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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뱅에서 인류까지 20 형제(행성)들 ⑦-⑤ 목성

태양계의 왕형님 - 목성

by 할리데이

목성은 태양계에서 가장 큰 행성이다. 질량 또한 태양계 행성 중에서 가장 크다. 지름은 지구의 11배, 질량은 지구의 318배에 달한다. 목성 안에 지구를 천 개나 넣을 수 있다. 특히 질량은, 태양을 제외한 태양계 내 질량의 71퍼센트를 차지한다. 태양계의 다른 행성들의 무게를 다 합친 것의 2.5배에 해당하는 무게이기도 하다. 여하튼 목성은 덩치로는 태양계 내의 왕형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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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성의 신상을 한번 파악해 보자. 목성은 거대 가스 행성이다. 지구 같은 단단한 암석이 아닌 가스로 표면이 뒤덮인 행성이어서다. 하지만 목성도 중심부인 핵은 암석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핵의 바깥쪽을 액화 수소가 감싸고 있고, 다시 그 바깥쪽을 수소와 헬륨 가스가 감싸고 있다. 목성의 표면은 갈색과 하얀색 줄무늬가 교대로 나타나는 아름다운 문양을 띠고 있는데, 목성의 대기에 있는 암모니아 구름대 중에서 태양의 빛을 많이 반사하는 부분은 밝은 흰색으로, 적게 반사하는 부분은 짙은 갈색으로 보인다. 이 무늬는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는데, 목성의 표면이 가스 즉 기체로 이루어져 있어서 대류작용이 활발하게 일어나기 때문이다. 줄무늬가 교대로 나타나는 것은, 마치 지구에서 적도를 기준으로 위도에 따라 편동풍과 편서풍이 불 듯이 목성에서도 적도를 기준으로 동풍과 서풍이 위도에 따라 교차하면서 불고 있어서다.


그리고 목성의 외모 중에 빼먹을 수 없는 게 있다. 대적반이라고도 불리는 대적점(大赤點, Great Red spot)이다. 대적점은 발견 초기, 목성의 거대분지로 생각되었지만, 탐사선들에 의해 거대 소용돌이 즉 목성의 대기에서 작용하는 일종의 태풍 현상임이 확인되었다. 대적 점은 목성의 적도 아래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시계 반대 방향으로 시속 500킬로미터의 속도로 회전하고 있다. 크기는 지름이 약 16,000킬로미터에 달하는데 이는 지구 지름(12,756킬로미터)보다 훨씬 크다. 지구 하나가 충분히 들어가고도 남을 크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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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적점과 지구의 크기를 비교한 상상도>

대적점은 지구가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크기가 크다. 목성의 태풍인 대적점은 1655년 이탈리아의 천문학자 카시니에 의해 발견된 이래 지금까지 최소 380여 년을 활동해오고 있다. 현재 크기가 계속 작아지고 있는데, 몇 백년 후에는 대적점도 완전히 사라질 것이다.


목성에서는 1610년 갈릴레오에 의해 이른바 ‘갈릴레오 위성’이라 불리는 위성 네 개가 발견된 이래, 현재까지 79개의 위성이 발견되었다. 목성에서 가까운 순으로 이오, 유로파, 가니메데, 칼리스토 네 개가 갈릴레오 위성인데, 이들 네 위성은 한결같이 크기가 크다. 유로파를 제외한 나머지 세 개는 달보다 크다. 이처럼 갈릴레오 위성들은 크기가 커서 인류의 많은 관심을 끌고 있기도 하다. 그러던 중 목성 탐사선 갈릴레오호가 유로파, 가니메데, 칼리스토의 표면 아래에 물이 존재한다는 증거를 찾아냈다. 특히 유로파에서는 얼음이 아닌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한다는 증거를 찾아내기도 했다. 그리고 이오에서 지구의 100배 규모에 달하는 대규모 화산활동이 일어나고 있는 것을 관측하기도 했다.


앞서 이야기했듯 목성은 덩치가 아주 크다. 태양계 내 다른 행성들의 질량을 다 합친 것의 2.5배가 될 정도로 크다. 그런데 이렇게 덩치가 크다는 것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 그만큼 중력 또한 크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목성은 그 덩치에 걸맞게 태양계의 운영 과정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목성은 중력을 통해 태양계 내 다른 행성들과 소행성들과 운석들의 운행 과정에, 그리고 혜성의 탄생 과정에 절대적으로 관여하고 있다. 목성이 여타 천체들의 운행에 관여하는 방식은 세 가지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는데, 첫째는 자신의 근처로 다가오는 떠돌이 천체를 직접 삼켜 버리는 방식이다. 둘째는 자신의 중력을 이용하여, 태양계를 배회하는 어떤 천체를 태양계 밖으로 쫓아 버리는 경우이다.* 셋째는 두 번째와 같은 원리이지만 방향을 바꾸어 천체들을 태양계 안쪽으로 보내버리는 경우이다. 동결선 또는 소행성대 안쪽으로 말이다. 이런 세 가지 방식을 통해 목성은 태양계 왕형님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특히 두 번째와 세 번째 역할을 버무려서, 태양계의 아득히 먼 곳으로부터 미행성을 불러내 태양계 안쪽으로 들여보내기도 한다. 혜성으로 탈바꿈시킨 채 말이다.

[*우주 공간에서 움직이는 천체들 간에는 각각의 중력과 당초 운동량에 의한 상호작용이 지속적으로 발생한다. 두 천체가 가까운 거리를 지나게 될 때 중력이 우세하면 둘은 결합하게 되고, 균형을 이루면 ‘공통무게중심’을 중심으로 회전(공전)하게 된다. 하지만 운동량이 우세한 경우 둘은 스쳐 지나게 되는데 이때 가속 또는 감속, 방향 전환 등이 일어나게 된다. 이 원리를 이용하여 태양계 공간에서 우주 탐사선의 속도를 가감속 시키거나 방향을 전환 시키기도 하는데, 이를 ‘스윙바이’라고 한다.]


이제 목성에 관한 뒷담화를 조금 해보자. 목성에서는 태양의 밝기가 지구에서 보는 그것의 4퍼센트 밖에 되지 않는다. 빛의 세기와 밝기는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는데, 지구와 태양 간 거리의 다섯 배 정도되는 거리에 목성이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목성에서는 폭풍이 한번 몰아치면 수십 년을 간다고 한다. 앞에서 말한 대적점의 경우 처음 발견된 1655년부터 아직까지도 태풍이 불고 있다. 최소 400년 가까이 태풍이 유지되고 있는 셈인데, 대적점은 지금 조금씩 작아지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목성은 적도 지역과 극 지역의 자전 속도가 다르다. 이것은 목성의 표면이 기체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인데, 원심력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 적도 지역은 자전 속도가 더 빠르다. 이런 현상은 다른 가스형 행성은 물론 태양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위성을 최소 79개나 품고 있고, 큰 덩치와 그에 따른 강력한 중력장으로 태양계 내 동생들의 위계질서 유지를 담당하고 있으며, 지금보다 75배 정도만 더 컸다면 진짜 별이 되었을 수도 있었던 목성은 ‘미니 태양계’의 주인으로도 불리고 있다.



<태양계의 형제들 ⑦-⑥ 토성 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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