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머물다

- 참치는 김밥 안에서 더욱 빛이 난다 -

by 슈크림빵

대형 프랜차이즈 매장의 홍수 속에서도 로스터리 매장들은 꾸역꾸역 연명해왔습니다. 대학의 평생교육원에서 바리스타 양성 과정 강의를 맡은 실력 있는 로스터라는 업계의 소문을 접하고는 직원 모집 공고에 두말 않고 지원했습니다. 9am - 11pm 월 - 금, 사장님의 제자에서 직원으로 명함을 바꾼 8개월 차 선임이 퇴근하는 오후 4시부터가 근무 시간,, 4580원, 2012년의 법정 시급으로 기억합니다.


제 날짜에 따박따박 찍히던 숫자의 위력을 퇴사 후에 알게 되었습니다. 뒤를 향해 내달리는 현실에 속마음은 움츠러들었습니다. 근로계약서는 고사하고 달력에 대충 휘갈긴 근무 시간을 보며 이유 있게 울컥할 때도 있었지만 로스팅을 배울 수 있다는 그 일념으로 버텼습니다. 로스팅에 목이 마른 사람을 낚는 사장님의 상습 레퍼토리라는 걸 나중에 알았으나 스스로의 선택이었으니 후회는 없었지만 한 가지 불만은 있었습니다.


분식집 기본 김밥이, 프랜차이즈 베이글이, 코스트코 조각 피자가 2500원 하던 시절,,

식대의 마지노선은 3000원,, 신입은 대번에 드러납니다. 김밥을 사고 건네받은 500원을 고스란히 돈통에 넣어 두었으니까요. 그렇게 순진한(?) 시절도 분명 있었습니다.

출근해 보니 선임의 얼굴은 사색이 되기 일보 직전,, 떨리는 손이 인사를 대신합니다.


"너무 주렸나 봐. 안 들어간다."


얼떨결에 맛보게 된 참치와 밥으로 속을 꽉 채운 어린아이 팔뚝만한 자태의 참치김밥,, 500원의 차이는 실로 매혹적이었고 선임의 짬은 여러모로 남달랐습니다.

그 후로 수개월 동안 주린 배를 달래준 참치김밥과 이별하게 된 사연은 조금 뻔했습니다.

김밥 한 줄로 허기를 달래야 했던 짠함 때문이었는지, 돌도 씹어 먹을, 먹고 돌아서면 한창 배고플 나이의 자식을 둔 엄마의 마음에서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낯선 이모님이 건네신 속재료가 반토막난 생경한 참치 김밥을 바라보며 울컥했습니다.


근무 시간에 외식은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혼자 일하는 시간대에는 감히 꿈도 못 꾸죠.

포스트맨은 벨을 3번 누르고 온다지만 손님은 예고 없이 오는 법이라지요. 먹기 쉽고 그나마 냄새가 적은 김밥을 자주 먹어 이제 질릴 만도 한데 종류가 다양해져서인지 여전히 손이 갑니다.


"우리 손녀가 입이 짧은데 참치김밥은 곧잘 먹어서. 말다가 생각이 나서 한 줄 가져왔어요."


발로 요리를 해도 맛있는 그 엄마들의 비장의 무기인 정성이라는 조미료까지 들어갔으니 당연 꿀맛입니다.

호기롭게 엄마에게 도전장을 내밀고는 따로 김밥을 꾸역 먹어댔던 요리 알못(!!)인지라 김밥은 사 먹는 거지, 싸 먹는 거 아니었는데,,


아껴둔 김밥 꽁다리를 오물거립니다. 어머님의 손맛이, 따스한 정이 입 안을 가득 채웁니다.

손수 만든 음식을 건넨다는 건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닙니다. 참치가 다한 줄 알았는데 건방진 생각이었습니다. 말없이 편들어 주셨던 분식집 이모님, 마음을 써 주신 단골손님께 늦은 인사를 드립니다.

감사히 잘 먹었습니다!!





THINK MERCER - 248 MERCER ST

공정무역을 실천하는 카페입니다. 풀어 말하면 제3세계 농민을 착취하지 않고 정당한 이윤을 분배하여 생산, 거래한 원두만을 사용합니다. 올바른 공정무역과 유기농 인증 커피를 구입하는 것이 think coffee가 할 수 있는 책임감 있는 구매라고 말합니다.

2005년 뉴욕에 문을 연 커피 전문점으로, 2011년 광화문 지역에 오픈한 1호점이 첫 번째 해외 매장입니다. 2010년 New York's Best Cup Of Coffee에 선정되었다네요.

- DEVOE BLEND -

(뉴욕 think coffee 카페에서 제공되는 시그니처 블랜딩으로 원두 구매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Components: Ethiopia, Nicaragua, Colombia

*Tasting Notes: Berry, Chocolate, Toasted Almonds, Rich & Well-balanced

*Roast Profile: Medium-dark


뉴욕 내 지점은 아래와 같습니다.

*THINK DEVOE(Roasterry, Bakery, Cafe) - 10 DEVOE ST (williamsburg) (7am - 6pm)

*THINK GRAMERCY - 280 3RD AVE (6:30am - 7pm mon - fri, 7:30am - 6pm sat, sun)

*HUDSON YARDS - 500 W 3TH ST (6:30am - 6pm mon - frl, 8am - 6pm sat - sun)

*FLATIRON - 568 6TH AVE (6:30am - 8pm mon - fri, 7am - 7pm sat - sun)

*THINK BLEECKER - 1 BRLEECKER ST (6:30am - 9pm mon - thurs, 6:30am - 10pm frl,

7am - 10pm sat, 7am - 9pm sun)

*THINK MERCER - 248 MERCER ST (7am - 7pm mon - frl, 8am - 7pm sat, sun)

- 무한도전 멤버들이 소이라떼를 주문하던 그 커피숍입니다. 첫 번째 해외 매장으로 서울이 낙점된 이유가 미디어 마케팅 덕은 아니었을까(?) 슬쩍 넘겨짚어 봅니다. 저 역시 뉴욕에 갔을 때 Think coffee를 방문했으니까요. 소이라떼 대신 카페라떼를 to go 해서 워싱턴 스퀘어에서 마셨던 기억이 있습니다.

NYU 대학가의 풍경을 엿보고 싶다면, 무한 도전 찐팬이라면,, 방문해 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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