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에 분수가 쏟아지던 날
아이들을 키울 때 집에 온 귀한 손님처럼 대하라고 유튜브에서 봤던 게 생각난다.
퇴원하면서 어머니께서
"이제 아이 셋인데 네가 감당할 수 있겠니?"
"해봐야지요."
그 당시에는 오빠를 아이라고 말씀하시는 게 싫었다.
근데 집에 와서 보니 음.. 나는 아들을 키워 본 적 없지만 큰 아들 같이 느껴질 만큼 내 말을 안 들어줄 때가 있다.
귀한 손님 대신 큰 아들이 집에 왔다.
하루는 첫째 참관수업 때문에 학교를 같이 가고 있는데,
약을 못 삼켜서 물이랑 약을 입 안에 물고 가고 있었다.
하교하는 아이들이 있어 내가 오빠 앞에 가고 있는데
갑자기 등에 차가운 게 느껴졌다.
오빠가 기침하면서 약이랑 물을 뱉은 것이다.
차갑지만 그래도 다른 친구에게 뱉은 게 아니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 와중에 오빠는 내 등 괜찮냐고 물어본다.
괜찮아~ 하면서 가는데 오빠 화장실까지 가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하~ 화장실 가라고 할 때 갔어야지~"
하면서 나도 모르게 짧은 탄식을 내뱉었다.
(속마음 : 2시까지 첫째한테 가야 하는데,,
백팩을 안 매고 와서 오빠 기저귀가 없는데.. 하)
그런데 언어적 표현을 안 하려고 참았던 것이 도리어 비언어적 표현으로 오빠에게 상처를 준 게 아닌가 싶었다.
아이들한테 하듯이, 혼내듯이 나도 모르게 상처를 주었다. 뒷수습을 하느라 우두커니 서 있었을 오빠는 생각 못 했던 것이 자꾸 생각나서 밤에 혼자 훌쩍훌쩍 울었다.
우리 오빠는 내가 존경하는 사람이다.
어느 날 오빠 직장동료 결혼식장에 갔는데
같은 테이블에 중년여성분이 앉아계셨다.
오빠는 그분이 하시는 말을 다 들어주고 음식을 먹으며 정중하게 대했는데 내가 집에 오며 궁금해서 물어보니,
회사에서 일하시는 미화선생님이라고 했다.
(나는 엄청 높은 사람인지 알았다.)
그 선생님이 우리 둘째 낳았을 때도 내의 선물 주실 정도로
오빠는 참 좋은 사람이다.
대표님이든 미화선생님이든 같은 태도로 매사 정중하며,
말은 없지만 내가 이야기하는 것들을 기억했다가
뒤에서 챙겨주는 속이 깊은 사람.
지금도 실은 자기가 그러고 싶어서 그러는 게 아니라 다쳐서 자기도 모르게 그러는 걸 텐데
그래~오빠는 내가 함부로 대할 사람이 아니야~
진심으로 귀한 사람이야~
마음속에 잘 새겨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