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4. 꽃부리의 이야기 <2026년 1월 12일 >
싸락눈이 소록소록 내리는 길을 우리 두 노인네는 손을 잡고 걷는다.
행여 서로 넘어질세라 뒤질세라 잡은 손이 따뜻하다.
자식들 앞에 아픈 몸 안 보이려고 건강을 지키기 위해
매일 5 천보 이상 걷기 위해 외식을 하고 그래도 경제적으로 덜 부담이 되는
백 다방에 들려 커피를 시켜 놓고 한 말 또 하고 또 하는 말들을
늘어놓으며 듣고 새겨두고 그 말이 언제 없어질 줄 몰라 소중하기만 한 말, 말, 말들
이라는 걸 자식들은 남들은 알까?
어느 사이 세월이 이리도 훌쩍 도망가는지 "인생을 나그네 길"이라 늘 노래하며 간다.
오늘도 어김없이 우린 모자란 5 천보를 채우기 위해 싸락눈 내리는 아파트 뒷길을 돌아 돌아
빽 다방에 들른다.
뜨거운 커피 한 잔이 마무리하는 오늘의 뜨거운 선물이다.
여전히 따뜻한 음성이 다가와서는
"오셨네요, 며칠 전 떠난 친구가 기다렸는데요..... 이 선물이 놓고 갔어요 들리시면 드리라고..."
설명을 들으며 받아 든 선물을 들고 왈칵 쏟아지는 눈물.....
생각지 않았던 커피 집의 그 소녀의 아름다운 마음에 난 잃어버렸던 그 무엇을 찾은 듯
왈칵 쏟아지는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도덕을 가르치지도 않는 사회, 도미덕풍의 바람이 희미 해지는 사회, 내적인 아름다움이
무능을 말하는듯한 사회, 그 속에서 작은 그 무엇을 소소한 그 자리의 소녀에게서
선물로 받으며 가끔씩 들리는 노부부에게 친절하던 "빽 다방의 그 소녀"의 진심을
품으로 꼭 끌어안는다.
세상이 아무리 험해져도 살아있는 온기의 이 조그마한 사랑이 가슴을 쿵하고 울리며
아직도 살아 숨 쉬는 사랑, 온기, 그리움,.... 그런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아메리카노 싱겁고 따뜻하게 드시죠, 할아버지는 시럽 3스푼 할머니는 얼음 3조각 " 하며
친절하게 눈웃음치며 걷는 운동 마치고 들리는 노부부의 모습에 웃음을 선사하며 친절하던
커피 집 그 소녀.....
감동이라는 것은 큰 물질로 오는 것도 아니요, 요지가지로 꾸며진 말로도 오는 것은 아니었다.
그 작은 모퉁이에서 흘러오던 작은 물방울 같던 말씨..... 그 속에 그런 큰 아름다움이 손수 뜬
수세미와 앙증맞은 초록 두꺼비 상으로 내 가슴을 후려친다.
소리 없이 더 좋은 곳으로 직업을 찾아 떠난 그 소녀의 앞 날과 그 소녀를 선택한 그 직장의
앞 날이 기대되고 큰 축복이 그 소녀의 품으로 막 달려가기를 바라며 한쪽 구석 자리에
따뜻한 커피 두 잔을 든 손과 마음이 기도를 한다.
항상 건강하고 좋은 일만 가득하라고.....
마음을 파고드는 그 고움
이 보다 더 큰 선물 있던가
순간순간 걸친 시간들
울리고 웃기고 하는 것들
거기에 있는 감격적인 순간
커다란 물질도 아니요
형체 없는 감동이 안겨옴이라
팔순의 가슴과 길 위에
이 보다 더 큰 선물 있던가
잘 살고 못 사는 것은 말이야
큰데 있는 것이 아니요
구석진 어느 골목 어느 곳에서
느닷없이 나타나서 울리는
착하고 고운 그 소녀
정겨운 그 작은 정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