 정의에 대한 갈망을 충족시켜줄 첫 걸음은 각 개인 스스로가 먼저 자신과 다른 사람 모두를 편견 없이 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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