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일은 잘 없다.

by 제이

그런 일은 잘 없다.


가만히 있는 나를 뿌리째 뽑으려는 상사에게 죽빵을 날리는 일은 잘 없다

다정한 말투를 가진 나를 비웃는 상사가 참교육을 당해서 회사에서 잘리는 일은 잘 없다.

성실한 태도의 나를 도마에 올리는 그 사람은 아마도 무난하게 승진하여 승승장구 할 것이다.

냉가슴 앓는 내 자신만 벙어리가 되어 이불 속에서만 그에 대한 달변의 비난을 읊을 것이다.

나를 밀어내고 선 자와 상사가 대판 사이가 틀어지길 맘속으로 고대하지만, 그런 일은 잘 없다.

그들은 공동의 목표를 향해 발에 걸리는 나는 쓱 차버리고 나아갈 것이다.


나는 이렇게 태어난 인간이다.

그는 그렇게 태어난 인간이다.

정상의 인간은 원래 비정상의 인간을 이길 수 없다.


나는 여린 바람에도 흔들리는 풀꽃으로 태어난 인간이다.

그저 흔들리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

그저 같은 풀꽃이며 들꽃이며와 만나 눈물 뚝뚝 흘리며 꽃무더기를 만들 수밖에 없다.

그냥 행복해지는 수 밖에 없다.

풀꽃의 향기를 품고 하루하루 조근조근 행복할 수밖에 없다.

풀꽃끼리 들꽃끼리 깔깔깔 웃는 수밖에 없다.


저기 승승장구하는 그를 축하할 아량까지는 없다.

너무 치사하고 부러워서 눈물이 날 지경일지도 몰라.

우는 걸 부끄러워 말고 들꽃끼리 풀꽃끼리 엮여 울어버리지 뭐.

그리고 해가 뜨면 눈물 마른 눈 들어 하늘 한 번 본다.

그리고 오늘의 행복을 찾아 촘촘촘 걸어간다.


슬프지만 그를 이길 수는 없다. 복수를 할 깜냥도 안 된다.

그래도 행복할 수는 있다. 오늘의 몫으로 행복할 수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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