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 4-5점대 챕터북
2학년이 되고 나서, 아이가 읽을 수 있는 영어책의 폭이 넓어졌다.
눈에 띄게 달라졌다기보다는, 어느 순간부터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어 있었다.
그전까지 나는 AR 지수를 꽤 의식했다.
아이의 실력보다 반 박자쯤 앞선 책을 고르기에 고심했다.
단계를 나누고, 다음 책을 미리미리 준비해 줬다.
그러다 2학년이 되어서 아이의 영어 실력이 잘 따라오는 것 같다는 안도심이 생기면서
굳이 숫자에 아이를 맞추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이 시기에는
AR 지수와 상관없이
아이가 읽고 싶어 하는 책을 읽게 두었다.
아직은 쉽고 얇은 책을 많이 읽어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
어려운 책 한 권이 아이를 크게 성장시키기보다는,
쉽게 읽히는 책 여러 권이
아이의 마음을 책 쪽으로 더 단단히 묶어 둔다고 믿게 되었다.
아이가 원하면 만화책도 모두 사주었다.
다만 만화책은 주말에만 읽기로 약속했다.
아이의 영어 실력은
내가 앞서 가서 끌어올리는 것이 아니라,
옆에서 속도를 맞추며 걸어줄 때
조금 더 안정적으로 자란다는 걸
요즘에서야 알게 된다.
챕터북
The Chocolate Touch
✔️ AR 4.7 / 약 11,000 단어
초콜릿을 좋아하는 소년이 우연히 이상한 동전을 발견한다. 그 동전으로 산 초콜릿을 먹고 난 후 특별한 능력이 생기는데, 자신이 터치하는 모든 것이 초콜릿으로 변하는 내용이다.
3점대 챕터북에서 그림 없는 소설로 넘어가기 전 중급소설로 읽기 좋은 책
어렵지 않으면서도 이야기다운 이야기를 처음으로 만나는 AR4점 구간에 읽기 좋은 책
The Iron Man
✔️ AR 4.7 / 약 15,000 단어
한적한 시골에 불시착한 거대한 철의 존재가 나타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주민들은 처음에는 두려워하지만, 한 소년이 그와 친구가 되면서 오해가 풀리고 결국 외계의 위협으로부터 모두를 구하는 내용의 책이다.
아이는 학교 수업 중에 이 책을 먼저 접했고, 이후 집에서 회독했다.
Stone Fox
✔️ AR 4.0 / 약 21,000 단어
작은 농장에서 할아버지와 사는 소년 윌리가 할아버지와 농장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감동적인 이야기이다. 농장의 세금을 내야 하는 위기에서 윌리는 개 썰매 경주에 참가해 상금을 타오려 한다. 그 과정에서 우정, 책임감, 용기 같은 가치들을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다.
이 책도 스토리의 흐름을 잘 따라가며 재밌게 읽은 책이다.
The Box-Car Children
✔️ AR 3.8-4.2 / 약 30,000 단어
네 남매가 부모와 떨어져 지내게 되면서 버려진 기차 화물칸을 집 삼아 살아가는 이야기다. 자신들만의 집을 꾸리고, 먹을 것을 얻으며 서로를 챙기고 위기를 헤쳐 나가는 내용이다.
시리즈가 여러 권 있던데 큰 아이는 한 권만 읽었다. 이야기에 등장하는 막내의 나이가 동생 나이와 같아서 아이가 감정을 이입하며 읽는 모습이었다.
Wayside School
✔️ AR 3.3 / 약 20,493 단어
각 장이 독립적인 이야기를 담으며, 이상한 교실과 엉뚱하고 기발한 사건들로 재미를 주는 스토리다. 아이들이 공감할 만한 유머와 말장난이 많다.
큰 아이가 딱 좋아하는 '학교를 배경으로 하는 코믹물' 도서다. 역시나 굉장히 재밌게 읽었다.
가볍고 재밌는 단편묶음 스타일이라 챕터북 입문용으로 좋다.
Diary of a Wimpy Kid
✔️ AR 5.2-5.6 / 약 20,000 단어
그래픽 노블 + 일기 형식
주인공 Greg가 학교, 친구, 가족 사이에서 겪는 현실적인 성장 이야기
글보다 그림 비중이 높아서 AR지수 대비 체감 난도가 낮은 책
그림이 많아 아이가 5점대 수준이 안되었을 때 보여줬더니, 그림 위주로 빠르게 읽고 그 이후로 다시 안 보는 책. 제대로 읽지 못한 느낌이 들지만 아이가 다시 열어보지 않아서 그냥 그 정도로 읽고 넘어간 시리즈. 보여주는 시점을 조금 늦게 해서 제대로 읽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The Magic Finger
✔️ AR 4.1 / 약 8,000 단어
로알드 달 특유의 과장된 상상력이 가미된 기묘한 스토리. 마법 손가락이라는 직관적 설정이 매력적인 이야기다.
