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 무기력 아니고 시들함인걸까
내 청취기록에 의해 뜨는 광고는 개인과외, 학원 인강 이런 것들이다.
수업생 공부, 상담 관련 콘텐츠를 많이 보기 때문일 것이다.
방학이, 집중해서 공부할 최적의 시간이다.
전업학생인데, 과연 내가 공부에만 전념할 만큼의 사람이 되는가... 가 관건이다.
겨울방학에 교수님이 하라고 주신 미션 중 하나 탐라문화에 투고할 논문을 써야 한다.
박사졸업 요건 중 하나가 박사과정 중 학회지에 논문 2편을 등재해야 한다.
대부분 1편은 석사 때의 논문을 조금 가다듬어 투고가 관행이다.(자기 표절이므로, 앞으로 이런 식의 투고는 금지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 있는데, 그게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고, 2024년까지는 그런 식의 투고도 받아주고 등재도 되었었다.)
1편은 석사논문을 이용하고 나머지 1편은 또 박사논문 주제에 가깝게 써서, 완성될 박사논문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야 한다.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졸업을 시켜주는 학교가 있는지 모르겠다만, 미국에는 이런 조건으로 졸업을 해주는 학교가 있다고 한다. 논문 세편을 학회지에 등재시키면 졸업. 이건 박사논문을 쓰고 졸업하고 나면 나누어 학술지에 3편 정도를 싣게 된단다. 그러니까 박사논문졸업->학술지에 3편으로 등재를 한다는 순서를 역으로 하여 학술지에 3편을 실으면 박사학위를 주고 졸업을 시켜준다로 바꾸어서 졸업요건을 만든 경우)
그런데.... 방학이라서 흩트러졌는지
일종의 시들함 같은 게 나를 에워싸고 있다. 굳이 우울, 무력감 이런 걸 이름 붙여야 할까....
지도교수님이 그렇게 매번 열심히 하면 일찍 지칠 수 있으니, 굳이 애쓰지 말라고, 기말과제도 슬쩍 면제해 주셨는데 이 마음, 이 멘털 어찌하면 좋단 말인가.
‘시들함 languishing’은 ‘자존감, 의욕, 의미감을 약화시키는 정신적 쇠약함 상태’로 정의된다. ‘시들함’은 우울증이나 번아웃과 동의어가 아니며, 무관심이 그 증상 중 하나이기 때문에 그저 지나가는 일상으로 치부하기 쉽다. 오랫동안 ‘시들함’과 ‘활력 flourishing’을 연구해 온 긍정심리학의 선구자이자 에모리대학교의 석좌교수 코리 키스 Corey Keyes에 따르면 이 상태는 그리 만만히 볼 일이 아니다. ‘시들함’에 빠진 사람은 자기 삶을 통제할 수 없다고 느끼고, 미래에 무엇을 원하는지가 불확실하며, 결정에 직면하면 마비될 가능성이 크다. 시들함을 방치하면 일상 기능에 지장을 줄 뿐만 아니라 심각한 정신질환과 조기사망으로 이어지는 관문이 된다. [무엇이 나를 살아있게 만드는가]/코리키스/더 퀘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