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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르카 Oct 07. 2022

복잡한 그림 속 방치당하는 마녀

<마녀(魔女) Part2. The Other One>(2022)


제목 : 마녀(魔女) Part2. The Other One
장르 : 스릴러, 액션
국가 : 한국
개봉 : 2022.06.15
감독 : 박훈정
배급 :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


<마녀 Part2: The Other One>은 순수한 소녀 자현의 일상으로 시작해 반전을 꾀한 전편 <마녀>와 달리, 새로운 인물들이 대거 등장하여 초반부터 긴장감 있는 분위기를 형성한다. 영화는 각자의 목적을 가진 여러 인물/세력에 대한 정보와 동선을 설명하기 위해 짧은 씬들로 이루어져 각 인물의 사이드를 번갈아가며 조명한다. 흩어져서 움직이던 여러 인물들이 소녀를 찾아 한 곳에 모이는 순간, 조력자의 죽음을 희생양 삼아 기다려 왔던 소녀의 초인적인 능력이 발휘되며 학살이 시작된다.


좋았던 점   

여전히 강력한 ‘마녀’의 힘
파괴적인 위력으로 모든 것을 깨부수는 가녀린 소녀’야말로 전작 <마녀>를 관람한 관객들이 기대하는 장면일 것이다. 1대 마녀 자현(김다미)이 사이코스러운 웃음과 무자비한 학살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면, 2대 마녀인 소녀(신시아)는 잔악한 손속과 대비되는 무해한 외관과 인간적인 감정을 가진 들짐승 같은 캐릭터다. 절제된 무표정으로 악당들을 처참하게 응징하는 작은 마녀는 여전히 강력한 모습으로 짜릿함을 불러일으킨다.


다양한 세력들의 등장
전작과 달리 각자의 목적을 지닌 새로운 인물&세력들이 대거 등장했다. 영화는 이들 각자의 정보와 목적, 움직임을 설명하기 위해 씬들을 짧게 짧게 구성하여 이어 붙여 놓았다. 때문에 씬이 수시로 바뀌며 각 인물의 사이드가 번갈아가며 비치는데, 각자의 이해관계를 가지고 움직이는 이들의 조우, 갈등, 결탁, 대립은 결말부까지 긴장감을 놓지 않고 달리는 원동력이 된다.


아쉬운 점   

최종장을 위한 빌드업? 불필요한 장면으로 복잡해진 관계성
안 그래도 새로운 인물과 세력으로 가득한데, 여기에 더해진 ‘장’(이종석)이라는 인물의 존재는 복잡함을 더한다. 영화는 이 인물에 대한 설명을 위해 상당 시간을 할애하지만, 중반부터 그의 존재감은 사라지고 쿠키 영상에서야 다시 나타난다. 아마 시즌 3의 중요 인물로 등장할 듯한데, 이로 인해 정작 필요한 장면들은 빠지고 내용은 더 복잡해졌다. 장과 조현의 관계를 설명하기 위해 넣은 조현과 로컬 요원들의 전투 장면, 공동묘지 씬만 덜어냈어도 이 정도로 산만하지는 않았을 듯.


주인공에 대한 서사 결핍
전작 <마녀>에서는 주인공 자현의 일상을 과도하게 길게 보여줬다면, 속편은 오히려 주인공의 분량이 없어도 너무 없다. 이로 인해 인간에게 실험당해 왔으면서 경희 남매를 따르고 그들의 죽음에 분노하는 소녀의 감정선이 이해되지 않았고, 훨씬 입체적이고 매력적일 수 있었던 캐릭터가 오로지 막판의 파괴적인 액션만을 위해 기능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대사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무책임한 연출
중요한 상황이나 사건에 대한 설명이 이미지가 아닌 인물의 대사를 통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연출적인 한계가 드러난다. 무엇보다 극후반부에 모든 사건의 전말이 자현의 구구절절한 대사를 통해 밝혀진다는 점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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