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5. 꽃부리의 이야기 < 2025년 6월 28일 >
누가 친구이고 누가 아니던가 / 임 선영
늘 공부를 한다는 것은 삶과 죽음의 문제 해결을 하기 위해 다가
서는 것이라 믿는다.
진정 마음의 자유를 얻기 위해 죄와 복을 마음대로 하기 위해 마음
공부를 하다 보면 벌써 이 세상과 스스럼없이 이별할 때가 된 것을
느낄 때가 있다.
그 속에서 마음이 모든 행동이 자유스러워지는 부럽지도 않고 화나지도
않는 자유를 느낄 때도 있다.
내 그렇게 된 것은 자칫 방심의 발로인가 생각하나 순간 이 자유를 모두 지키며
유연 해 질 때 참 자유가 오는 것을 소름 끼치게 느낀다.
하루를 열심히 살려고 즐겁게 살려고 여기저기 발 디디며 돌아다니다가 내 몸
쉴 곳에 들어서서 가다 보면 그렇게 친하지도 안 했던 동생이
"아이고 어디 다녀오세요, 이쁘게 하시고 그동안 보고 싶었어요"
말로 천냥 빚을 갚는다고 말로 천냥 기쁨을 선사하는 그녀는 오늘 하루의 나를
대변이라도 하듯 꼭 나를 천사를 만들어 그를 포옹하게 만든다.
난 생각도 안 했던 분의 반기는 그 말에 난 입가에 웃음이 번지며
"그랬어요, 그냥 그렇게 바쁘네요, 고마워요"
바로 머문 그 자리에 들어서면서 실천에 들어간다.
" 참 당신 대단하네요, 퇴직 후 그 긴 세월 동반자들을 고생 안 시키고 잘도 잘도
살게 해 준 당신 어쩌다 이런 분이 외조자가 되었을까, 고맙습니다"
고맙다고 끌어안고 흐뭇 해 하는 사람은 이렇게 답한다.
" 당신의 그 덕을 내 갚음이요"
누가 친구이고 누가 친구가 아니던가, 다 살아있는 이웃이고 만 곳에 핀 꽃도
서 있는 나무도 풀도, 사람도 다 각자의 자태를 뽐내며 자신들의 자리를 지키며
잘 살려 최선을 다 한다.
삶이 나와 다른 친구도 보면 반갑고, 가느다란 줄기를 흔들리는 나팔꽃도
바람과 친구 하며 하루가 즐거웠고 이름 모를 꽃들 나무들 하늘에 두둥실 떠 가는
구름조차도 태어나 있는 한 각자의 자태를 뽐내며 오늘 하루의 자리들을
지키며 흘러가고 있고 피여있고 흔들리고 있었다.
각자의 자태로 하늘과 햇빛 바람과 흙이 빚어낸 조화들은 그 자체로 하나의 수행자
역할을 하며 말없는 성서의 한 페이지로 마음을 울리며 최선을 다하지 않던가.
누가 친구이고 누가 친구 아니던가 이토록 조화로운 생명들 앞에서 나의 분별은
무의미했다.
살아있는 모든 풍경 앞에서 시비와 이해를 잠시 내려놓고 도토리 키 재기의 많고
작고 일어나는 분별을 턱 버린다.
모든 만물의 사이 바람결에 티끌 같은 분별하는 마음을 저 유유히 흐르는 구름과
같이 홀연히 떠 보내며 이렇게 살고 걷고 따뜻한 은신처가 있으니 모든 것
은혜이고 또한 감사함이여라.
늘 오늘 하루 사는 그 자리가 내가 옳게 살고 갈 자리이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