화를 내면 손가락에서 마법이 나오는 소녀가 등장한다. 사냥을 즐기는 이웃 가족에서 분노한 순간, 마법 손가락이 발동되며 사람과 새의 역할이 뒤바뀌는 이야기
4점 대지만 얇은 책으로 속도감 있고, 비교적 빠르게 완독 할 수 있는 책이다. 아이도 내용이 흥미로워 재밌고 빠르게 읽었다.
Nina Peanut
✔️ AR 3.8 / 약 6,000 단어
친구 관계가 서툰 니나가 새로운 친구를 사귀며 겪는 소소하지만 중요한 감정에 대한 이야기이다.
아이의 올 타임 페이보릿 책이다. 너무 좋아해서 작가의 다른 책이 있는지도 검색해 봤지만 찾을 수 없어 아쉬웠다.
컬러 삽화가 들어간 초기 챕터북으로 여자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책이다.
학교 생활 이야기를 좋아하는 아이에게 딱 맞는 책이다.
Ivy + Bean
✔️ AR 4.0-4.5 / 약 8,000 단어
성격도 취향도 정반대인 두 여자아이가 만나 동네에서 벌이는 크고 작은 사건에 대한 이야기
대화문이 많고, 일상 어휘 중심으로 문장은 짧지만 서사가 분명한 책
아이는 책을 읽으며 넷플릭스에 올라온 영국판 실사 시리즈를 함께 보았다. 책에서 묘사된 아이비와 빈이 실사판에서 다르게 해석된 것들이 있어 그것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보았다.
KID SPY
✔️ AR 3.5-4.5 / 약 8,000 단어
평범한 아이가 사건을 스스로 해결하는 비밀 요원으로 활약하는 이야기
유머러스한 미션과 상상력이 풍부한 상황 중심의 책이다.
처음 읽을 때도 재밌게 읽었는데, 이번 겨울 방학 때 전권을 읽고 또 읽었다. 이 책도 재밌어서 더 추가 시리즈가 있는지 알아봐 달라는 아이의 요청이 있었을 만큼 재밌는 책이라고 했다.
짧고 빠른 전개, 그림이 있어 몰입이 쉽다.
SLEEPOVERS
✔️ AR 4.2 / 약 36,000 단어
주인공 여자아이와 친구들이 서로 생일마다 파자마 파티를 하는 이야기를 그린 책이다. 주인공 소녀는 친구들과 모두 잘 어울리기를 바라지만, 클로이라는 친구의 불편한 태도에 고민이 많다. 교우 관계 속에서 불안하고 어색한 상황들이 펼쳐지고, 끝내 우정과 이해, 포용의 결말을 다룬 책이다.
큰 아이도 여자아이다 보니 학교에서 친구 관계로 마음이 흔들리는 순간이 종종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이와 자연스럽게 '좋은 친구란 어떤 친구일까'라는 이야기를 자주 나눴던 것 같다. 아이가 학교 배경의 책을 좋아하는 이유는 아마 그 이야기들이 자기 삶을 대신 말해주기 때문일 것이다.
Geronimo Stilton
✔️ AR 3.5-4.0 / 약 10,000 단어
쥐 신문사 편집장 제로니모 스틸튼이 여행과 모험 속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신문 기사처럼 풀어가는 이야기. 미스터리, 모험, 유머가 가득하고 각 권마다 새로운 장소, 캐릭터, 사건이 등장한다.
유머, 추리물도 좋아하는 여아에게 읽을만한 책이었다. 한 세트 다 읽고는 더 사달라는 말이 없어 이걸로 끝낸 시리즈
아이가 일년간 좋아하며 읽은 책들의 공통점은
이야기가 속도감 있게 전개되며, 웃음이 있고, 주인공이 완벽하지 않은 책들이었다.
항상 실수하고, 넘어지고, 큰소리치다가 후회하는 주인공의
과장된 상상과 엉뚱한 우정을 담은 성장기 스토리.
AR3-4점대 독서 관련 팁
1. 아이가 웃으며 읽을 수 있는 책을 추천한다.
이해와 속도보다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을 많이 보는 게 좋다.
2. AR 지수는 방향표이지 목적지는 아니다.
실제로 아이가 AR4-5점대 책을 읽을 수 있음에도, 점수에 연연하지 않고 3점대 책부터 고루고루 읽혔다.
3. 삽화가 있는 책을 징검다리 삼아야 한다.
그림이 많은 책을 오래 본다고 해서 미들 그레이드 픽션으로 넘어가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어린 나이에 영어 수준이 높다고 글만 있는 두꺼운 책을 읽히는 게 아이에게 책과 멀어지는 길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