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책으로

#1일 1 글 실천 중

by 인유당

옛날에는 눈 나빠지니까 책 많이 보지 말라고 했었다.


그런데, 어쩌다 책이 그래도 눈에 덜 해로운 매체가 되었다.


논문 인쇄 맡기기 전에 눈이 빠지게 들여다봤더니만( 눈이 흐려져서 화면이 안 보이면 3시간 순삭),

몹시도 눈이 피곤하여 더 이상 컴퓨터 화면을 못 들여다보겠다.

그래서...... 종이책에 집중할 수 있는 노트북 반입금지 열람실에서 활자 보고 있다.


올여름, 방학에 벽돌책 몇 권을 읽으려고 작정하고 리스트업 하고 책을 장만했는데 그 작정은 온데간데없이 당장 끌리는 '모빌리티'를 시작했다.(그리하여 또 이 책 저 책 사야 하는구나.)


석사논문 지도교수님 학과 조교에게 연락이 왔다.

지원 안 하셨어요? (어제가 원서마감이었다.)

2차 모집 때 원서 내려고요. 연구계획서를 못 썼습니다.라는 이야기를.....(나는 지도교수님의 잡은 물고기인 듯. 외치고 싶다. 교수님! 저도 딴 데 좀 기웃거려 보고요. 고민하는 척이라도 해야 되지 않겠어요?). 여름학기 졸업이라는 게 참 애매하다. 후기모집은 안 하는 학교, 인원을 적게 뽑는 학교가 많아 어어어 하다 보면 연달아 진학하기가 어렵다. 논문통과하고 나니, 대부분의 학교들이 이미 모집을 끝냈다. 적어도 한 학기 앞서서 준비해놓아야 한다는 교훈.


그리하여 나는 연구계획서 내지는 수학계획이라는 걸 써야 하는데....... 도대체 계획이란 무엇인가. (김영민의 '추석이란 무엇인가' 같은 뉘앙스)

이건 안다, 인생이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는 거.(내가 제주에 유학을 온 것도 계획에 없던 일이다. 거의 충동적이었다.)

나이 많이 먹고 내린 결론이다. 이럴 때 사람들은 더욱 촘촘하게 계획을 세우거나, 계획 없이 살거나, 이것에 생각을 비우거나.... 나는 아마도 아무 생각 없이 그냥 하루하루를 사는 것으로 가고 있는 듯한데, 가끔 현타가 올 때가 바로 이런 때, 어딘가에 그럴싸하게 계획을 말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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