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문화는 인내에서 만들어진다
[팀리더] "알아서 잘해 주면 좋을 것 같은데 보고서를 보면 오탈자 투성입니다. 조금만 신경 쓰면 될 것을 자기 업무에 대해 책임감이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책임자는 자신의 업무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어야 하는데 내가 물어보면 제대로 대답을 하지 못합니다. 믿고 맡겨야 하는데 팀원들의 수준을 보면 그럴 수가 없습니다. 모든 일을 세세히 살피지 않으면 보고서가 윗선으로 바로 올라가서 때문에 결국 팀장인 저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일이 잘못되면 팀장이 다 같이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완벽하게 업무를 살펴봐야 합니다. 팀원들에게 어떤 일을 맡겨도 영 믿음이 가지 않으니 제가 신경 쓸 일이 많습니다".
[팀원] "저희 팀장님은 재경 출신이라서 그런지 꼼꼼하고 실수하지 않는 까칠한 사람으로 소문이 났습니다. 기대 수준이 높다 보니 보고서를 비롯하여 각종 서류에서 틀린 숫자나 글자가 발견하면 화를 냅니다. 매사 실수를 잡아내기 위해 집중하다 보니 늘 신경이 날카롭습니다. 또한 자신의 지시한 내용을 꼼꼼하게 기록하고 있어 팀원이 지시한 내용을 기억 못 하거나 보고서를 다르게 작성해 오면 화를 냅니다. 또한 사소한 실수나 디테일하게 캐묻고 대답을 못하면 인격적인 모독을 합니다. 소리를 지르면 머릿속이 하얘지고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아서 보고하는 것이 두렵습니다. 모든 것이 제 능력이 부족해서 일어난다는 자책도 생깁니다. 여유가 없으니 실수를 자주 하게 되고 잦은 실수에, 잦은 수정에 점점 자신감이 떨어집니다".
인내하기가 힘들다
아이를 키워본 부모라면 인내심이 얼마나 필요한지 알 것이다. 어린아이들은 뭐든 혼자 해보고 싶어 한다. 마음이 급한 부모는 속 터지지만 아이는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스스로 밥도 먹으려고 하고 옷도 신발도 신어보려 한다. 부모가 대신해주게 되면 의존적인 아이로 클 가능성이 높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일을 스스로 해결해 내기 위해서는 기다려주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좋은 리더가 완벽한 리더는 아니다. 리더가 되었다는 것은 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았다는 것이다. 목표달성과 성과에 전념했기 때문에 리더로 승진했다. 이들은 주로 일 몰입형 리더로 추진력이나 카리스마가 강하고 높은 기대 수준을 가지고 있다. 꼼꼼함, 치밀함, 주도면밀, 성과위주, 목표관리 중심 등의 이들을 대표하는 말이다.
심리학적으로 완벽을 추구하는 사람은 불안감이 있다고 한다. 이러한 불안은 대체로 성장과정에서 성과를 강요받거나 과도한 경쟁을 경험했던 사람들에게서 나타난다. 인정받고 싶고 사랑받고 싶은 심리가 자기 자신에게 매우 높고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게 한다. 작은 실수라도 타인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버림받을 것 같은 심리가 작동하는 불안한 상태이다. 이러한 사람들은 자신에게 높은 기준을 적용해 끊임없이 노력함으로써 탁월한 성과를 내는 경우가 많다. 내 업무뿐만 아니라 내 업무에 영향을 주는 다른 사람의 업무까지 엄격하게 관리함으로써 위기상황 능력도 뛰어나다. 완벽한 리더일수록 자신의 오랜 경험과 지식 바탕으로 올바른 해결책이라 믿는 방법을 유지한다.
팀원들에게도 높은 기준을 적용하여 높은 강도의 업무를 맡기거나 우선순위에 관계없이 모든 일을 잘해야 한다고 기대한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완벽함에 준하지 않으면 모든 것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본인이 뛰어나서인지 웬만한 일에 칭찬을 하지 않는다. 항상 왜 이렇게 밖에 못할까 실망감만 갖는다. 실패에 대해서도 지나치게 가혹한 태도를 보인다. 지나간 실패들까지 반복해서 언급하여 팀원들의 자존심을 떨어뜨리게 한다. 팀원들의 잘못을 일일이 들추어 책임을 추궁하고 실패에 대한 모멸감을 준다. 대부분의 리더는 자신의 지적 및 사회적 능력을 과대 평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런 행동은 팀의 심리적인 에너지를 소진하게 되고 낙인찍히지 않는 사람들의 심리적인 안정을 해치게 된다.
