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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승자 - 끈질긴 사람

성공으로 가는 4 계단

by 할리데이

제법 철학의 향취를 품은 우스개 이야기가 있다. 끈질긴 사람에 관한 이야기다. 머리 좋은 사람도 노력하는 사람을 못 이긴단다. 그리고, 노력하는 사람도 운 좋은 사람을 이길 수 없단다. 그런데 운 좋은 사람을 이기는 사람도 있다며 이야기가 이어진다. 끈질긴 사람이 결국 그 운 좋은 사람을 이긴다고 한다. 포기하지 않는 끈질긴 사람이 최후의 승자가 된다며 말이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면 운조차 극복할 수 있다는, 나름 철학이 담긴 우스개 이야기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여기서부터 시작이다. 이야기에 담긴 메시지가 따로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 이야기는, 네 가지 유형의 사람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머리 좋은 사람, 노력하는 사람 등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사람이 살아가면서 지녀야 할 소양에 관한 이야기와, 어쩔 수 없이 겪어야 하는 상황에 관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이 이야기는 기본 역량이라는 것을 비롯해, 현재의 노력과 포기하지 않는 집념, 그리고 거기에 더해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자 변수로서의 운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첫 번째 이야기다. 사람의 머리는 타고난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말이다. 하지만 이 이야기에서는 날 때부터 타고나는 천부적인 지능이나 재능으로서의 머리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보다 확장된 메시지로서 ‘기본 역량’에 관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기본 역량이란 개인이 오랜 기간 동안 꾸준히 쌓고 체화한 경험과 일반 지식 그리고 좋은 습관을 개념화한 말이다. 다르게는 기본기, 평소 실력이라고도 표현할 수 있다. 기본 역량은 사람이 성공을 향해 가는 과정에 우선적으로 갖추어야 할 소양이다. 운동선수를 예로 들어보자. 운동선수는 평소에 기초 체력을 잘 다져 놓아야 한다. 기초 체력이 부족한 선수는 자기 종목만의 기량을 원활히 연마할 수도, 경기에서 제대로 기량을 발휘할 수도 없다. 마치 이처럼, 기본 역량은 사람이 성공을 향해 가는 과정에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소양이라 할 수 있다. 당연히 이 기본 역량은 평소에 꾸준히 다져 놓아야 한다. 운동선수가 기초체력을 하루아침에 다질 수 없듯 기본 역량 또한 단기간에 함양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기본 역량은 성공을 위해 지녀야 할 첫 번째 소양이다.


두 번째는 노력에 관한 이야기다. 앞 이야기에서 머리의 의미가 보다 확장적이었듯, 이 이야기에서의 노력의 의미 또한 보다 다중적이다. 여기서의 노력은, 성공을 위해 ‘바로 지금’ 투자해야 하는 ‘구체적이면서도 강도 높은’ 노력을 의미한다.

사람이 성공을 이루기 위해서는, 설정한 목표에 부합하는 그리고 그에 상응하는 높은 강도의 노력을 투자해야 한다. 가령 운동선수는 기초체력만으로 자기 종목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없다. 자기 종목에서의 성공을 위한 그 종목만의 특화된 기량을 땀 흘려가며 연마해야만 한다. 운동이 아닌 분야에서도 성공을 향한 프로세스는 마찬가지다. 목표 달성과 성공을 위해서는 기본 역량이라는 선행 요건에 더해, 현재의 노력이라는 후행 요건을 충족시켜야만 한다.

이 현재의 노력은 운동선수든 수험생이든 그리고 직장인이든 사업가든, 누구에게든 요구되는 절대 요건이다. 그리고 사람이 삶의 성공을 향해 가는 과정에 충족시켜야 할 두 번째 소양이다.


<태권도> 2014 인천 아시안 게임

KOREA.NET - Korean Culture and Information Service (Photographer name)

CC BY-SA 2.0


세 번째는 ‘운’에 관한 이야기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겪을 수밖에 없는 돌발 상황과 변수로서의 운 이야기이다.

시간을 잠깐 거슬러 올라가 보자. 2002년, 우리나라의 월드컵 4강 진출은 온 나라를 환호로 들끓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 무렵 치킨집을 신규로 오픈한 사장님들은 더욱 열렬한 환호성을 질렀다. 월드컵 4강 진출 덕분에 매출이 급상승하면서, 성공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채 몇 해도 지나지 않아 치킨집 사장님들은 실패의 쓰라림을 오롯이 맛볼 수밖에 없었다. 조류 인플루엔자가 치킨 시장을 강타하면서 매출이 급격히 하락했기 때문이다.

