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일기1 #불안

탈출구가 필요하다

by 일기와 필름엘범

나는 현재 허리가 좋지 않다.

한 달 정도 되었다.

원래 더 어렸을 때 디스크가 있었는데 다시 안 좋아졌다.

요즘은 그냥 앉아 있는 것도 무서울 때가 있다.

조금만 앉아 있어도 허리에 통증이 밀려온다.

“어, 왜 이러지? 원래 안 이랬는데…”

더 안 좋아진 거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 생각이 들던 순간이 하루 중 제일 힘들었다.

예전엔 멀쩡했던 내 몸이, 이제는 나도 모르게 무너지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몸이 무너지니까 마음도 같이 무너진다.


나름대로 계획을 세워두고 있었고,

어떻게든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몸 하나가 모든 걸 가로막기 시작했다.

허리는 아프고, 목도 불편하고, 누워도 앉아도 서 있어도 편한 자세가 없다.

하루 종일 내내 불편한 감각 속에서 살아야 하니까,

점점 “이 몸으로 앞으로 뭘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나를 괴롭힌다.


정신이 힘들 땐 보통 걷거나, 좋아하는 걸 하면서

마음을 조금씩 풀어낼 수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

움직일 수 없는 고통 앞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점점 줄어들고,

숨 돌릴 수 있는 틈이 사라진다.

그럴 때면 문득

거대한 벽들 사이에 갇혀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어디로 가야 할지도 모르겠고,

그냥 그 안에 갇힌 채로 무기력하게 떠내려가는 느낌.


요즘은 문득문득 그런 생각도 든다.

“왜 이렇게 불안하지?”

누구나 한 번쯤 겪는 불안이라고 생각해보려 해도,

이건 그보다 좀 더 깊고 날카로운 느낌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나만 뒤처지고 있는 건 아닐까”,

“내가 계획했던 인생에서 너무 멀어진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마음을 흔든다.

분명 아직 어리다 젊다.

25살 많은 기회가 있고 무엇도 할 수 있다.

근데 왜 이렇게 불안한 걸까


사실 내가 바라는 건 엄청난 게 아니다.

아프지 않고, 일하고, 사람들과 웃고,

좋은 하루를 보내는 것.

그냥 그런 평범한 것들.


그런데 그 평범한 하루를 유지하는 것조차

이제는 너무 멀고 어렵게만 느껴진다.


불안하다.

나아지지 않는 게 가장 힘들다.

아프다는 건 단순히 통증이 있다는 게 아니라

나의 모든 계획과 시간, 의지를 삼켜버리는 일이라는 걸

요즘 너무 실감하고 있다.


그래도 뭔가 해야 할 것 같아서

글을 써본다.

이게 완전한 탈출구는 아니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살아나고 싶은 마음은 있다.

그게 무슨 방식이든,

언제일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이 절망 속에서도 나를 버티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기를 바란다.


지금 나는 괜찮지 않다.

그저 그 말을, 남기고 싶었다.

“불안은 아직 오지 않은 내일을

오늘에 끌어오는 것이다.”

에크하르트 톨레

출처: 『The Power of N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