사람은 실수하게 마련이다. 중요한 것은 실수를 대하면 리더의 태도가 구성원의 성장을 가지고 온다. 실수에 맞는 격려를 해 주면 그들도 조금씩 기대에 걸맞은 행동을 하게 되고 그 기대가 결국 실제로 이루어진다는 피그말리온 효과가 있다. 그러나 그 반대로 리더가 낮은 기대감을 보여줌으로써 낮은 수준의 성과와 행동을 얻게 되는 경우 이를 스티그만(실패증후군) 현상이라고 한다. 사람들이 제대로 맡겨진 일을 수행하지 못하는 경우 실제 능력보다는 리더의 스티그마 현상에 의해 일을 제대로 못하는 경우가 많다. 완벽을 추구하는 리더일수록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물을 가져왔을 때 다른 사람에 비해 능력과 성과가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크다. 이때 리더는 부족한 점들을 꼼꼼하게 지적해 준다. 리더가 완벽하게 챙기면 결과물이 좋아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의 노력과 과정은 무시되는 경향이 있다. 과정에서 보여주는 팀원들의 노력을 간과하게 된다. 결과 기준에서 벗어난 사람은 무능력하고 역량이 부족한 사람으로 평가하기 쉽다. 이런 사람 아래에 있는 직원들은 번아웃이 자주 일어난다. 이러한 관리방식은 불신의 골을 깊어지게 한다.
리더가 자신을 믿지 못하거나 능력이 없는 사람으로 여긴다는 팀원은 조바심을 가지거나 자신감을 상실하게 된다. 리더가 질책하면 잘못을 빠르게 인정하고 리더의 반응에 순응하는 상사의존적 성향을 가지고 온다. 변명을 하거나 잘못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회피 반응, 인정받기 위한 과도한 목표지향 행동 등의 결과를 낳는다. 다른 한편 낙인찍힌 구성원은 불만족을 표시하거나 조직행동을 거부하게 되고, 리더는 이 때문에 심리적인 에너지를 소진한다. 그리고 낙인찍히지 않은 사람들은 일의 과부하 현상 발생하여 팀워크는 깨뜨린다. 스티그마 현상은 소위 능력이 없는 구성원만의 문제가 아니라 자기 기준에 맞춰 참고 기다려주지 못하는 리더에게 책임이 있다. 이런 리더는 조직의 문화에도 영향을 준다. 조직에 문제가 발생해도 능동적으로 대처하기보다는 수동적으로 책임을 회피하려는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이런 리더 밑에 있는 사람들은 몸을 사르는 것이 습관이 되어 스스로 나서지 않는 문화가 조성된다.
인내와 긴급사이에서 줄타기
중요도와 긴급도를 기준으로 미래에 시선을 두고 오늘을 철저하게 관리하는 하는 리더는 인내할 줄 아는 긴급성이 필요하다. 그러나 리더는 늘 인내와 긴급의 균형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특히 단기 성과에 집중하는 리더가 인내하기 더 힘들다. 좋은 성과를 위해 시간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결과를 빨리 내야 자신의 상사와 조직의 신뢰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단기간의 결과에 집중하다 보면 다음 단계를 대비하는 직원들을 조급하게 만들어 의사결정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많은 사례들이 리더십을 발휘할 때 중요한 것이 인내심이라고 하다. 새로운 직원이 온보딩하거나 새로운 작업을 위임할 때 인내심은 더욱 필요하다. 신입사원이나 새로운 팀원의 경우 학습속도가 느리고 이해하기 어려운 습관이나 비생산적인 방식으로 업무를 대할 때 인내하는 것이 더 힘들다.
당장 완료해야 할 일이 있는데 맡겨 놓고 기다는 것도 힘든 일이다. 더욱이 일의 완성도가 리더의 기대 수준에 충족시키지 못할 때가 많다. 이는 당연한 일이다. 기대 수준을 충족하려면 구성원의 업무 역량을 리더와 같은 수준으로 개발해야 한다. 구성원의 업무역량이 어느 날 갑자기 좋아질 리 없다. 그럴 경우 리더가 직접 일을 도맡아 하고 팀원들은 배울 기회가 사라진다. 이런 리더들은 과도한 압박감과 쉽게 번아웃에 빠지게 된다.
좋은 리더는 업무목표 합의 후 일이 진전되지 않았다고 일을 도로 빼앗지 않고 믿음을 가지고 인내하여 자신이 도와줄 수 있는지 물어보고 기다릴 줄 안다. 그런 리더와 일하는 팀원들은 일을 하면서 고민하게 된다. 물론 개인차가 존재한다. 기대 수준을 낮추고 업무 완성도가 잠시 떨어지는 것도 감내해야 한다.
[팀리더] "역량이 안 되는 팀원들에게도 그냥 믿고 맡기면 됩니다. 리더는 조금함을 버려야 합니다. 믿고 맡기는데 명확한 업무지시를 안 한다고 불만을 토로하는 친구들도 있어서 결국은 다 해가지고 오거든요. 시간이 오래 걸리잖아요 그걸 기다려줘야 합니다 대신에 이 친구가 못할 경우를 대비하여 플랜비를 준비해야 합니다. 그 친구가 그때까지 할 수 있는지 없는지를 판단하여 어디까지 해야 할 건지 안되더라도 데드라인이 언제까지인지를 정해 놓아야 합니다. 저도 다름대로 전문성이 있으니까 정 안되면 여기서 이만큼만 네가 해라고, 또는 옆에서 세심하게 챙기면서 같이 일을 하던가 등 안 찾아봐서 그렇지 방법은 많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