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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정원의 서향과 나누는 향기로운 아침

by Camel

작은 정원의 서향과 나누는 향기로운 아침


2월의 찬 새벽 공기를 가르며 은은한 향기가 퍼져왔어요. 우리 집 작은 정원의 서향이 어둠 속에서 달콤한 향기를 내뿜기 시작한 거예요. 아직 어둑어둑한 새벽인데도, 그 향기는 마치 봄을 데리고 오는 요정처럼 정원을 감싸고 있었답니다.


서향은 참 신비로운 꽃이에요. 추운 겨울 끝자락에 피어나 은은한 자주빛 꽃을 피우고, 그 어떤 꽃보다도 달콤하고 그윽한 향기를 선물하죠. 마치 향수를 뿌린 것처럼 정원 전체를 향기로 가득 채우는 모습이 놀랍기만 해요.


아침 햇살이 비치면 서향은 더욱 아름다워져요. 작고 소박한 꽃잎들이 모여 만든 꽃송이가 햇빛을 받아 반짝이며, 이슬방울에 맺힌 향기가 더욱 그윽하게 퍼져나가죠. 그때마다 저는 창문을 활짝 열어두어 이 특별한 향기가 집 안 가득 채우기를 기다린답니다.


서향 앞에 놓아둔 작은 의자에 앉아 따뜻한 차를 마시는 건 하루 중 가장 행복한 시간이에요. 차 향과 꽃향기가 섞여 만들어내는 특별한 향연은 마치 작은 사치 같아요. 때로는 책을 읽기도 하고, 때로는 그저 향기에 취해 멍하니 있기도 하죠.


눈이 내리는 날의 서향은 더욱 로맨틱해요. 하얀 눈송이가 자주빛 꽃잎 위에 살포시 내려앉으면, 마치 겨울과 봄이 서로 인사를 나누는 것만 같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시간이 멈춘 것처럼 고요하고 평화로워요.


서향은 우리 정원의 작은 향수가 되었어요. 매일 아침 은은하게 퍼지는 향기는 하루의 시작을 특별하게 만들어주고, 저녁이 되면 달빛 아래 더욱 깊어지는 향으로 하루를 마무리해주죠.


오늘도 저는 서향과 함께 새로운 하루를 시작해요. 차가운 겨울 공기 속에서도 봄의, 달콤한 향기를 전해주는 이 꽃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이 찰나의 향기로운 순간을 마음 깊이 담아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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