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관훈, 제주테크노파크 수석연구원/논설위원
코로나19가 2년 넘게 장기화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경제 고통지수가 치솟고 있다. 경제 고통지수란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실업률을 더한 수치를 말한다. 현대경제연구원이 통계청의 소비자물가와 실업률을 반영해 산출한 지난해 경제 고통지수는 6.2로 2011년(7.4) 이후 10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5%로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영향이 컸다. 체감물가라 할 수 있는 생활물가 또한 3.2% 상승해 10년 만에 최고 상승 폭을 나타냈다.
한국의 소비자물가 수준이 생각보다 심각하다. 정부·중앙은행이 쏟아낸 유동성과 원자재·제품 공급망이 훼손되면서 경기침체 속 물가 급등(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아울러 국제유가 인상이 이어지는 데다 향후 물가상승률에 대한 경제주체의 주관적인 전망(기대인플레이션) 수준도 오름세를 보인다. 이는 경제학계의 전망이다.
최근 우리 경제는 글로벌 인플레,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등 대내외 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경기·물가·금융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이는 정부의 진단이다. 회복력 견지, 국내물가 안정, 경제 리스크 관리 등 3가지가 올 상반기 가장 중요한 국정과제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예측 가능한 리스크 임에도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해 불거지는 ‘화이트 스완’이 되지 않도록 철저한 사전대비·관리가 긴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금융위기의 예측 불가능성을 강조하는 블랙 스완과 반대로, 화이트 스완은 축적된 데이터와 경험을 통해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위기임에도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하는 상황을 일컫는 경제 용어다.
“좋은 위기를 낭비하지 말라”, 윈스턴 처칠의 말이다. 위기와 기회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위기도 어떻게 잘 극복하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내실을 다지고 재도약하는 기회가 된다. 개인이나 지역사회, 국가 역시 위기 상황에서 혁신적인 기회를 잡아야 한다. 기회는 진정한 위기를 겪었을 때 새로이 빛을 발하는 법이다. 따라서 위기는 부정적 측면만 있지 않다. 오히려 이를 발전과 성장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 잘 나갈 때보다 역경에서 훨씬 더 많은 걸 배울 수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세상이 바뀌면서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행동이 바뀌었고 IT 기술을 통해 세상이 간소화되고 있다. 개인적, 직업적 관점에서 생산성, 연결성, 균형이 개선될 가능성이 보인다. 물론 유례없이 어려운 상황이긴 하지만 창의적이고 혁신적으로 협력하면 희망이 있다.
하얀 백조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리더(컨트롤 타워)의 역할이 중요하다. 리더가 총대를 메고,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지역사회에 심어 줘야 한다. 어떠한 위기를 만나도 이에 굴하지 않고 끝까지 도전하여 목표를 성취하는 역량과 경험을 가진 리더가 이 시대에 요구된다.
제주경제 위기관리 차원에서, 코로나19가 2년 넘게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고물가, 고유가, 고금리 등 3고(高) 극복을 위해 전방위, 다차원 정책조합(policy mix)상의 해법 마련이 시급하다. 소상공인 지원부터 물가(고유가) 제어, 금리 인상, 민생 안정, 경기회복 등에 이르기까지 맞춤형 정교함과 일관된 정합성을 확고히 견지해 나가야 한다. 또 그러한 정책과 절차를 수시로 업데이트해야 한다. 이렇게 된다면 지금 위기를 제주경제의 체질개선과 산업구조 고도화·선진화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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