월드컵 4강 진출과 조류 인플루엔자 발생은 치킨집 사장의 의지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던 외부 변수일 뿐이었지만, 치킨집 사장의 성공과 실패를 판가름하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세 번째 이야기는 이처럼, 실체적 요인으로서 사람의 일을 좌우하고 있는 외부 변수에 관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운이라는 표현으로 말이다.

이처럼 우리는 외부 변수인 운에 늘 노출되어 있다. 웬만한 누구도 그것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아닌 게 아니라 글머리의 우스개 이야기에서도 세상살이에 따르는 과정으로서의 운을, 기본 역량과 현재의 노력보다 상위 요소로 배치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여기서도 알고 가야 할 게 있다. 이 이야기에도 숨겨진 메시지가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크든 작든, 느끼든 느끼지 않든, 우리는 이미 상수로 작용하는 변수 속에서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이 말은 곧 예기치 않게 일어나던 그 변수가 더 이상 변수가 아닐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결국, 우리가 운이라고 일컫던 것도 사실은 더 이상 운이 아닐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세상일에는 변수가 늘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치킨집 사장에게 실패를 안겨주었던 조류 인플루엔자는 돌발 변수가 아니었다. 미리 예견하고 대비했어야 하는 사실상의 상수였다.

결국 운이라는 것도 더 이상 운이 아니라 일상에서 늘 겪어야 하는 하나의 과정이다. 사람은 운과 함께하는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다. 운에 미리 대비하든 운을 슬기롭게 극복하든, 우리는 운과 더불어 세상을 살아가야 한다.


마지막 네 번째 이야기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집념’에 관한 것이다. 우스개 이야기에서의 그 끈질김이다. 어떤 일을 이룬다는 건 원래 어려운 일이다. 성공을 쟁취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좋지 않은 운이라도 끼어들 때면 성공은 더욱 요원해진다. 그러나 우리 주변의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그들 또한 결코 쉽사리 성공에 이르진 않았다. 수많은 갈등과 역경을 극복하고, 불운을 동반자 삼아 성공에 다가갈 수 있었을 뿐이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면서 말이다.

성공을 이룬 사람들은 포기하지 않은 사람들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나둘씩 스스로 떨어져 나갈 때, 실 낫 같은 희망만을 등불 삼아 자기 갈 길을 끝까지 걸어간 사람들이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집념은 성공을 위한 마지막 소양이자 최고의 덕목이다.


글머리의 우스갯소리는 성공을 향해 가는 과정에 사람들이 지녀야 할 소양과 덕목을 가벼운 형식으로 전달하고 있다. 성공으로 가는 문이 금방이라도 열릴 듯한 느낌을 갖게 해주며 말이다. 하지만 우리는 세상일이 녹록지 않다는 걸 알고 있다. 몇 번의 결심과 다짐만으로 원하는 일이 이루어지지는 않는다는 걸 우리는 잘 알고 있다. 현실로 돌아와 보자. 기본 역량은 쉽게 다져지지 않는다. 마음은 급한 데 시간까지 걸린다. 현재의 노력 또한 마찬가지다. 숨돌릴 틈 없는 일상만으로도 우리는 이미 지쳐있다. 강도 높고 고도화되어야 할 현재의 노력은 현실에서는 언감생심이다. 운은 말할 필요조차 없다. 나의 실수에 더해 주변의 상황마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흘러갈라치면 이른바 블랙아웃이 돼 버린다. 그야말로 마지막 남은 진까지 다 빠져 버리는 것이다. 현실은 냉혹하기만 하다.

하지만 이쯤에서 호흡을 한번 가다듬어 보자. 그렇다면 우리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의외로 답은 간단명료하다. 우스개 이야기에서의 최종 승자가 그러했듯, 가던 길을 멈추지 않고 끈질기게 가는 것이다. 멀고 험한 길을 만나더라도 결코 포기하지 않으며 말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 기본 역량을 착실히 다지고, 당면 목표를 앞두고선 강도 높은 노력을 아끼지 않으며, 운에도 대비하면서 말이다. 물론 그 과정에는 끝없는 의구심과 마음속 갈등이 우리를 괴롭힐 것이다. 이 길이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이 맞는지? 과연 내가 이 길을 끝까지 갈 수 있을지? 그러나 여기서도 우리가 취해야 할 선택은 마찬가지다. 포기하지 않으며 가던 길을 끝까지 가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보다 앞서간 수많은 완주자들 또한 그렇게 길을 걸어갔을 뿐이다.

길이 멀어 한 번씩 쉬어 가더라도, 길이 험해 잠시 돌아가더라도, 끝까지 여정을 이어가자. 바로 저 길모퉁이 너머에, 목표지점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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