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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르카 Jan 28. 2022

꾸며낸 모습에 자신을 갈아 넣고 있나요?

웹드라마 <그림자 미녀>(2021)

<그림자 미녀> 포스터

오늘날 인스타그램은 안 하는 사람을 찾기 힘든 젊은이들의 필수 SNS로 자리 잡았다. 네모나고 자그마한 세상 속에서 사람들은 일상을 공유하고, 자신이 선망하는 외모, 패션, 재능 등을 가진 사람을 팔로우한다. 많은 사람들로부터 선망받는 사람은 추종자들에게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셀럽이 된다. 하지만 과연 셀럽이 SNS 상에서 보여주는 모습이 그의 온전한 진짜 모습일까?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카카오TV 웹드라마 <그림자 미녀>는 학교에서는 못난이 왕따, 집에서는 인스타그램 여신인 한 여고생의 성장 드라마이다.


그녀의 이름은 구애진. 학교에서 애진은 '하늘' 무리에게 괴롭힘을 당한다. 연습생이라 아이들 사이에서 겉도는 '진성'만이 애진의 유일한 친구이지만, 그녀에게는 진성에게도 차마 말하지 못하는 비밀이 있다. 바로 77만 팔로워를 거느린 인스타그램 스타 '지니'가 자신이라는 사실! 많은 이들이 지니에게 열광하는 이유는 두꺼운 메이크업과 후보정으로 만들어낸 아름다운 외모. 수많은 팬들의 찬양은 애진이 자존감을 회복하는 유일한 안식처이다. 그러나 반장 '호인'에게 비밀을 들켜 버리고, 지니와 똑 닮은 외모를 가진 전학생 '미진'이 등장하며 지니를 중심으로 얽히고설킨 인물들의 갈등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주연 인물 애진, 하늘, 호인은 각자의 상처로 인해 자신의 본래 모습을 잃어버렸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자격지심으로 인한 사고로 언니를 잃고 뒤틀린 내면을 가지게  애진, 성심껏 내조했지만 늙고 병들자 버려진 엄마를 보며 외모에 집착하게  하늘, 화재로 가족을 잃은 트라우마로  자신을 감추고 살아온 호인. 가상의 스타 지니로 인해 얽힌 셋은 서로를 원망하고, 잘못을 일깨우며, 반성한 , 마침내 공동의 적에 대항해 연대하며 비로소 자기 자신의 모습을 되찾아 간다.


자신을 버린 채 가상의 인물 뒤에 숨어 살아온 그림자 미녀 애진. 마지막 화가 끝나갈 무렵 그녀는 완벽한 여신 '지니'가 아닌 본명 '구애진'이라는 이름으로 인스타그램을 시작한다. 지니를 찬양했던 수많은 팬들은 애진을 비난하며 떠나갈 것이고, 좋아요 수도 이전과 비교도 안 될 만큼 줄어들 것이다. 하지만 이제 애진에게 그런 것들은 아무래도 상관없다. 완벽하지 않더라도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SNS를 보면 나 빼고 다 행복해 보인다'라는 글을 본 적이 있다. 우리 대부분은 각자의 완벽한 면만을 SNS에 전시하고, 부족한 면은 감추려고 애쓴다. 그리고 이는 곧 자신을 타인과 비교하게 만들어 불행을 야기한다. <그림자 미녀>는 남들에게 보이는 모습을 꾸며내기 위해 스스로 불행해지려 하는 오늘날의 현대인들에게 묻는다. 당신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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