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하추동-과거 야당 지도자와 이재명 대표의 단식

by 제주일보

김승종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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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투쟁은 ‘어떤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음식을 먹지 않으면서 시위하는 일’로 극단적 투쟁 방식이다. 단식 기간 중에는 물과 소금 등을 약간 먹을 뿐이어서 단식이 장기화되면 건강이 크게 악화되고, 심지어는 목숨을 잃는 경우도 발생한다.



▲자료에 따르면 단식 투쟁의 역사를 고대 아일랜드에서 이웃과의 분쟁이 있을 때 자신의 억울함을 알리기 위해 상대방의 집 앞에서 단식하는 풍습에서 찾기도 한다.



우리나라도 조선시대 태종(이방원)의 왕비인 원경왕후 민씨가 후궁 문제로 식음을 전폐했다는 기록 등을 감안할 때 오래전부터 자신의 불만을 표출하거나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 종종 단식을 행했던 것을 알 수 있다.



▲현대 들어 우리나라 정치인들의 단식 투쟁의 대표적인 사례는 전두환 정권 당시 야당 지도자였던 김영삼 전 대통령의 단식 농성 사건이다.



김 전 대통령은 1983년 5월 18일 민주화 5개항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6월 9일까지 23일 간 단식 농성을 벌였다. 김 전 대통령의 단식은 민주화세력을 결집시키고, 결국은 대통령직선제를 이끌어내는 도화선이 됐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도 야당 시절 단식투쟁에 나선 바 있다.



김 전 대통령은 1990년 내각제 반대와 지방자치제 실현을 요구하며 13일간의 단식 투쟁을 벌여 1991년 지방선거가 실시되는 계기를 마련했고, 문 전 대통령은 2014년 8월 세월호 유가족 김영오씨의 단식을 말리려고 10일 동안 동조 단식을 한 바 있다.



이 밖에도 2018년 5월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드루킹 특검’을 요구하며 9일 동안 단식에 나서는 등 주로 야당 정치인들이 투쟁 수단으로 단식을 선택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민생파괴 민주주의 훼손에 대한 대국민 사과,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 입장 표명 및 국제해양재판소 제소, 국정 쇄신 및 개각 등 세 가지를 요구하며 단식에 들어간 지 오늘(14일)로 15일째다.



이 대표는 당 안팎의 단식 중단 요청에도 농성 장소를 야외 천막에서 당대표 회의실로 옮겨 단식을 계속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여당은 ‘체포동의안 부결용 단식’으로 평가절하하면서 대응조차 하지 않고 있어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그럼에도 당내 결집 효과는 거뒀다는 게 일반적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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