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ife 365

Go on a diet!

by LiSA

어릴 때부터 걸러 본 적 없는 아침 식사 습관 때문에 먹는 샐러드와 그릭 요거트 한 상.

살이 찔까 봐 온전히 한 그릇을 채 다 비우지 못하는 직원 식당의 점심식사.

어느 정도 배는 찼지만 차마 거절할 수 없는 남은 점심시간의 간식타임.

폭식은 아니어도 늦은 시간 먹어왔던 달콤 짭짤 매콤한 근사한 야식과 알싸한 술 한잔.


이 모든 것들이 쌓이고 쌓여 BMI 30 가까이에 다다르는 '뚠뚠'한 몸이 되어버렸다.

뱃살이 찌고 온몸이 부푸는 것은 사십 대가 되어서 호르몬 탓이고 운동은 오히려 살이 쪄서 다칠까 봐 못한다는 비겁한 궤변들을 늘어놓았다.

매일같이 누적되는 자기 합리화가 정신 차리고 보니 벌써 2년이 넘었다.

건강검진표에는 고지혈증과 높은 콜레스테롤 수치가 위험단계까지 갔다며 정신 차리라고는 했지만 나는 내 생활 방식을 고쳐먹을 마음을 미처 먹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찌뿌둥한 몸을 풀기 위해 약 10분간 수행한 방구석 요가에서 나는 적잖게 충격을 받았다.

나름으로 제법 유연하다고 자부했던 나인데 온몸이 뻣뻣해져서는 발끝에 손을 닿기도 어려웠다.

이게 나이 먹는 것인가? 아니면 뱃살 때문에 수그려지지 않는 건가!?

오만가지 생각이 들며 더는 이렇게 살아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 여러분도 이런 상황이라면 여러분은 어떻게 할 작정인가?


1. 샐러드와 닭가슴살, 섬유질이 많은 식단을 중심으로 당을 끊고 건강한 식단 시작

2. 밖에 나가 조금씩 슬로우 조깅 시작

3. 필라테스나 헬스장 등록


등등... 건강한 습관들을 생각할 것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나라는 인간은 머리로는 저런 생각들을 늘어놓을 수는 있지만 행실은 그렇지가 못하다.

그래서 선택했다.


마. 운. 자. 로.


하... 그렇다.

이것은 돈을 버는 사십 대인 나의 게으르면서도 부지런한 선택이었다.


'머리가 빠질 수도 있어요.'

'피부가 처진대요.'

'부작용으로 응급실 실려갔대요.'


등등. 그 많은 부정적 데이터를 뒤로 한 채, 나는 '해보고 안 맞으면 관두자.'라는 생각으로 감히 병원을 찾았다.


몇 달을 고민하며 인터넷을 뒤지고 뒤져 찾은 병원의 후기들에서는


'처방을 잘 안 해주세요.'

'허탕 치고 돌아왔어요.'

BMI 28 이상 블라블라


이렇게 쓰여있었기에 나름으로 긴장한 채 오만가지 생각을 품고 무거운 발걸음을 이끌고 병원을 찾았다.

병원에 갔을 때 병원 로비에는 꽤나 많은 사람들이 앉아 있었고 나 이후로도 새롭게 접수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보기에는 대부분 정상체중으로 보였으나 다들 다이어트약을 처방받고자 온 사람들이었다.


내 앞에 앉아있던 여자가 호명되자 진료실로 들어갔다.

약 5분이 지났던가. 진료가 꽤나 길다는 생각이 들며 초조해졌다. 뭘 묻는 거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진료실을 나온 내 앞 여자는 카운터에 가서 작은 목소리로 처방이 없다고 말한다.


"몇 mg신가요?"

"처방을.. 안 해주셨어요."


병원을 빠져나가는 그녀의 뒷모습은 정말이지 누가 봐도 정상체중이었다.

아.. 저런 여성도 살을 빼려고 병원을 찾는구나. 뼈 말라 체형이 유행하는 지금 대한민국의 현주소다.

곧이어 내 이름이 불리고 진료실을 들어갔다.


"키와 몸무게 말씀해 주세요."

"000cm, 00kg이요."

"위고비, 마운자로 모두 처음이신 거죠?"

"네."

"아 네.. 약간 비만끼가 있으시니까.. 마운자로 2.5mg로 시작하는 건 아직 좋은 선택입니다. 단, 반드시 운동을 병행하셔야 합니다. 나가시면 간호사가 안내해 줄 거예요."

"끝인가요?"

"네. 나가시면 됩니다."

이 대화가 이루어지기까지 몇 분이나 걸렸을까?

아마 1분도 채 안 걸렸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누구보다도 빠른 속도로 약을 처방받아 주사하는 법을 안내받은 후 어딘지 모르게 허탈함을 안고 밖을 나섰다.

주사 맞기로 결정하기까지는 수개월이 걸렸는데 진료받고 돈 내고 나오는 건 이렇게나 찰나구나. 내가 생각보다 뚱뚱하긴한가보다. 현타가 왔다.

어쨌든 뭐든 시작이 반이긴 하네.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었다.


돈을 처발라 가며 덜 먹게 만들어주는 묘약을 처방받은 나는 과연 이 싸움에서 이길 것인가?

'반드시 운동을 해야 합니다.'라는 의사의 말이 아직도 귓가에 맴돌지만 나는 아직 운동은 시작 전이다.

이 못난 생활 습관부터 뜯어고쳐야겠다.


오늘로써 3일 차. -700g이다. 혹자가 말하는 똥 한번 싸고 나면 빠지는 무게.

뭐.. 일단 시작했으니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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