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에 누가 있다고 생각하는 우리 오빠는 사실 두렵고 불안할 수도 있겠다
아침에 남편 밥을 먹이려면 겨우겨우 일으켜 세워서
(안 일어나려고 무진장 힘을 준다.
우리오빠는 주말 새벽에 세차를 하고 올 정도로 참 부지런한 사람이였는데 지금은 반대가 되었다.)
화장실로 보내고 나는 이불빨래와 침구정리로 하루를 시작한다.
시댁에서 우리 며느리 매일 이불빨려면 힘들겠다 하셨을때,
나는 "매일 뽀송뽀송 향기나는 이불에 자서 너무 좋아요~.",
"베란다가 있어 이불을 널 곳이 있어 너무 다행이에요~."
하며 괜한 너스레를 떨었다.
그런데 화장실에 들어가서 씻다가 유리에 글씨를 적었다.
h : get out my home
y :
지금 있는 사람은 윤씨라고 한다. 지난번에는 조씨였는데..
오늘도 아침에 나보고 세탁기 뒷쪽에 있는 사람 나갔는지 확인해보라고 한다.
가림막을 걷히고 확인시켜 준다.
"오빠 아무도 없어~."
그래도 안 믿는 눈치다.
처음에는 잠깐 있다 사라지는 섬망증세인 줄 알았는데
11개월째 저렇게 남들이 안보이는 것이 보인다고 할 때
너무 걱정이 되었다.
(그래도 병원에 입원해있을때보다는 많이 좋아졌다. 마주보고 있는 환자분에게 새벽에 이런말을 했다고 한다.
"건너편 건물에서 군인이 당신을 향해 총을 겨누고 있어요. 조심하세요.")
그래도 내가 그런거 없다고 할때 남편이 반응이 굉장히 부정적이거나 화를 내거나 그러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지난번에 정신의학과 교수님이
나를 해치려고 하는게 아니면 그냥 보여도 지나치라고 한말이 생각난다.
"그래 윤씨가 다녀갔구나. 아깐 있었는데 지금은 갔다보다.
다음에 오면 또 나가라고 할게!"
나도 이렇게 오빠의 말을 믿어주며 수용해줘야 할까?
무조건 없다고 하는 말은 이제 조금 삼가야겠다.
오늘도 오빠의 재활치료가 끝나길 기다리며
고민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