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구가 필요하다
나는 현재 허리가 좋지 않다.
한 달 정도 되었다.
원래 더 어렸을 때 디스크가 있었는데 다시 안 좋아졌다.
요즘은 그냥 앉아 있는 것도 무서울 때가 있다.
조금만 앉아 있어도 허리에 통증이 밀려온다.
“어, 왜 이러지? 원래 안 이랬는데…”
더 안 좋아진 거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 생각이 들던 순간이 하루 중 제일 힘들었다.
예전엔 멀쩡했던 내 몸이, 이제는 나도 모르게 무너지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몸이 무너지니까 마음도 같이 무너진다.
나름대로 계획을 세워두고 있었고,
어떻게든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몸 하나가 모든 걸 가로막기 시작했다.
허리는 아프고, 목도 불편하고, 누워도 앉아도 서 있어도 편한 자세가 없다.
하루 종일 내내 불편한 감각 속에서 살아야 하니까,
점점 “이 몸으로 앞으로 뭘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나를 괴롭힌다.
정신이 힘들 땐 보통 걷거나, 좋아하는 걸 하면서
마음을 조금씩 풀어낼 수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
움직일 수 없는 고통 앞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점점 줄어들고,
숨 돌릴 수 있는 틈이 사라진다.
그럴 때면 문득
거대한 벽들 사이에 갇혀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어디로 가야 할지도 모르겠고,
그냥 그 안에 갇힌 채로 무기력하게 떠내려가는 느낌.
요즘은 문득문득 그런 생각도 든다.
“왜 이렇게 불안하지?”
누구나 한 번쯤 겪는 불안이라고 생각해보려 해도,
이건 그보다 좀 더 깊고 날카로운 느낌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나만 뒤처지고 있는 건 아닐까”,
“내가 계획했던 인생에서 너무 멀어진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마음을 흔든다.
분명 아직 어리다 젊다.
25살 많은 기회가 있고 무엇도 할 수 있다.
근데 왜 이렇게 불안한 걸까
사실 내가 바라는 건 엄청난 게 아니다.
아프지 않고, 일하고, 사람들과 웃고,
좋은 하루를 보내는 것.
그냥 그런 평범한 것들.
그런데 그 평범한 하루를 유지하는 것조차
이제는 너무 멀고 어렵게만 느껴진다.
불안하다.
나아지지 않는 게 가장 힘들다.
아프다는 건 단순히 통증이 있다는 게 아니라
나의 모든 계획과 시간, 의지를 삼켜버리는 일이라는 걸
요즘 너무 실감하고 있다.
그래도 뭔가 해야 할 것 같아서
글을 써본다.
이게 완전한 탈출구는 아니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살아나고 싶은 마음은 있다.
그게 무슨 방식이든,
언제일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이 절망 속에서도 나를 버티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기를 바란다.
지금 나는 괜찮지 않다.
그저 그 말을, 남기고 싶었다.
“불안은 아직 오지 않은 내일을
오늘에 끌어오는 것이다.”
에크하르트 톨레
출처: 『The Power of N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